iPhone 11 Pro

2019/10/20 22:52

원래 아이폰X을 2년쯤 쓰고 이후에 나올 신형 아이폰으로 바꿀 생각이었지만, 올해의 아이폰도 XS에 이어 뭔가 옆그레이드같은 형태로 나와서 (기능도 기능인데 기존의 디자인과는 다른 어느정도의 신규 폼팩터를 기대하고 있었다) 고민없이 기변하려던 마스터플랜이 멋지게 실패했다.

올해 신형 아이폰에 추가될거라 기대되던 기능의 대부분이 내년으로 미뤄진지라 내년의 아이폰은 어떻게 나오든 큰 변화를 안은 폰이 될 것은 틀림 없어서 (※행복회로) 내년의 아이폰으로 바꿀 것은 거의 확실하지만…

그래도 이번 아이폰의 메인 셀링포인트인 향상된 카메라가 확실히 좋은 업그레이드같아보이긴 해서… 내년에 또 바꾼대도 그냥 1년간 좋은 카메라를 더 일찍 써보자 하는 생각으로 기변을 하게 되었다.

덤으로 이번엔 처음으로 애플스토어의 트레이드인을 이용해 본래 쓰던 아이폰X을 반납하고 차액만을 지불해 새 폰을 구입했다.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을 판매하면 중고로 직접 팔았을때의 시세에 비해서는 당연히 매우 낮은 가격으로 쳐주지만… 애초에 해외에서 구입한 아이폰이라 중고로 한국에서 팔려면 이래저래 법적으로 귀찮은 일이 되는지라 이런저런 귀찮음 비용 + 해외에 간 김에 국내 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는 찬스를 이용하기로 결정.

이번 아이폰의 많은 논란거리가 되었던 저 3렌즈 디자인. 개인적으로 봐도 정말 엄청 미려한 최선의 레이아웃인가? 하면 아닌것같지만 그렇다고 이것때문에 못 살정도로 엄청 못 봐줄 정도는 아닌것같다.

이전에는 디자인을 위해 기능을 포기한다는 평을 들어왔던 애플 제품이기도 했지만, 이번엔 기능을 위해 디자인을 포기한 케이스처럼 보여서 뭔가의 전환점이 되는것일까 싶기도 하고.

그건 그런데 이 디자인이 처음 발표됐을때도 렌더샷을 보고 느꼈지만 저 후면 카메라 부분의 유리 가공은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체형 유리에서 깎아냈다고 하는데 부드러운 커브로 연결되면서, 카메라 플레이트는 매끄러운 유리면서 그 외의 부분은 무광 재질인게 굉장히 오묘한 느낌을 준다. 일종의 착시현상같기도 한게, 실제로 봤을때도 우뚝 튀어나와있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도록 생겼다.

아이폰X, XS까지 매끄러운 유리로 덮여있던 후면이 이제는 미세하게 거칠은 표면인 frosted 글래스 처리가 되었는데 이게 손으로 만졌을때 부드러운 느낌이 대단히 좋다. 맥북의 표면을 만지는것과 거의 비슷한 느낌이다. 지문이 남지 않는건 덤으로 따라오는 장점이고…

신규 색상으로 나온 “미드나이트 그린”이 주목을 가장 많이 받았지만 실물로 봤을때 딱히 엄청 끌린다는 인상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번에는 스페이스 그레이가 후면 재질이 바뀌면서 옅은 회색이 되면서 썩 괜찮은 느낌이 되어서 이쪽으로 고르게 되었다.

실버색을 제외한 아이폰X/XS/11프로 라인업은 측면 스테인리스 스틸 위에 도색을 입히는 식의 공정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때문인지 아니면 이번 11프로부터 뭔가 달라진게 있는지, 손에 폰을 잡았을때 측면의 마찰이 살짝 늘어 그립감이 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덕분에 후면은 더 매끈해졌지만 전반적으로는 전보다 덜 미끌거리게 된.


아무튼 그래서 카메라가 좋아졌다. 다른 곳의 리뷰를 보면 XS에서의 개선점에 더해 사진 전반적인 다이내믹 레인지의 조절이 향상되었다는 평가던데 확실히 뭔가 HDR 과 관련해 많이 달라진것같은 느낌이 든다.

센서/렌즈가 좋아진것도 있고 처리능력이 좋아진 것도 있겠지만 광각렌즈가 추가된 것이 사실 제일 신선한 변화였다. 이런저런 곳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이런저런 화각으로 사진을 담을수 있게 된 것이 흥미롭다.

 

이건 52mm 망원렌즈의 인물사진(portrait)모드로 찍은건데… 피사체와 배경을 분리해 배경흐림을 먹이는게 인물사진에 대해서는 확실히 향상된것같기도 하면서 여전히 인물이 아닌 물체에 대해서는 진짜 카메라로 찍는 것에 비할바는 못되는구나 싶었다.

전반적으로 실내의 저조도 환경에서의 사진품질이 좋아진 것이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