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enosium, History of

2010/09/07 18:45

제노시움의 역사

…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하고, 그냥 3주년 기념으로, 제노시움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 성장했는지에 대해 좀 적어보고자 합니다. 왠지 좀 길어질 듯한 느낌이니, 스크롤 압박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Xenosium’의 시초

구시대의_유물.jpg

사실, 따지자면 ‘제노시움’이라는 이름의 웹페이지는 이 블로그가 생기기 이전, 2006년경부터 이미 웹상에 존재했습니다. 카자흐스탄에 있었을 때부터 내 홈페이지를 만든다고 열심히 삽질(…)을 해댔었는데, 무료 웹호스트와 도메인을 얻어서 단순 html 페이지 방식 홈페이지를 만든게 바로 ‘firewire’이라는 사이트였죠. 하지만 플랫폼이 없었기에 글을 새로 올리기 위해선 새 페이지를 계속 만들어서 일일이 링크를 수정해야하고 FTP로 올려야된다는 불편함 때문에 그다지 많이 업데이트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참동안 방치해 두다가 어느날 다시 불붙어서 갈아엎고 새로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최초의 ‘Xenosium’이었습니다.

이 쯤에서 다시 한 번 복습: ‘Xenosium’이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 아십니까?

Xenosium [zenouːsiəm] (제노시움)
n. 특이하고, 보통과 다르거나 이상한 곳
[XENOS- (xénos 그리스: 이방, 이국, 이상한 (adj.) ) + suffix -IUM (그리스 -ium; -ārium 와 같음;  (장소, 위치)]

…이런 뜻인데, ‘이상한 곳’이라는 느낌보다는 ‘특이한’, ‘독창적인’ <- 이런 의미로 생각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ㅋ

아무튼 내가 생각해도 정말 이름 잘 만들었다! 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첫 글을 올렸던 게 하필이면 ‘Mac vs PC’의 주제였습니다. 사실 이것도 나름 뒷이야기가 있는데, 학교에서 아주 제대로 된 맥빠 친구와 말다툼이 붙은 후 집에 와서 “하나 하나 다 완벽하게 반박해주겠어!!”하는 사명감에 불타 쓰게 되었다는..(웃음)

그런데 이 때의 제노시움 역시 단순 html방식이었기에,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지만 처음으로 블로그 형식의 웹사이트였다는 점과 어느정도 완성된 모습의 디자인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언급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본격) 제노시움의 시작… 스킨 변천사

그러고 2007년에 한국(이라 쓰고 인터넷 헤븐이라 읽습니다ㅋㅋ)으로 돌아온 후에 정말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가입해놨던 무료 웹호스트에 워드프레스를 깔고 또 새로운 ‘Xenosium’을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워드프레스는 php방식이었고 wysiwyg에디터에서 직접 수정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html/css 지식이 모자란 판에 스킨을 제작한다는 건 무리였습니다. 그러다가 찾은 것이 바로 태터툴즈!!

태터툴즈는 스킨이 단순히 하나의 통합된 html파일과 css파일로 이루어져서 초보자인 저로선 다른 스킨들을 보기 삼아 새로운 스킨을 만들어가기가 상대적으로 쉬웠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첫 스킨인 BlackNoir!

구시대의_유물-2.jpg

여기서 하나 특이한 사실은, 첫 스킨 제작과 첫 블로그 포스팅을 모두 병원에서 입원해 있을때 했다는 것. 두번째 포스팅 밑에 보면 자랑인듯이(…) 써놓았죠. 넵(…)

사실 옆의 스크린샷은 현재 남아있는 skin.html파일을 열어 캡쳐한 것입니다. 아… 솔직히 이제와서 보니 좀 부끄럽네요.ㅋ 이 글에 나온 이미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참 여러번 스킨을 수정했는데, 위 사진은 완전히 새로운 스킨으로 가기 전 최종으로 수정한 버전이 되겠습니다. 한편으론 좀 아쉽기도 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스크린샷좀 자주 찍어두는건데 말이죠. ㅎ_ㅎ

이 때는 방문자 수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제 블로그 들어와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보신 적이 없으리라고 생각되네요. 그리 오래 가지도 못했습니다. 불과 2달만에 새로운 스킨을 만들기 시작했으니 말이죠. 그 새로운 스킨이 바로 몇몇분들은 그나마 익숙하실듯한 Bluum 시리즈입니다.

v3.0
v3.5
v3.6
v3.8
v4.0
v4.2
v4.5
v4.7

버전이 아주 쑥쑥 올라갑니다-_-;; 이 포스팅에는 이상하게도 v1.0이라고 되어있는데, 위 스크린샷 상 4.0부터 공개했다고 보면 될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또 수차례 수정을 거쳐서 최종 버전이 4.8이 되었고, 그것을 기반으로 후에 여러 플랫폼에 맞춰진 공개판의 Blumm:fx 스킨 시리즈가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물론 2009년 4월 17일에 imaginCANVAS라는 스킨으로 ‘Season 2’를 시작, 현재의 모습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

전체적인 방향, 분위기의 변화?

사실 이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저는 애니와 오타쿠 문화에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얘기했던 것 같지만, 처음에 시작할 때는 그냥 내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나 컴퓨터/기기 관련 포스팅으로 ‘tech geek'(기기오덕이라고나 할까요;;)스러운 블로그를 만들려고 했었죠. 그런데 여차저차해서 애니에 점점 빠져들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블로그도 이쪽 계열 포스팅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제 블로그의 ‘오타쿠’ 카테고리로 분류된 첫 글은 바로 ‘이 글‘이었습니다. 제목도 무려 “Seto no Hanayome is frickin funny”..직역하자면 “세토의 진부 완전 재밌다”(…..) 음, 아직까지도 ‘지금 난 포스팅을 아주 잘 쓴다’라고 자부하진 못하겠지만 확실히 그땐 블로그 포스팅을 재치있게 쓰는 능력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다만 그때 정말 세토의 신부를 재밌게 보고 뭔가 블로그에 감상을 남기고 싶었기에 적은 것이 그런 글이 되어버렸던 것 같네요. 아, 근데 세토의신부 지금 다시봐도 진짜 재밌습니다. 개그류로는 개인적인 강추 작품 넘버원. 못 보신 분은 꼭 보세요! 😀

뭐 아무튼, 그렇게 점점 많은 작품들을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포스팅도 늘어났죠. 처음으로 제대로 된(것같아보이는) 애니 리뷰를 올려보기도 하고, 엉터리 일어실력으로 무려 만화 번역에도 손을 대고(…) 그리고 어느새 완결난 것을 몰아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표를 만들어 방영하는 작품들을 보는 단계까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10년 9월 현재 블로그에서 가장 많은 글을 보유한 카테고리는 당연하게도 오타쿠 카테고리. 54개 글로 1위이고 그 다음이 Life 카테고리입니다 (41개 글). 아하..하하핫(….)

블로그와 함께…

만약 3년전 블로그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다를까…하는 생각을 가끔 해보곤 합니다. 비록 가벼운 마음으로 운영해오긴 했지만 그동안 블로그가 저에게 미친 영향은 실로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인것 같습니다. 우선 블로깅하느라 잃은 시간은 말할것도 없고(…) 실제 글 쓰는 테크닉이나 블로그 운영 방법, 짤방의 효과적인 사용 방법 오오오(…..) 스킨 디자인도 비록 CSS고 HTML이고 제대로 배운적 없었지만 그 때 달려들어서 부딫혀봤기 때문에 지금의 실력이 나올 수 있었던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애니와 오타쿠 문화에 빠져들게 된것도, 블로그를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오덕블로거(…)님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무래도 덜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서로 댓글로 호응해주고 서로의 존중을 취향해주고(ㅋㅋㅋ) 하면서 오덕 라이프를 즐기는 것이 혼자 하는것보단 더 즐거운 것이라는 건 틀림 없는것 같습니다.

또한 단순히 내가 관심 있어서, 나 좋다고 쓴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거나 퍼감을 당하거나(?) 감사하다는 댓글을 받을때의 그 작은 행복감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고요. 블로거는 역시 댓글 먹고 사는 사람이라는 말이 옳은 말 같네요. 자신이 써놓은 글에 댓글 많이 달리는 것보다 행복한 건 없으니까요.

그런고로, 전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햄볶습니다 ㅎㅎㅎ 😀

* * *

에.. 글이 뭔가 또 분명 블로그 ‘역사’라는 취지에서 시작된것 같은데 끝이 이상해졌네요. 역시 글은 필받았을때 확 해치워버려야되는건데, 예전에 써놨던 글 계속해서 쓰려고 하니 잘 안 써지네요. 끄응, 게다가 다른 포스팅 하고싶은게 많은데 이게 떡하니 비공개로 되어있으니 새거 쓸수도 없고;;;(완벽주의 근성. 퍽)

아무튼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대강 잘 이해해주시길 바라며.

항상 하는 말이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패로도↗ 개속↘

아래는 별 의미없는 짤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