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네타없음]

2010/11/14 02:05

네 드디어 기대하고 있던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을 오늘(토요일) 영화관에서 봤습니다. 여동생을 꼬셔서 같이 조조로 봤는데, 극장에서 보는 (일본)애니메이션으로는 에반게리온:파, 썸머워즈에 이어 3번째 되겠네요.

제가 사는 일산의 CGV는 불행하게도 개봉 스케줄이 없기에, 어쩔수 없이 라페스타 롯데시네마서 예매를 하고 보러 갔네요. 그래도 여기서라도 상영해주는게 어디야.. 전에 동쪽의 에덴 극장판 개봉했을때 일산CGV에서도 언젠간 상영해주겠지 하고 기다리다가 상영 끝나서 놓쳐버린 기억이 있어서 말이죠, 이번엔 잽싸게 시간 맞춰서 보러 갔습니다.

간단히 평을 말하자면… 정말 오래간만의 Masterpiece(명작).

………….이게 아니라;;

극장판답게 작붕 없는 깔끔한 작화는 물론,
신카이 마코토 작품에서나 볼 줄 알았던 화려한 빛 연출배경 아트,
끝까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에다가,
작품 분위기에 너무나도 딱 맞는 음악!

확실히 보면서 163분이라는 러닝 타임이 길게 느껴지긴 했지만, 이렇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 빨리 끝나지 않고 오랫동안 볼 수 있었다는건 정말 행복이라고 밖에 말할수가 없네요.

사실 제가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에 별로 그리 큰 관심은 없었던 지라 (애니 1,2기는 물론 다 봤지만 말이죠) 시리즈에 대한 별로 깊은 배경 지식 없이 영화를 보면 다 이해가 되려나 좀 걱정이 되었었는데, 제가 알고있던 것만으로도 충분했네요. 오히려 TV에서 봤던 각 에피소드들에 대한 내용이 영화에서 짧게 언급될 때 기억이 나서 반가울 정도. 게다가 영화 내 자체에서 일어나는 일은, 163분 내내 거의 끊이지 않는 존 스미스씨 쿈군의 독백 덕분에 이해 안 하려해도 이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음악! 워낙 작품 전체적인 분위기가 조용하고 잠잠한지라 장면마다 음악이 특히나 돋보이게 되었는데, 아 정말 들으면서 “하루히 음악이 원래 이렇게 좋았었나?”생각이 들 정도로 좋더군요. 군데군데 흘러나오는 피아노 곡과, 박진감 넘치는 오케스트라 연주곡.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더군요.

여담으로 한가지. 위키피디어 페이지에도 스태프 리스트에선 아무리 봐도 찾을 수 없는거 같은데, 이번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영화 음악을 연주한 오케스트라 악단은 바로 “Eminence Symphony Orchestra”라고 합니다. 영화 시청하기 몇주전에 어찌하다 알게 되었는데 홈페이지에 소실의 음악을 연주했다고 사운드트랙 발매 관련 정보가 떠있던 걸 본 적이 있어서 기억했었습니다. 이것도 참 많은 악단중 여길 고른게 참 잘 한것 같네요. 주로 일본쪽 게임/애니 작품의 오케스트라 음악을 연주한 경력이 많은 듯 한데, Youtube 페이지에 보시면 각종 유명한 게임 음악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연주하는 영상이 있는데…예를들어 이거라든가, 정말 감동입니다. 시간 있으시면 꼭 한번 들어보세요.

자, 다시 본 주제로 돌아와서…
음, 보면서 느낀건데 사실 제목이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이지, 왠지 실제 출현 비중은 쿈>>>>나가토>>>이외 인듯 하더군요. 랄까, 부끄럼 잘 타는 나가토는 이거 정말 위험하지 말입니다?!

좀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애니는 애니인지라 이런 류의 극장판이 국내에 개봉하면 역시 보러오는 관중들에 대해서도 신경 안 쓸수가 없죠. 주변에 숨어있다가 나오는 동지를 찾아서 오오 대강 개봉일에 인터넷에 올라온 이야기들을 보니 개념없는 극장매너를 가진 관람객들 때문에 불평하시는 분들이 꽤나 계신것 같던데… 제가 봤던 곳은 (적어도 상영 도중에는) 괜찮았던 것 같네요. 역시 웃긴 장면에서 여러 관객이 함께 소리내 웃으면서 볼 수 있다는건 즐거운 일입니다.. 보통 애니는 혼자만 보게되니 이런 것도 참 반갑지요. 사실 9시 40분 시작이었는데 좀 시간계산을 잘못해서(핑계따위..) 조금 늦게 들어가서 관람객들을 슥 훓어볼 시간이 없었습니다만(…) 크레딧 올라가면서 불이 켜지고 보니 의외로 일반인(?) 많더군요? 사실은 주말에 조조이니 청소년들이 많이 오겠지 생각했는데 의외로 어른 비율이 더 많았던 것 같았습니다. 아 그리고 상영관 좌석이 꽉 차게 봤다는것도 솔직히 조금 놀람… 근데 막상 보고 나니까, 단순히 “SF영화“로서 일반인들에게 추천하기도 손색이 없을것 같더군요.

크레딧 나오기 시작하니까 불켜주고 사람들 나가기 시작하는건 뭐 내가 뭐라 할 수 있는게 아니니 그렇다 치고 (그래도 반 이상은 남아있더군요.) 크레딧 다 올라가고 엔딩 후 영상 화면이 뜨는 순간 탄성이(……) 이것이 오덕파워인가효 ㅇㅅㅇ

* * *

에… 뭐 아무튼, 뭔가 블로그에 글로 감상을 남기지 않고 지나치는건 너무 아까울 것 같아서 늦은 시간에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누구는 3번 4번도 본다는데(…) 나중에 한번은 혼자 조용히 가서 다시 보는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네요.

아직 못 보신 분들께는 반드시 보시라고 꼭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확실하게는 얼마나 흥행하는지를 봐야 알겠지만, 웬만한 일본 애니메이션이 국내 들어오면 상영기간이 그리 길지가 않습니다. 나중에 DVD/BD나오면 본다느니, 그런소리 하지 마시고 극장에서 볼 기회가 있을때 놓치지 마시고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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