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 Tokyo] #3 – 이번 여행때 먹은 것들

2015/11/29 22:20

오우로지(王ろじ)

11/22(일) 저녁. 오우로지(王ろじ). 신주쿠

타베로그 평점 ★3.52 [링크]

괜찮은 돈카츠/카츠돈을 먹고싶어서 찾아봤다가 평점이 높으면서 위치가 신주쿠라 중간 일정에 끼워넣기 좋을것같아서 리스트에 넣어두었던 곳이다. 일요일 낮에 디지몬을 보고 나서 저녁에 코코사케 보기 전에 그 사이 타이밍에 먹을까 하고 식당을 가봤는데, 다음 영화 시작까지 40분정도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입장대기시간+조리 대기 시간+먹는 시간+영화관까지 이동=도저히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던 사이에 식당에 들어가게 되어서 일단 에라 모르겠다가 되어버렸다.

초조하게 20여분을 기다려서 이윽고 음식이 나왔다.

시간 없어도 사진은 찍는다 대표 메뉴인 톤돈(とん丼). 카레 위에 여기의 특수한 방식의 돈카츠를 썰어서 얹은 돈부리다. 비주얼이 독특하다.

친구는 그냥 일반 톤카츠세트를 시켰다. 두명이서 여행하면 한 번에 최소 두가지 메뉴는 맛볼수 있으니 이런게 좋은것 같다. 그리고 둘다 같은 메뉴를 시키고 마는데

맛있었다. 마치 김밥과 같이 둥그렇게 썰린 두툼한 고기에 바싹하게 튀겨진 튀김옷이 잘 어울린다. 톤지루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타베로그 리뷰에서 본 적이 있던것 같아서 톤카츠 세트에 하나 추가해서 같이 먹었는데 구수한게 맛있었다.

좋긴 좋았는데 사실 이 이상 뭔가 감상을 적을수 없는것이 위의 메뉴를 고작 5분만에 다 먹어치우고 영화관에 전속력으로 달려갔기 때문이라고는 차마 못 말할 것 같다. 다음에 신주쿠에 가면 좀 더 여유롭게 재도전을…

Soup Stock Tokyo

11/23(월) 저녁. Soup Stock Tokyo 오모테산도점 (Echika表参道店)

오사카에 갔을 때인가 역을 연결하는 지하 상가를 지나다니다가 몇번 보기는 했는데 밖에서 들여다볼때도 뭔가 깔끔한 느낌의 인테리어면서 ‘수프’를 테마로 한 식당이라는 점이 눈에 띄긴 했었는데 실제로 가본 적은 없었다.

오 모테산도 애플스토어에 들린 김에 친구랑 주변에 뭐 먹을데가 없다 찾아보다가 영 마땅한데가 없어서 그냥 어디 다른데 또 가서 먹고 아키바로 돌아가느라 교통비 두번 쓸 바에야 그냥 아키바 가서 뭐 먹자-라고 결정이 나서 오모테산도 지하철역에 내려가자마자 뭔가 맛있는 냄새가..? 해서 봤더니 바로 옆에 역내에 수프스탁 지점이 있어서 들어가보게 되었다.

다양한 종류의 수프가 고를수 있게 되어있고 메뉴 구성은 단품 수프를 시키거나 세트를 시킬 수 있게 되어있다. 레귤러 싱글컵 세트를 시키면 밥 한그릇(or 빵)과 수프 한그릇. 더블 컵 세트는 국을 두종류 고를 수 있다. 세트를 시키면 밥의 양을 추가금액 없이 오오모리로 주문할수 있던것같은데 더블컵 세트만 해당되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반고흐 양파수프(ゴッホの玉葱のスープ)’와 ‘3종 뿌리채소 미네스트로네(3種根菜のミネストローネ)’에 주스 하나를 추가해 시켰다. 밥양은 많게.

친구는 종류가 안 겹치게 오마르 새우 비스크(オマール海老のビスク)와 도쿄 보르시치(東京ボルシチ)를 시켜서 한 숟갈씩 나눠먹기로 했다.

맛 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다양한 문화권 고유의 수프를 모아서 한곳에서 골라 먹을수 있다는점도 좋았는데 나름의 튜닝을 해서 아시아계 음식에 길들여진 혀라도 너무 위화감이 크지 않게 밸런스를 잘 맞췄다는 느낌이다. 보르시치도 원래 네이티브의 맛은 시큼한게 훨씬 강렬한데 여기의 ‘도쿄 보르시치’는 전혀 부담되지 않고서 보르시치 특유의 느낌도 나는 꽤나 좋은 맛이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베스트로는 저 양파수프가 너무 맛있었다.

수프라는걸 생각하면 서양식인데 밥이 같이 나온다는 점에서 동양식 식사에도 맞고,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개인 기호에 맞게 양 조절이 가능한 메뉴 구성 등이 젊은이들이나 직장인들이 든든한 한끼 식사로 종종 들리기에 손색이 없는 것 같다. 애초에 ‘수프’ 전문점이라는것부터가 참신하기도 하고… 다음에 한번 더 와보고싶은 식당이다. 체인이니까 다른 지역에도 있겠지.

데니스(Denny’s)

11/24(화) 아침. 아키하바라.

아키바역 중앙출구 앞에 있는 그 지점이다. 간단..하지만은 않은 아침식사를 먹으러 갔다. 덕분에 이번엔 규동을 한번밖에 못 먹은..

개인적으로 꽤나 좋아하는 프렌치토스트. 빵에 계란이 말랑말랑한게 정말 맛있었다.

오레노멘 하루미치(俺の麺 春道)

11/24(화) 점심. 신주쿠.
타베로그 평점 ★3.56 [링크]

신주쿠에 있는 츠케멘 전문 라멘집. 유명 라멘집 답게(?) 매우 좁은 공간에 바석 10석만이 있는 작은 식당이지만 맛의 임팩트는 강렬했다. 주문은 자판기로 선결제를 해야한다

라멘은 많이 먹어봤지만 사실 츠케멘은 이번에 먹는게 고작 두번째였다. 하지만 처음으로 먹은게 한국의 모 식당에서 먹었던거라 사실 그건 처음먹는 내가 봐도 뭔가 아닌것 같았다.

사진으로만 봐도 엄청나게 농후하고 걸쭉한 것이 보인다. 실제로도 엄청나게 짭짤했다. 물론 츠케멘은 저 국물을 그대로 퍼먹는건 아니니까 저정도로 나오는거지만…

1050엔짜리 가장 비싼 특제새우츠케멘(特製えびつけ麺)이었던지라 면의 양이 정말 미친듯이 많이 나왔다. 정말 그릇 하나를 면이 가득채우고 그 위에 저 두툼한 챠슈가 두겹… 결국 면은 다 못 먹고 남기고 나왔다

국물을 살짝 묽게 할 수 있는 육수?를 이용할수 있게 되어있다. 이걸 조금 부으니 국물이 그래도 좀 더 먹을만해진다.

고기도 쫄깃하고 맛있고 계란도 정말 잘 되었다. 신주쿠의 좋은 라멘집을 하나 찾은 기분이어서 만족스러웠다.

네무로 하나마루 (根室花まる)

11/24(화) 저녁. KITTE마루노우치점 (도쿄역)
타베로그 평점 ★3.58 [링크]

9월에 왔던 곳인데 못 와본 친구를 데리고 또 왔다. 이번엔 대기가 그리 많지 않..아서 빨리 들어가나 싶었는데 기다리는 일행 분이 사정상 늦게 오셔서 사실 총 대기 시간은 별 차이 없었던것같다(40분)

이번엔 좀 평소에 잘 안먹어본 새로운 종류의 생선을 많이 먹어보려고 했으나..

스시알못이라서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참치가 진리라는건 깨우쳤다

마무리는 에비텐소바.

스시집 다녀보신 경력이 좀 되시는 지인분이 같이 가셨는데 9월에 처음 왔을때는 혀를 내두르며 칭찬일색이었던 이 식당을 과연 어떻게 평가하실까 하고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그리 높은 점수는 못 나왔다. 역시 혀도 먹어본만큼 아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오오토야(大戸屋)

11/25(수) 저녁. 오카치마치 미나미구치점(御徒町南口店)

일본 정식류를 좋아한다는 말에 친구가 적극 추천해준 체인점. 오오토야가 일본 정식집 체인중 가장 대중적인곳이라고는 하는데 정작 가본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키바에서 제일 가까운 데가 오카치마치에 있는 지점이었는데 교통비를 아끼려고 비가 오는데 아키바에서부터 걸어서 갔다. 걸어서 가려니 꽤 멀었다…

메뉴를 이리저리 보다가 주문한건 “생강간장절임 숯불 우설(쇠고기 혀) 정식 (生姜醤油漬け炭火焼き牛たん定食)”. 이름 길기도 하다.. 아마 일본 와서 처음으로 메뉴 이름 전체를 해석하기를 포기하고 손가락으로 ‘코레 쿠다사이’ 한 메뉴가 아닐지

숯불구이 특유의 냄새와 우설의 쫄깃한 식감이 꽤 괜찮았다.

친구는 생선 메뉴를 시켰고, 같이 먹을 사이드디시로 닭고기 쿠로즈안(흑초팥고물)미니사이즈 (ミニ鶏の黒酢あん)를 시켰다. 탕수육같기도 하게 새콤달콤한데 야채와 닭고기가 버무려진게 굉장히 맛있었다

뭔가 메인으로 그냥 이 정식을 시켰을걸 싶기도.. 나중에 찾아보니 이게 제일 인기 있는 메뉴라는것 같다. 그러니까 이렇게 사이드로 추가주문할수 있게 메뉴가 있었던것같기도 하고

식당의 분위기가 너무 정통 일본 대중식당(?)의 느낌이었던지라 외국인 둘이서 들어가서 먹기 뭐랄까 체감상 다른곳보다도 굉장히 허들이 높은 곳이었다. 마츠야나 요시노야가 5렙이면 여긴 7렙정도…

당연하지만 현금밖에 안 받아서 다 먹고 계산하고 나갈때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 모자랄까봐 미리 현금 추가로 인출해두길 잘했다

큐슈 쟝가라(九州じゃんがら)

11/26(목) 저녁. 큐슈 쟝가라 아키하바라 본점

회사에서 협력관계인 모 일본 회사의 모 분이 추천해주신 아키하바라의 라멘집. 마지막 날에 공항 가기 전에 들러서 마지막 끼니를 먹고 갔다.

검색하려고 웹사이트를 찾아보니 올해가 벌써 본점이 창업 31주년 되는 곳이라고 한다. 연륜의 증거인지 점내 인테리어..라기도 뭐한 분위기는 다소 굉장히 정감있는 흔한 라멘집의 모습을 하고 있다 (전혀 설명이 안 된다)

조리공간을 둘러싸 바 석 위주로 되어있고 벽면에 붙은 아주 작은 테이블..이라기도 뭐한 상이 붙어있다. 자판기 주문방식이 아니고 점원이 직접 주문을 받는다. 계산도 후불.

전날에 추가로 뽑은 현금마저도 다 써버려서 하마터면 못 먹고 공항 그냥 가야될 뻔하기도 했는데 다행히 지갑에 남은 1천엔 지폐가 한장 있어서 그것과 남은 동전들을 다 끌어모아 1600엔정도를 만들어서 둘이서 그 금액 내 메뉴를 시켜서 먹었다.

주문한건 기본 메뉴인 쟝가라멘에 아지타마고 추가. 반숙으로 했다.

반숙계란은 정말이지 최고다. 국물도 짭잘하게 맛있었다. 앞서 먹은 츠케멘도 인상적이었지만 역시 라멘은 그냥 평범하게 톤코츠 국물과 같이먹는게 좋은것같다.

아키바에 워낙 라멘집이 많아서 일단 다 한번씩 가보는데만도 시간이 많이 걸릴것같지만 나름 인상이 괜찮은 라멘집으로 기억에 남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