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Apple Pay없이 일본판 Apple Watch에 Suica 등록하기, 그리고 eAMUSEMENT 카드 대용으로 사용하는 방법

2016/10/26 02:26

2016년 10월 25일 오전에 드디어 예고되었던 대로, 일본에 Apple Pay가 정식으로 런칭을 했습니다. iOS 10.1과 watchOS 3.1버전 업데이트가 공개되면서 일본 지역의 Apple Pay 기능이 해금이 되었고, 일본판 iPhone 7과 Apple Watch Series 2에서 Wallet에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신용카드 및 Suica (일본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교통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Suica의 경우 iPhone 7의 발표때부터 홍보되어왔던 부분인데요, 제가 애플워치 시리즈2를 일본에서 구입하게 된 이유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일반 Apple Pay 지원 신용카드는 아이폰6/6s/SE/7 에서 모두 추가 및 사용 가능하게 되었지만, Suica 교통카드 기능과 오프라인 점포에서 기기 터치로 결제하는 것은 iPhone 7과 Apple Watch S2만의 기능입니다. Suica는 일본 내에서 널리 사용되는 NFC규격인 FeliCa 방식을 쓰는지라, 해당 규격을 지원하는 새 NFC 하드웨어가 탑재된 iPhone 7과 Apple Watch S2이외의 구형 디바이스에서는 지원이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최신 일본판 iPhone 7을 사용한다면 iOS 내장 월렛 앱을 통해 기존에 보유한 물리(플라스틱) 카드를 폰에 대어 인식해 폰으로 전송하거나, 애플워치로 전송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두 기기에서 동시에 사용은 불가하고, 한 기기로만 전송 가능하며, 전송후에 기존 물리 카드는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만약 Apple Watch S2는 보유하지만 아이폰은 7이 아니라면, 구형 아이폰의 하드웨어가 Suica 카드를 인식할 길이 없으므로, Suica 앱을 통해서 소프트웨어상 새로운 카드를 발행한 후 워치로 옮겨 사용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저의 경우 아이폰은 6s를 사용중이고 (비 일본판), 애플워치 시리즈2를 일본에서 구입했기 때문에 후자의 방법으로 Suica를 시계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본에 거주하지 않는 관계로 일본에서 발급한 신용카드가 없고, 애플페이에 쓸 수 있는 카드가 없기 때문에 충전이 불가한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다행히 국내에서도 금액을 충전해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본 글에서는 이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Suica 앱을 이용해 아이폰/애플워치에 Suica 카드 등록하기

먼저 아이폰에서 Suica 카드를 생성해줄 앱을 설치해야합니다. 일본 앱스토어에서 Suica로 검색하면 저 앱이 나옵니다. 비슷한 이름의 다른 기존 앱이 있으니 스크린샷을 확인 후 설치하시면 됩니다.

(※제 폰은 이미 등록을 한 상태라 초기 상태의 스크린샷을 찍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타 블로그 글에 게시된 이미지를 빌려 설명합니다. 스크린샷 출처: [링크])

Suica 앱을 최초 실행시에는 카드가 없다고 나옵니다. 상단 우측이나 하단 우측의 (+) 버튼을 눌러 신규 발행을 해야합니다. Suica 발행을 누르면 몇가지 옵션이 뜨는데, 여기서 두번째 옵션인 “My Suica(기명식)”을 선택합니다.

(스크린샷 출처: [링크])

그러면 환영 메시지와 함께 Mobile Suica 회원 등록을 하라는 화면이 뜹니다. 회원 등록을 누르면 가입 폼이 나오는데, 로그인에 사용할 이메일, 비밀번호, 성명(한자/카타카나)과 생년월일, 그리고 일본내 우편번호와 전화번호를 입력해야합니다. 본인확인같은 절차는 없으므로 우편번호와 전화번호는 유효한 번호라면 아무거나 그냥 적당히 적어도 됩니다.

(스크린샷 출처: [링크])

회원 등록이 완료되면 카드 발행시 넣을 금액 충전을 해야하는데, 여기서 결제 방법으로 일반 신용카드나 애플 페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월렛에 등록된 애플페이 카드가 있다면 이쪽으로 충전해도 되고, 대부분의 한국 사용자분은 그렇지 못 할 것이므로 왼쪽의 신용카드 옵션을 선택합니다.

하면 웹뷰로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폼이 뜨는데, 여기서는 다행히도 주소 체킹을 안 하는지, 한국에서 발행된 JCB카드로도 정상 처리가 되었습니다. Mobile Suica 서비스에서 지원하는 타 브랜드 카드도 아마 사용 가능할 것으로 추측하지만 제가 직접 테스트해보진 않은 관계로 장담은 못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일본에서 발급된 카드 없이 애플페이를 사용할 필요 없이, 한국에서 발급한 신용카드를 이용해 스이카 카드를 생성하고 충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결제가 완료된 다음에는 이제 카드를 어느 기기에서 쓸 것인지 물어보는데, 아이폰7이 없고 애플워치 시리즈2만 있는 경우에는 자동으로 유일하게 사용가능한 디바이스인 워치로 전송이 됩니다.

…자 그럼 이제 이렇게 힘겹게 등록한 스이카 카드를 도대체 한국에서 어떻게 쓸 것인가? 물론 일본 여행을 갔을때 사용할수도 있겠지만, 맨날 일본 가는것은 아니니까요. 의외로 가까이, 국내에서 꽤 유용하게 스이카 카드를 쓸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오락실!

애플워치에 등록된 Suica 카드를 e-AMUSEMENT Pass로 사용하는 방법

KONAMI사의 오락실 게임에 플레이어 카드로 사용되는 e-AMUSEMENT Pass (약칭 이어뮤)는 Suica계열의 카드와 같은 FeliCa 규격을 사용하기 때문에, Suica카드가 이어뮤 시스템과 호환이 됩니다. 게임 기기의 카드 리더기에 카드를 터치하면 해당 카드의 고유 번호를 인식해 플레이어 데이터와 매칭해 인증을 하는 방식이라, Suica 카드를 인식시에도 비슷하게 16자리 이어뮤 카드 번호가 생성이 되어 일반 이어뮤 카드와 같이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애플워치(또는 아이폰7)에 스이카를 등록한 상태라면, 그냥 카드를 찍듯이 디바이스를 게임기의 리더기에 갖다 대면 인식이 됩니다. 다만 기존의 데이터가 없는 ‘빈 카드’이기 때문에, 기존에 이미 사용하던 이어뮤 카드가 있다면 데이터 이전을 해야합니다. (신규 플레이어라면 그냥 빈 카드에 새로 데이터를 만들어 플레이하면 됩니다)

데이터 이전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카드 번호를 알아야하는데, 카드번호가 적힌 물리적 카드를 갖고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 번호를 알수 있는 방법은 일단 게임기에 터치해보는 수밖엔 없습니다. 터치식 이어뮤 리더기가 탑재된 아무 코나미 게임에 애플워치를 터치해봅니다.

(리플렉이 때마침 놀고 있었기 때문에 예시를 위해 찍어보았습니다.) 빈 카드를 새로 구입 후 찍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신규등록 안내 화면이 뜹니다. 여기서 아래 ‘데이터 이전 안내’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나 텍스트는 게임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내용은 같습니다)

이렇게 방금 찍은 카드의 16자리 번호를 표시해줍니다. 이걸 사진찍어 기억해둡시다.

이 다음에는 eAMUSEMENT 웹사이트를 접속해 로그인을 하고 eAMUSEMENT PASS메뉴로 들어갑니다.

기존의 카드에 연결되어있던 데이터를 다른 새로운 빈 카드로 옮겨야하므로, ‘e-AMUSEMENT PASS데이터 인계’를 클릭합니다.

아래 칸에 좀전에 기억해둔 새 카드의 번호를 입력하면, 인계하게 되는 게임 기종의 데이터 (기존 카드에 저장되어있던 모든 게임 데이터)가 표시된후, 확인을 누르면 새 카드로 기존 데이터 이전이 최종 완료됩니다.

이제 게임 데이터가 애플워치 안에 저장된 스이카로 옮겨진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애플워치에 저장된 스이카를 게임에 인식했을때, 해당 카드번호를 조회해 연결된 유저의 데이터를 불러오는 것)

제가 직접 한번 테스트해 보았습니다:

이얏호 잘 된다 신난다!!

과연 국내서 일본판 애플워치 사와서 이렇게 쓰려는 사람이 저 말고 또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만약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시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