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eJapan 2017 관람 후기 – 1. 준비/입장/줄 서기 등 경험담 및 팁

2017/04/22 18:59

3월 25일 – 26일 이틀간 개최된 AnimeJapan 2017에 다녀왔다. 10일간 여행을 다녀오게 된 두가지 이유중 두번째. 사실 원래는 이게 주 목적으로 여행을 잡았던건데 라이브도 가게 되는 바람에 출국일을 앞으로 땡겨서 긴 여행이 된 것. 매 해 개최한지 벌써 몇 년째 되는 연례행사지만, 직접 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

코미케가 지상 최대의 오타쿠 축제라고 하면, AnimeJapan은 그의 하위호환이라는 느낌? 4일간 개최되는 첫 이틀간은 B2B 타겟의 비지니스 에리어가 먼저 열리고, 이후 이틀간이 컨슈머를 대상으로 하는 메인 에리어가 오픈되는데.. 일반인인 우리에게 해당되는 날은 당연히 후자다.

개최 장소는 코미케와 동일한 오다이바의 도쿄빅사이트. 따라서 규모라고 하면 비슷한 느낌이지만 관람객수로 따지면 AJ가 훨씬 딸린다 (코미케는 평균 50만명 이상, AJ는 올해 14만 동원). 뭐 근데 애초에 행사의 성격도 다른지라. 코미케는 기본적으로는 동인행사로 (크리에이터의)일반인이 일반인에게 판매하는것이 주 목적이라고 하면 (물론 이쪽도 기업부스는 있다) AnimeJapan은 기업부스가 주로, 주로 신작의 정보를 발표/전달하든가 홍보하는 것이 주 볼거리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참가자로서 행사에서 얻을수 있는 노릴만한 것이라면 물론 한정 판매 상품도 있지만, 코미케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특별 무대 이벤트라든가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있어서 좋아하는 업계 퍼스널리티 (성우라든가.. 성우라든가.. 성우라든가)를 직접 볼수 있는 기회라든가, 그런 차별점이 있다.

티켓을 구하는 방법

티켓은 선행으로 구입하면 1800엔, 당일권은 2200엔이다. 티켓을 구하는 방법은, 그냥 다른 이벤트와 비슷하게 인터넷으로 구입하거나 제휴한 오프라인 샵 등지에서 사고 현지 편의점을 통해 수령하는 방식이지만, 듣는 바로는 올해부터 최초로 외국인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루트를 공식으로 열어주었다고 한다. DMM-E를 이용하는 방법인데, 이쪽에서 티켓을 구입하면 계정에 티켓정보가 보내지고, 스마트폰 앱에서 티켓을 열어 그대로 보여주고 입장할수 있는 방식이다. AJ 공식 웹사이트도 DMM쪽도 모두 웹사이트가 영어로 제대로 제공되기때문에 외국인 대상으로 설명같은걸 잘 해놓고 있어서 절차를 이해하고 가입/구입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당일권에 비해 선행 구입 티켓이 주는 이득은 가격적 메리트뿐만이 아니다. 미리 티켓을 구입하면 스테이지 이벤트를 볼 수 있는 스테이지 뷰잉 티켓의 추첨을 넣을 수 있는 코드를 준다. 개최기간동안 RED, GREEN, BLUE 그리고 오픈스테이지 4개의 무대에서 다양한 스테이지 이벤트가 진행되는데 신작 발표회나 토크쇼 등등이 있다. RED/GREEN/BLUE 스테이지는 수용인원이 한정되어있고 벽으로 막혀있어서 바깥에서는 볼수 없다. 즉 정말 티켓이 있어서 스테이지 에리어에 들어간 사람만 볼 수 있는 것. 따라서… 이 스테이지를 보기 위해서는 선행 입장권의 구입은 필수라는 말이 된다. (그래도 추첨이라 보장된 건 아니지만)

코드를 받으면 일별로 3개까지 관람을 희망하는 이벤트를 신청할 수 있다. 나의 경우 토요일/일요일 양일 티켓을 구입했기 때문에 일별 3개씩 총 6개의 추첨을 넣은 셈인데, 당첨된 것이 두 개 이벤트인데 두 개 다 일요일이었던것으로 보아, 인당 당첨될수 있는 이벤트의 갯수 제한같은것은 없는것 같고, 운이 좋으면 추첨 넣은 3개가 다 될수도 있다는 방식인 것 같다. 물론 이벤트별 출연 퍼스널리티에 따라 인기도와 경쟁률은 확연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유명한 작품의 이벤트라면 극악의 추첨 확률이 될것은 예상해야하는 부분이다.

그 외에, AnimeJapan이 코미케 등에서 흔한 철야조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운영하는 특별한 시스템중 하나인 것이 ‘패스트 티켓(ファーストチケット)’이다. 선행 티켓을 구입한 사람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추가 티켓인데, 이걸 3800엔에 판다. 이걸 산 사람들은 당일 오전 10시에 공식 개장이 되기 전 9시 반에 먼저 입장할수 있는 권리를 준다.

빨리 들어가서 좋을게 뭐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만약 노리는 것이 굿즈 판매나 무대 이벤트를 관람하는 것이라면 이건 상당한 이득이 될 수 있다. 아니, 부스 이벤트를 볼 생각이라면 어쩌면 필수라고 해야 하겠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천천히 설명하겠다

우선 아침 8시 반정도에 도착했을때의 대기줄 상황. 8시만 해도 이미 개장보다 2시간 일찍 온 건데, 그보다 미리 와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저 멀리 왼쪽에 보이는 곳이 정문이다. 위에서 설명한 패스트 입장권을 가진 사람들은 애초에 대기줄이 분리되어있어서, 9시 반에 입장을 시작해서 들어간다. 패스트 입장 줄에 섰던 사람들이 전부 들어가고 나서 빈 자리로 일반 입장 줄이 우르르 이동하는 모양이다.

약 두시간이 지나서 10시 반정도에 드디어 문 코앞까지. 당연한 말이지만 10시에 개장 땡 하고 나서 전부 바로 들어갈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즉 엄청 일찍 와서 일반 줄의 맨 앞을 차지해야 정말로 10시에 바로 입장할수 있다는 말이 되겠는데, 그마저도 패스트티켓을 가진 사람들보다는 늦게 들어가는 것이다보니, 결국 정말 누구보다도 먼저 빨리 들어가려면 패스트티켓도 구입하고 + 졸라 엄청 아침일찍 와서 대기줄의 순위권을 차지해야한다.

내가 결국 실제로 입장하게 된 시각은 10시 45분정도였다. 8시 반부터 했으니 거의 2시간 걸린 셈인데… 사람이 빠지는 오후 시간대가 아닌 이상 입장하는데 대충 그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면 될것같다. 2일차때는 조금 늦게 10시 반 넘어서 도착해서, 11시 42분에 입장.

즉, 10시에 입장하고 싶으면 최소 7시 반까지는 도착해서 줄을 서야할 것이고, 11시에 입장하고 싶으면 9시반, 그 이후부터는 한시간 전…이런 식으로 계산할 수 있을것 같다.

한가지 팁으로, AJ가 개최되는 시기는 항상 3월 말이어서 대체로 봄이 올랑말랑하는 턱걸이에 걸쳐있다. 해가 난다면 기온으로는 그렇게 춥지 않은 날씨이지만, 오다이바라는 위치 특성상 (그리고 대기하는 장소가 바닷가 바로 옆이다) 바닷바람이 불기 때문에 오랫동안 대기할 것을 생각하면 추워서 벌벌떨지 않게 겉옷을 잘 챙겨가져가는 것이 현명할듯 하다.

아무튼, AnimeJapan 1일차, 입장!

입장하자마자, 패스트 티켓을 사야하는 진짜 이유를 깨닫다

오랜 시간 기다려 입장해서, 엄청난 인파와 큰 부스들이 널려있는 것을 보고 감탄할 틈도 없이, 곧바로 부스 배치도 맵을 보고 찍어둔 부스로 향했다. 바로 NBC 유니버설 부스였는데… 달려간 이유는 여기서 부스 스테이지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를 관람할 수 있는 정리권을 나눠주기 때문이다.

포니캐년, 카도카와, NBC유니버설 등 큰 대기업 부스들은 자기 부스에 무대를 따로 만들어놓고 개별적인 스케줄로 시간별로 이벤트를 진행하곤 하는데, 이 이벤트를 무대 앞에서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정리권’을 배부한다. 정리권은 당일 한정 (당일의 이벤트의 정리권만 나눠준다)이며, 선착순이다. 좌석이 따로 마련되어있는게 아니고 그냥 무대 앞 스탠딩이지만 인원 제한을 걸수밖에 없는게 부스 에리어 공간을 벗어나면 주변 타 부스나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통로까지 인파로 막아버리게 되기 때문에, 많아봐야 이벤트별 몇백명정도로 관람 인원이 제한된다.

즉, 남들보다 어떻게든 빨리 달려와서 정리권을 낚아가야한단 말인데… 애초에 개장을 해야 들어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9시 반에 최속 입장할 수 있는 패스트 티켓을 사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말이 된다. 안 사고 그냥 아침 엄청 일찍 와서 일반입장으로 10시에 딱 들어온다 해도 정리권이 다 나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 (사실 생각해보면 굿즈 구입하려고 줄 미리 서는거랑 이거 외에 일찍 들어올 이유가 전혀 없기도 하다)

그래서…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아니나다를까 10시에서 45분 지난 내가 입장했을 시점에는 이미 내가 노리고 있었던 이벤트 (사진상 위에서 3번째)까지 이미 정리권이 다 털리고 없었다. “그래… 뭐 무대 앞에서 보는건 포기하고 그냥 어차피 이건 무대 가리는것도 아니고 오픈된 공간에서 하는거니까 그냥 멀찍이서 구경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이것도 나중에 가서야 왜 사실상 정리권이 없으면 무대행사 보는건 불가능한건지 깨닫게 되었다.

부스 굿즈 판매 줄 서기

지체할 시간이 없다! 곧바로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그것은 바로 NBC유니버설 부스 바로 옆에 있던 “주문은 토끼입니까?” 부스. 보통은 기업별로 부스를 열고 그 안에서 작품들을 홍보하곤 하지만, 특정 인기가 많은 작품의 경우 작품 단독으로 부스를 따로 내기도 한다. 주문토끼도 그런 경우중 하나인데… 여기는 전시물이 주된 부스라기보다는 그냥 단순히 굿즈 판매 부스였다. AnimeJapan에 맞춰서 새롭게 제작된 특별 굿즈들을 판매했는데, 정보가 뜨자마자 아 이건 줄 몰리겠구나-하고 생각을 했고 입장하자마자 뛰어서 줄을 서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실 그 외에 뛰어서 줄을 서면서 까지 관심이 가는 부스가 없기도 했다)

그리하여 또 대기. ㅋㅋㅋㅋㅋㅋ 대기줄이 너무 길어지면 회장 안에 그 인원을 다 묶어둘수 없는 관계로 (실내의 부스 바로 옆의 대기줄은 약 20-30명정도 수용했던것 같다), 바깥에다가 부스별 대기줄을 따로 세운다. 주문토끼의 경우 내가 부스에 도착해서 줄을 설 시점에서 (10시 50분경) 1시간 10분짜리 대기줄이 형성되어있었다.

야외에 다른 부스의 대기줄도 있었는데, 대충 눈으로 훑어봐도 주문토끼만한 규모의 줄은 없었던것 같다.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뜻일까 난민이 많다는 뜻일까…

부스 스태프가 야외 대기줄과 실내 부스를 오가며 인원을 확인하고, 실내 부스 앞 대기줄이 어느정도 줄어들면 10명 단위로 끊어서 저 팻말을 들고 리드해 실내로 이동한다. 줄이 떨어지지 않게 앞사람을 따라가면서 오른손을 들어올린 채로 이동하는데… 실제로 해봐서도 그렇고 남이 저렇게 이동하는걸 봐서도 그렇지만 참 뭐랄까 특별한 경험이다.(…)

1시간 10분…이 아니고 거의 2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실내로 들어왔다. 계산대 코앞에서 대기하는 인원에게는 시간 단축을 위해 미리 오더 시트를 나눠준다.

원하는 상품의 수량과 소계, 합계를 직접 적어야 한다. 나는 태피스트리 두개 (하나는 친구용), 키홀더 두개, 쿠션 하나와 토트백 하나를 샀다. 사실 이번 여행땐 현금 많이 쓸 일이 없을거라 생각해서 그닥 많이 환전해오질 않았었는데, 여기서 거의 다 털렸다(..)

구입한 토트백. 즉시 뜯어서 여기 안에 물건을 다 넣고 돌아다녔다. 한편으로는 때 탈까봐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사실 이런데서 이런거 안 들고 다니면 언제 어디서 또 쓰겠냐 싶기도 하여… 다들 비슷한 걱정을 해서 소장용으로만 사는건지 (아니면 애초에 자기가 쓸게 아니고 되팔 목적으로 산건지) 모르겠지만 이틀간 회장 돌아다니면서 이걸 실제로 어깨에 매고 다니는 사람을 진짜 그 많은 사람중 딱 한명밖에 못 봤다는 후문이 있다

회장 내에서 점심 먹기

입장하고나서 한거라고는 굿즈 산것밖에 한게 없는데 (오늘 하루 대기줄 서서 기다리는데만 4시간을 썼다) 시계는 벌써 1시 반을 넘겨 있고, 점심을 뭐라도 먹어야할것 같다. 빡센 스케줄에 식사할 시간이 없을걸 대비해 편의점에서 초콜릿 바 하나를 사두기는 했지만 웬만하면 그래도 실제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싶었다.

이번 AnimeJapan에서는 (에서도?) 푸드파크가 운영됐는데, 몇개의 작품과 콜라보해서 음식메뉴에 해당 작품의 캐릭터 이름을 붙이는 기획을 했다.

이런 느낌. 몇몇 작품은 실제로 작품내에서 등장한 적이 있는 음식이라고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그냥 상상의 이미지로 만들어진 메뉴도 있다 (코노스바의 치킨동처럼)

내가 끌렸던 것은 뭐 물어볼것도 없이…

샤로랑 핫도그가 무슨 관계지 싶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실제 작중 2기 4화에서 샤로가 핫도그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고 카더라

그래서 밥을 먹을까?했는데 여기도 대기줄이 50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당장 먹기에는 조금 후에 봐야하는 스테이지 이벤트가 있는 관계로 줄 서는것을 포기하고, 이벤트를 보고 나서 먹기로 한다.

이벤트를 보고 나서 달려와 줄을 선 후, 핫도그 말고 또 뭘 먹을까 열심히 메뉴판을 보면서 고민하면서 천천히 줄 앞을 따라 이동하던 와중에 직원이 뭐라 외치길래 들어보니 핫도그가 품절됐다고 한다.

아니 뭐라구욬ㅋㅋㅋㅋㅋㅋ

다시한번… 난민의 무서움을 주문토끼의 인기를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샤로의 인기라고 해야하나? 아니 물론 저걸 산 사람들이 전부 고치우사 팬이라서 샀다고 볼수는 없고 그냥 핫도그 먹고싶어서 산 사람도 많겠지만…그렇다고 핫도그가 음식으로서 다른 메뉴에 비해 딱히 엄청 인기있을만한 메뉴인가? 싶으면 그것도 아닌것 같고 다른 메뉴들보다 먼저 품절된걸 보면 역시 주문토끼가 인기 많아서 수요가 많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결국에는 다른 메뉴를 시켜야만 했다.

식사용으로는 제일 괜찮아보였던 코노스바 치킨동을 먹기로 한다.

800엔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뭐 당연히 밖에서 제대로 된 식당 들어가서 먹으면 훨씬 많이 더 좋은 퀄리티로 먹을수 있겠지만 애초에 이런데서 가성비를 생각하는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던것 같다.

그 다음날인 2일차에는, 제대로 일찌감치 줄을 서서 결국 먹고싶던 샤로를… 아니 샤로의 핫도그를 먹을수 있었다. 평범한 핫도그의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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