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Watch Edition (Series 5) – Titanium Case

2019/10/19 23:42

애플워치 시리즈5, 티타늄 에디션.

2016년에 애플워치 시리즈2를 처음으로 사서 쓴지 3년이 지나고, 올해 시리즈5이 발표되고 나서 드디어 슬슬 업그레이드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되어 구매하게 되었다.

첫 애플워치는 가장 저렴한 버전인 알루미늄 버전을 썼지만, 이후에 또 애플워치를 사게 된다면 조금 더 고급스러워보이는 상위 모델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야지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럭셔리 라인업인 에디션이 부활하면서 시리즈3때의 세라믹을 다시 들고 나왔는데, 그 뿐만 아니라 애플워치 시리즈 최초로 티타늄 재질의 케이스도 등장시켰다. 스테인리스 스틸보다는 약간 비싸지만 세라믹정도의 가격은 아닌 서브 100만원대 가격대 자리잡아서 이쯤되면 살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품 시계의 세계에 발을 들이기 시작하면 100만원쯤이야 아무것도 아닐수도 있겠다만 그래도 적은 돈은 아니라는 생각이 여전히 든다. 난 무엇이든지 좋은 재료로, 정교하게 높은 품질로 잘 만들어진 물품은 그 공정을 생각해서라도 일정 값어치를 주는건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손목시계’라는 것 자체만으로는 그닥 엄청 흥미있는 분야는 아니라 (정말 다행이다) 이게 그냥 100만원짜리 시계였으면 아마 구입을 정당화하지 못했을것 같다. 하지만 애플워치는 일단 스마트워치니까, 어떻게 보면 현존하는 최첨단 기술을 가장 작은 폼팩터로 구겨넣은 기계이기도 하고, 거기에 보통 시계에서도 프리미엄 재질이라 불리는 티타늄으로 만들어놓은 거니까, 이정도면 괜찮지 하는 생각으로 구입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구입했기 때문에 실제 구매가격은 90만원대 초반이었지만 그래도 비싸긴 비싼거같다…


언박싱이야 이미 수많은 유튜버들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했을테고 사진으로 봐봤자 별 감흥도 없겠지만, 그래도 이번엔 좀 특별한 시계니까. 몇장 찍어봤다. (수령하자마자 이미 개봉하고 사용한지 몇주 지난 시점에서의 재 언박싱…)

특이하게도 이번부터 Apple Watch Studio라고 해서 웹사이트에서 직접 케이스와 밴드를 커스터마이즈해 주문할수 있는 기능이 생기면서… 패키지도 아예 그냥 본체와 밴드를 애플스토어 (스토어 직접픽업으로 했다면) 또는 발송처에서 위 사진처럼 두개 박스를 한번 더 감싸서 패키징한 식으로 바뀌었다.

시계 박스 안에 수십가지 종류와 색상의 밴드를 다 미리 넣어 패키징하는거면 경우의 수가 하도 많아 여간 쉽지 않을텐데 이쪽이 재고 관리하기는 훨씬 수월할듯.

에디션만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본체가 부드러운 천 재질의 케이스로 감싸져있다.

이번 에디션부터는 기본으로 스포츠밴드를 하나 동봉해준다고 한다. 이것도 스페셜 에디션이라고, 티타늄 케이스의 색에 맞춘 회색빛 밴드에 (별도로 구매할수 없는 버전인것 같다) 구멍에 끼우는 비즈의 경우도 티타늄 재질이라고 카더라

그런데 이게 들어있다고 해도 밴드를 따로 선택 안하고 본체만 주문하는건 불가능하다. 반드시 밴드를 하나 골라야하기 때문에… 나는 흰색 스포츠 밴드를 골랐다.

박스 아래에는 충전기와 워치 전용 마그네틱 충전케이블이 들어있다. 이 부분은 이전과 바뀐게 없다.


 

티타늄 재질을 실제로 본 느낌은… 스테인리스 스틸보다는 광택은 덜한 편이지만 그래도 알루미늄보다는 금속이라는 느낌이 드는 인상이다. 빛을 받으면 확실히 빛나지만 브러시드 메탈 느낌으로 색이 은은하게 퍼진다.

무게는 시리즈2에서 오는만큼 그 사이에 다소 유닛이 두꺼워지기도 했고, 크기고 살짝 커졌고 해서 무거워질거라 예상했는데 티타늄이 원래 가벼운 소재라 그런지 기존의 알루미늄 38mm에서 티타늄 40mm로 옮겨왔음에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시리즈4부터 추가된 ECG기능을 수행할수 있는 똑같은 하드웨어의 디지털 크라운이겠지만 여전히 미국 외 국가에서는 무용지물인 부분. 뭐 큰 불만은 없다.

평소에는 살갗에 닿아있어 못 보는 시계의 아랫면이지만 예전부터 느꼈지만 이 반짝거리는 느낌이 참 좋다.

잘 보면 40mm Titanium & Ceramic Case 라고 병행표기가 되어있는데, 아마 에디션은 그냥 티타늄과 세라믹 둘다 같은 백플레이트 부품/공정을 공유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애플워치 시리즈5만의 신기능인, “Always-on Display”.

배터리 절약을 위해 이제까지는 시계를 차고있다가 시계를 보려면 손목을 홱 돌리거나 화면을 직접 터치해 화면을 켜야했는데, 내장된 센서가 웬만하면 손목을 돌렸다는걸 잘 인지해서 큰 불편은 없었지만 미세한 딜레이로 인해 손목을 들고서 화면이 켜질때까지 살짝 기다려야하는 어색함이 있었다.

이번부터는 passive 상태일때는 화면을 디밍하고 주사율을 1hz까지 극도로 낮춰 배터리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화해서 항상 켜진 화면을 구현했다. 실사용에서는 어떤가 하면, 위 사진처럼 손목을 책상에 놓고 있어 시계가 비스듬히 바깥쪽으로 돌아가 있다거나,

이렇게 아예 바닥을 향헤 기울어져있을때도 손을 돌리지 않아도 화면 내용을 볼수 있어 편리해진 감이 있다. 내 생활 루틴에 있어 가장 이 장점을 적용할만한 상황은 아마도 만원 전철을 타고 집에 올때, 왼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있고 오른손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일때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유휴상태의 디밍된 화면 구현 방식중에 올레드 화면의 불이 들어온 픽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워치페이스별로 액티브일때의 디자인과 패시브일때의 디자인을 구분해 전환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부분은 확실히 배터리 수명 최대화를 위해 머리를 굴린 부분이긴 하지만, 배경색이 밝은 색깔로 되어있는 워치페이스를 사용할때는 화면이 꺼지고 켜질때 색이 반전되어버리는 효과가 되어버려서 실생활에서 좀 거슬린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령 이 에디션 전용의 베이지색 배경의 워치페이스를 두고 화면이 디밍되면…

이렇게 디자인은 같지만 배경은 검은색이 되고 (=픽셀을 꺼버림) 글자들은 베이지색이 되는데 이게 즉 내가 손목을 돌리거나 어쩌다 화면이 켜지면 갑자기 밝은 화면이 확 되어버리는게 있어서 자꾸 눈이 가게되는 단점이 되더라.

그래도 되도록이면 배경색은 검은색 위주인 워치페이스를 쓰고 있다.

시리즈4때 화면 크기가 커지면서 한차례 대격변이 일어났는데 그 변화를 나는 이제서야 경험하고 있는지라, 시리즈2에서 넘어왔을때 이 쾌적함은 정말 신세계를 경험한 급의 차이였다. 시리즈2도 막 출시했을 당시에는 1세대와 비교해 속도가 많이 빨라졌다는 평이었지만… 초소형 디바이스의 세계에서 3년이라는 시간은 정말 많은 발전을 이룩한 기간이었나보다.

워치페이스에서 날씨, 공기질, 액티비티 등 각종 앱으로 연결되는 부분의 전환 (즉 앱 구동) 속도도 놀랍게 빨라져서 이전처럼 시계를 쓰면서 “이거 눌러서 앱 띄우는데 한참 걸리니까 폰으로 보는게 차라리 빠르다” 라는 생각을 더이상 안하게 되어 다시 애플워치가 스마트워치로써의 역할을 회복했다는 느낌. 시리즈2는 대략 한 1.5년정도 경과한 시점에서 이미 너무 느리고 앱들은 구동 잘 안되는게 일상이라는 인식이 박혀버렸던지라… 심지어 핵심기능중 하나인 운동 앱조차도 구동하고 exercise 트래킹 시작하는데 조작이 너무 느려서 잘 안 쓰게 되었었는데, 새 시계로 바꾼 후에는 워낙 빠릿빠릿해서 틈틈이 걷거나 운동할때 트래킹을 트리거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주로 오락실 가서 격렬한 운동할때)

아무튼 매우 만족스럽다.

다른 럭셔리 시계들과는 달리 스마트워치는 내장만을 업그레이드할수 있는 게 아니다보니 케이스를 아무리 프리미엄 빌드로 만들어도 결국 신제품이 나오면 갈아치울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녀석도 한 3년정도 잘 써줄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