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m Diary: Philips Hue 브릿지 + GU10전구, Cisco SG95D-08 스위치 설치

2016/04/20 00:56

요저번에 산 매크로 렌즈의 필터(프로텍터)를 구하다보니 괜찮은 것들은 국내 가격이 많이 비싸더군요. 그러다가 미국 아마존을 한번 봤더니 무려 반값이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그렇지). 정확히는 B+W 필터로 슬림한 버전(XSP 007M)이 국내 오픈마켓 기준으로 최소 8만원은 되었는데 아마존은 42달러… 어차피 4월 초에 발매 예정이었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블루레이를 살 생각이 있었던지라 같이 묶어서 배송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배송비를 퉁치기 위해 지인분것 블루레이를 하나 더 넣었다가, 베스트바이에서 스틸북 사양 한정판이 30달러정도밖에 안 한다고 해서 그쪽으로 옮기면서 블루레이는 결국 따로 배송하게 되고.. 그럼 카메라 필터 하나만 보내야 하나 너무 배송비가 아까운데 하다가 결국 예전부터 생각만 있었는데 사지는 않았던 Philips Hue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브릿지와 전구 하나를 넣게 되었습니다.

…뭔가 hue까지 오기까지의 과정이 길었는데 아무튼 그래서 염원하던 휴를 드디어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필립스의 라이팅 시스템은 꽤 전부터 써오긴 했는데요. 2010년에 처음 제대로 된 책상을 들이면서 샀던 LivingColors 1세대 조명, 그리고 2013년에 무선 리모콘이 달린 LivingColors 2세대 Bloom 조명으로 넘어왔고 오늘까지도 쓰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까지는 통합 시스템은 아니고 조명을 따로따로 설정해줘야하는 방식이었는데, 3년이라는 사이에 IoT, 스마트홈 기타등등 붐을 타서 (사실 초기 붐을 주도한 주요 시스템중 하나라고 볼수도 있겠습니다만) 완전한 통합 시스템으로 진화했습니다. 인지도나 보급율도 꽤 높아졌고요.

아무튼 Hue라는 통합 브랜드로 바뀌면서 이제 스마트폰 등 기기에 연결해서 한 기기로 여러개의 라이트를 컨트롤할수 있는 더 세련된 방식으로 진화했는데요, 이러면서 중앙 관제 역할을 해주는 ‘브릿지’ 라는게 생겼습니다. 즉 제대로 조명을 컨트롤하려면 이제는 최초 셋업에 브릿지를 필수 구매해야하니 뭔가 최초 진입 장벽이 좀 높아진 느낌.. 그리고 이걸 보통 패키지로 팔다보니 스타터 킷으로 브릿지+일반 E26소켓 조명3개 묶어서 20만원에 파는 등 세트가 많았습니다. 저에겐 (그리고 대부분의 한국인에겐) 사실 일반적인 E26 전구는 좀 소용이 없었던게 한국의 흔한 집은 주로 형광등을 쓰다보니 전구를 사도 꽂을 데가 없는 겁니다. 즉 조명을 따로 설치하거나 해야한단 이야긴데, 이건 엄두가 잘 안 나서 그냥 단념하고 있었다가… 작년부터 좀 더 적극적으로 방 보조조명 활용을 하기 시작하면서 플로어라이트도 사게 되고, 새 집으로 이사오면서 책상 스포트도 하나 생겨서 다시 Hue에 눈독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새 스팟 조명은 GU10소켓을 사용합니다. 소형인 크기다보니 스팟 조명에서 많이 쓰이는 규격이더군요. Hue로 옮겨올 것을 생각해서 일부러 호환되는 전구가 있는 쪽으로 조명기를 고른것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GU10 단품 전구를 구했는데 이게 또 사실 가격적인 메리트도 있지만 GU10 전구의 경우 국내 판매를 아예 안 합니다(…) 브릿지 단품도 안 팔기도 하고.. 국내에서는 무조건 킷으로 구해야하는지라 사서 전구만 따로 팔거나 해야된단 소린데 이것도 영 효율적이지 못하고.

아무튼 그래서 아마존에서 샀다는 이야기고, 배송이 1주일만에 왔습니다. 근데 주문을 해놓고 생각을 해보니 Hue브릿지는 유선 랜으로 라우터에 연결해 홈 네트워크에 접속을 해야되는데 방에서 쓰는 유무선 공유기에 포트가 이미 꽉 찬 상태라서 (PC+Mac+Xbox+WiiU) 뭔가 대책을 세워야 했습니다. 지금 쓰는 공유기도 사실 햇수로 따지면 좀 되긴 했는데… 해서 공유기도 이참에 갈아버릴까 하고 찾아보다가 역시 너무 오버인것 같아서, 일단 그건 다음에 하기로 하고, 중간에 끼우고 나중에 공유기를 바꿔도 상관없을 유선 스위치를 사서 끼우기로 했습니다.

제품은 별로 오래 고민 안 하고 친구가 추천해준 시스코 제품으로 구했습니다. SG95D-08. 가격은 6만원정도로 제가 생각하기엔 좀 비싼 편인데.. 오래 쓸것을 생각하면 또 시스코만큼 안정적인것도 없다 생각해서…

스위치답게 아무런 설정 필요없이 그냥 꼽아 쓰기만 하면 되고, 스펙은 기가빗을 지원하는 8포트 스위치입니다.

집 인터넷은 아직 기가빗으로 갈 필요성을 못 느껴서 안 올리긴 했는데, 그래도 언젠간 올라갈것같으니 미래를 대비해 랜케이블도 기존에 쓰던 어정쩡한 애들 다 버리고 싹 갈기로 했습니다. 그래봤자 4개밖에 안 샀지만… 일단 최신 규격인 Cat.7로 구했는데 케이블이 엄청 두껍더군요(..) 뭔가 오버킬같아보이기도 하지만 가격차가 별로 안 났으니 잘 샀다고 칩시다.

스위치를 놓을걸 가만 생각해보니 저건 이제 항상 켜두게 될텐데 밤에 불 다 끄면 저 LED라이트가 깜빡일것이 굉장히 신경쓰일것만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더군요. 모 공유기처럼 펌웨어에 LED 끄는 기능이 있는것도 아니고.. 방법을 생각하다가 케이블 정리함 안에 넣고 뚜껑을 닫아버리면 가려서 안 보이겠지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대충 흔한 걸로 저렴하게 구하고…

깔끔하게 넣어버렸습니다. 발열은 뭐… 아래 구멍이 있긴 하니 괜찮겠죠.

브릿지를 연결하고 전원을 넣은 모습입니다. 아직 셋업을 제대로 안 한 상태라 가운데 불이 안 들어오네요. 이제 전구를 꽂고 연결하면 됩니다.

기존 책상 작업등에 꽂혀있던 전구를 떼고 새 필립스 Hue 전구와 비교해봅니다. 우려했던 것중 하나가 필립스 전구가 일반적인 사이즈 램프보다 더 길다는 점이었는데요, 역시 실물을 받아서 봐도 필립스쪽이 살짝 깁니다. 이건 즉 조명 컵의 크기에 따라 전구가 앞으로 튀어나와보일수가 있다는 건데…

실제로 꼽아보니 이 작업등의 경우 완전 측면에서 볼때 아주 살짝 튀어나오는 정도네요. 다행히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닙니다.

그 후에는 스마트폰에서 hue 앱을 깔고 설명을 따라 브릿지와 조명을 인식해 연결하고 사용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기본 조명 상태. 이번에 산 GU10조명은 온도별 백색 뿐만 아니라 색 조절이 가능한 풀 컬러 전구입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된단 말이죠. (작업등 핑크색 / 책상 아래 블루) 역시 조명 색 하나 쓸때와 두개 섞을때의 차이는 생각보다 엄청난듯 합니다.

책상 아래 조명은 여전히 구형 리빙컬러스인 관계로 안타깝게도 Hue 브릿지나 앱과는 연동이 안 됩니다. 여전히 전용 무선 리모콘을 써야되는 점… 나중에 제대로 Hue용 블룸으로 업그레이드를 하게 될지 어떨런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조명을 마구마구 들이기에는 아직도 사실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도 있어서요.

앱에서 전구별 밝기와 색을 조정할 수 있고, 여러 전구의 설정을 조합해 하나의 프리셋 ‘씬(Scene)’으로 저장할 수가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어차피 전구가 하나밖에 없어서 조합도 하나니 그냥 그게 그거지만요.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아이폰의 Siri 음성인식을 통해 조명을 컨트롤하는 것을 영상으로 찍어보았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경우에는 책상 작업등은 여전히 일반 백색에 놓고 쓸것같긴 하지만.. 간간히 분위기 내고 싶을 때 유용할듯 합니다. ㅎㅎ 그리고 이제 브릿지가 생겼으니 앞으로 추가 전구를 들일때 초기 부담이 훨씬 덜 할것이라는 장점..이 생겼네요. 그리고 더이상 브릿지가 없다는 이유로 지갑을 방어할 핑계거리가 사라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