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31 Perfume 7th Tour 2018 Future Pop – P.T.A. 팬클럽 회원 한정 Countdown Live 후기

2019/12/31 02:21

2018년 12월 31일 ~ 2019년 1월 1일
Perfume 7th Tour 2018 Future Pop – Countdown Live

벌써 딱 1년 전 이야기. 1년씩이나 지나서 라이브 후기 글을 쓰는건 도대체 뭔가 싶지만… 연말정산 글을 쓰려고 과거 기억을 훑다보니 역시 아무 언급도 없이 지나가버리기에는 너무 특별한 라이브였기에, 뭐라도 기억나는 대로 적어보자 하고 적다 보니 또 말할 거리가 많아지기도 했고. 결국 단독 글로 나누게 되었다.

7th Tour 2018 FUTURE POP은 작년의 신규 앨범 “FUTURE POP”발매에 이어 9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진 전국 아레나 투어였다. 12월 11,12일에 도쿄지역의 공연으로 요코하마 아레나를 거쳐 12월 24일 후쿠오카 마린멧세로 마무리될 것이 원래 계획이었지만 12월 28/29일 추가공연이 결정되고 차후에 12월 31일이 또 추가됐는데 이는 무려 P.T.A. 팬클럽 회원 한정 공연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카운트다운 라이브까지 겸한 것으로 기획이 되었다. 나의 경우 이 특별 라이브의 소식이 떴을때 별로 기대 안 하면서 응모해본 것이 당첨이 되어버려서, 덕분에 난생 처음 한 해의 끝과 새 해의 시작을 외국에서 보내게 된 연말연시 여행을 다녀와보게 됐다.

그리하여 12월 31일, 2018년의 마지막 날 밤에 라이브회장인 요코하마 아레나에 도착. 퍼퓸의 라이브 직관은 2016년의 COSMIC EXPLORER 공연 이후 처음인지라 이것도 벌써 2년만이다. 성우나 애니송 아티스트들 또는 오타쿠 이벤트 외에 일반인(?) 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아티스트중 파는 건 퍼퓸정도밖에 없는지라, 많은 이벤트 회장들을 다녔지만 평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회중 사이에 혼자 있자니 (인싸) 멋대로 소외감을 조금 느끼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 사람들 전부 퍼퓸을 좋아하는 팬클럽 멤버라고 생각하니 대화 한 마디도 안 나눴지만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가 굉장히 많았는데, 일본답게 질서정연하면서도 굉장히 축제 분위기가 났다. 그냥 연말이고, 라이브 전에 들뜬 그런거 뿐만 아니고 실제로 회장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서는 주인분이 퍼덕인건지 원래 공연장 앞이라 물 들어올때 노 저으시는건지(?) 가게 밖에서도 보이는 화면으로 퍼퓸 라이브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그 앞에 서서 벌써 워밍업을 하고 있는 무리들도 있었고. 야외 배경음악으로 익숙한 퍼퓸 노래가 들리고 하니 줄서 기다리면서 여기저기서 흥얼거리는 사람들이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부풀려주었다.


외국인이 일본 라이브가서 특별대우 받았던 감동실화.ssul

이번 공연을 통틀어서 공통적으로 굉장히 감동했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외국인 관람객에 대한 대우였다. 보통 공연같으면 외국에서 보러 오는 관람객에 대한 특별대우는커녕 티켓 응모하는 과정부터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보니 더도말고 “그냥 외국인 막지나 말아줘” 라는 소심한 희망으로 가고싶은 라이브에 갈 방법을 궁리해보게 되는데, 이번 공연은 내가 이제까지 일본에서 가본 모든 행사중 가장 특별한 케이스였다.

애초에 퍼퓸은 팬클럽부터가 이미 외국인을 위한 별도의 팬클럽인 World P.T.A. 개설로 해외 거주하는 팬들을 위한 배려를 어느정도 해줬었지만, 개설 후 약 2년간 팬클럽 소식 메일을 받아보고, 전용 웹사이트의 각종 컨텐츠를 봐온 소감으로는 컨텐츠가 번역되어 제공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해외에 살기 때문에 현지 팬들에 비해는 누리지 못하는 것이 많다는 느낌이 있었다. 팬클럽 멤버십을 연장하기 위해 일본에서 배대지를 통해 한정굿즈인 티셔츠를 반드시 구입해 그 실물 패키지 안에 들어있는 코드를 입력해야한다는 시스템도 장벽으로 다가왔고… (그렇게 해서 1년 연장하긴 했었지만) 게다가 2018년 2월~5월 사이에 진행된 P.T.A 발족 10주년 기념 팬클럽한정 홀투어에 응모를 했었던 것이 전부 떨어져버려서 (내국인만으로도 캬파가 꽉차서 팬클럽 회원 사이에서도 경쟁율이 셌던 것이리라) 솔직히 큰 기대감은 안 갖고 있었던 것인데… 운좋게 당첨이 되었던 것이다. 팬클럽 한정인 추가공연이면서도 회장도 아레나니까 규모는 넉넉할테고, 일자도 12월 31일 심야에 이뤄지는거라 아무래도 못 오는 사람도 많았으리라 찬스가 좀 높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티켓 응모 및 발권은 티켓피아였지만 Perfume의 경우 시스템만 빌려(?) 이용하되 티켓피아 자체의 회원정보를 연계해 조회하는건 없어서, 본래같았으면 전화인증을 해야하는 악몽으로부터 자유로웠다. 해외 팬클럽 멤버용 응모 링크도 별도로 제공되어서 페이지도 이메일도 전부 영어로 되어있었고. 티켓 발권의 경우, 보통 내국인이라면 티켓을 사전에 지정된 주소로 배송받는 시스템이었던것 같은데 외국인은 이걸 해외배송할 수는 없고, 현장에서의 교환이라고만 되어있어서 과연 어떻게 하려나 궁금했었다. 공연일이 가까워저 보내져온 안내 메일에는 본 이메일의 종이복사본과, 팬클럽 회원번호, 여권을 가져오라는 당부사항이 적혀있었다.

그렇게 당일 회장에 도착해서 티켓 교환처를 찾아보니… 제대로 WORLD P.T.A.용 카운터가 따로 있다..!

테이블은 하나짜리에 스태프 두명이 대응하고 있었지만, 내가 다가가니 제대로 영어로 응대해준다. 외국인 이벤터, 여기서 이미 1단계 감동을 먹어버린다. 아쉽게도 직원분 영어가 유창하지는 않아서 내가 그냥 일본어로 대답하니까 눈치껏 “아 이사람 일본어 되는구나 요깟다~”라는 느낌으로 이후 대화는 자연스럽게 일본어로(..)

잊지않고 인쇄해 챙겨간 이메일 사본과, 여권을 보여주니 이름을 보고 별도 준비된 명단에서 내 이름을 찾는다. 보아하니 한장의 종이에 빼곡히 적힌 이 리스트가 오늘 이 공연에 오기로 되어있는 외국인 팬클럽 멤버 (티켓을 전부 여기서 직접 교환받지 않으면 공연을 못 보다보니)인 모양. 스태프가 확인하는동안 힐끔 리스트를 봤는데 30명도채 되지 않아보였다. 하긴, 많아봐야 몇천명 될 WORLD P.T.A 전체 멤버중 일본 원정 여행을 계획해 실제로 라이브를 보러 올 실행력이 있는 사람중 그것도 비행기 겁나 비싼 12월 말에 올 각오마저도 있는 사람을 추려내면 이정도가 되는구나 싶으면서 오늘 회장에 온 최소 10,000명의 관객중 극소수의 외국인중 한명이 나라고 생각하니까 알수 없는 뿌듯함이 솟아오르기도.

그래서 무사히 교환받은 티켓. 이런 특수 디자인 봉투에 넣어 현지인들에게 배송이 된 모양이다. 우편 안 붙은 클린(?) 봉투는 외국인 특전이라고 봐야할까 (웃음)

티켓 또한 특수한 디자인으로 인쇄된 사양. 고급지다.

그런데 전달받은건 티켓뿐만이 아니고, 하나 더 있었다. 티켓 배부처 스태프가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는데 이번 공연상의 특수한 연출로 인해 “단말기”를 쓰는 부분이 있다는 것. 바구니에 아이폰 6으로 추정되는 기계가 수십개씩 들어있었고, 이걸 오늘 보러온 공연 관람객에게 하나씩 다 나누어주는 모양이다…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라면 뭘 써도 되지만 혹시 스마트폰이 없는 경우라든가를 대비해 공연장측에서 빌릴 수 있는 단말기를 준비한 모양인데, 외국인의 경우 자기가 갖고온 스마트폰이 있대도 주최측에서 어떤 변수가 또 생길지 모르니 안전빵으로 이런 대여시스템을 마련한 듯 하다.

나도 별 말없이 기계를 받아서 입장대기줄에 슬슬 줄을 섰다.

미래를 선도하는 아티스트답게, 앞서가는 공연질서 관리 시스템

입장 직전의 사진. 어차피 전부 지정좌석제라 선착 입장에 의미는 없다. 그래도 다들 빨리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한가득이었을 듯. (다리가 아프다 빨리 들어가서 앉자)

이번 공연에서 감명깊었던 것(?) 하나 더. 아직 공연 시작도 안 했는데… 팬클럽 전용 이벤트면서 추첨으로 티켓이 주어지는 공연인 만큼, 티켓 전매를 막기 위해 이제까지 들어본적조차 없는 “입장 직전 좌석표 인쇄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했어서 도대체 어떤 시스템인가 싶었다. 받은 티켓도 잘 보면 좌석번호가 써있는게 아닌 고유 코드가 적혀있는. 개장한 이후 차례로 들어가는데 입구에 준비된 기계에 스태프가 티켓을 받아 QR코드를 찍으니 영수증마냥 종이 티켓이 나온다. 여기에 오늘 앉게될 실제 자리번호가 찍혀있었다. 즉 오늘 공연 티켓 미리 받아서 온 일본 현지 사람들도 아무도 지금까지 자기 자리가 어딜지 몰랐다는 거잖아. 좀 많이 멋졌다… 그래 티켓 되팔렘을 진짜 근절하고 싶으면 이정도는 해야지. 큰손 아티스트의 선진 공연 문화구나 싶었다.

갓 입장한 사람들이 분주히 회장안에서 이리저리 이동하는 가운데 빠르게 화환 사진도 한장 건졌다. 익숙한 이름들이 보인다

내 자리를 찾아가기 위해 좌석번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 회장내의 좌석 도면과 대조해보니.. 센터 석이 회장 가운데 아레나 석이었고, 맨 뒷 에리어 중앙쪽인걸 확인했다

카운트다운 라이브라는 공연 특성상 밤 늦게 시작해서 자정을 넘기고 끝나는 일정이라, 평소에는 별 생각 안해도 될 “끝나고 집에 어떻게 가지”가 안그래도 걱정이었는데, 공연 주최측에서 회장 내에 연말연시 요코하마 시영 지하철 운행 시간표을 곳곳에 게시해놨었다.

여담으로 이날 밤 공연이 끝나고 잠시라도 눈 붙일수 있을 숙소를 사전에 찾는데 좀 고생을 했는데… 일단 요코아리 공연장 주변엔 숙소가 많이 없을 뿐더러 있는것도 이미 다 털린 상태고 (연말연시…) 요코하마에서 카와사키정도까지 올라가야 캡슐호텔이 좀 남은 정도였다. 호텔급은 웬만하면 잡고싶지 않았던게 어차피 체크인도 새벽 2-3시나 돼야 할텐데 고작 몇시간 자려고 비싼 돈을 내고 싶지 않아서.

아무튼 내 자리를 찾아서 가니… 자리마다 주최측에서 준비해둔 특이한 모양의 펜라이트가 놓여져 있었다. 도코모 로고가 붙어있고, 뭔가 Future Experiment라는 가이드를 적어놓은 종이가 있는걸 보니 아까 받았던 스마트폰 단말기도 그렇고 대충 뭔가 공연중에 하겠구나 하는 감이 왔다.

와 근데 이거 보니까 내 자리만 영어로 된 인쇄물이 있는거임!! 옆자리 보니까 내용은 같지만 일본어로 돼있는데. 정확한 고유 좌석번호까지 다 인쇄돼있는걸 보니 공연장의 모든 좌석별로 하나씩 다 뽑아서 각 자리에 비치한 모양이다. 와 그러면 나는 이 회장 만 몇명중 고작 30장정도밖에 안되는 영어 버전의 안내문을 받아버린거임?! 외국인으로서 일본 와서 외국인이어서 이렇게 특별한 기분을 느끼는건 처음 아니라면 정말 오랜만이라 기분이 들뜨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무튼저 설명을 대충 읽어보니 저렇게 QR로 접속을 유도하면 나중에 서버쪽에서는 정확히 회장내 어떤 자리에서 어떤 데이터를 보내는지 알 수 있으니까 꽤 재밌는 연출을 할수 있겠구나 하는 상상이 갔다.

QR코드로 접속하면 좌석번호가 미리 주소에 쿼리로 입력되는 방식인듯하고, 도메인으로 직접 접속하면 좌석을 직접 입력해야한다. 어떻게 해도 결과는 같았고 성별을 물어보는 간단한 설문이 있었던 듯한 기억이 난다 (가물가물하다)

아무튼 여기까지 해서 준비 단계는 끝. 이제는 본격 라이브만 즐기면 된다… 인데

본 라이브는 원래 22시 반 시작 예정이었지만, 입장은 18시 30분부터 일찌감치 시작했다. 4시간 일찍 개장이라니 너무 일찍 아닌가? 싶지만 다 이유가 있으니 그건 바로…

제69회 NHK 홍백가합전, 요코하마 아레나로부터 LIVE 중계라구요?!

그렇다 12월 31일 한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은 일본에선 전통적으로 NHK에서 주최하는 음악 대전(?) 방송인 홍백가합전 (紅白歌合戦)을 방송하는 날이다. Perfume은 일본내에서는 이미 국민적 인지도를 가진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해서 벌써 11년째 (2018년기준) 개근하고 있는데… 이 날에도 출연을 하니까 나는 당연히 NHK홀에서 출연을 하고 재빠르게 밤 10시 공연시간에 맞춰서 이동해오겠거니 싶었다. (이메일에 홍백 관련 안내가 있었고 생중계를 한다고 했는데 당연히 그냥 회장을 미리 열어서 다같이 회장의 스크린으로 퍼퓸 차례의 공연을 생중계로 볼수 있게 틀어준다는 줄…)

스크린으로 NHK 채널 스트림을 틀어줘서 회장에서 관객들이 같이 볼 수 있었던건 틀린 말은 아니었다. DAOKO의 우치아게하나비부터 어디서 많이 들어본 곡들이 나오더니 Aquors의 기념비적인 첫 홍백 출연 무대도 멀리서 저 작은 화면으로나마 볼 수 있었고… 그러다 2018년 여름을 강타했던 DA PUMP의 U.S.A.가 나오니까 회장 안의 사람들이 아니나 다를까 콜을 넣기 시작하더니 나중엔 거의 다 후후! 후와후와 하고있고 ㅋㅋㅋ 위 사진은 이키모노가카리의 じょいふる가 나오니까 갑자기 일어나더니 수건을 휘두르기 시작하는 장면… 라이브를 앞둔 좋은 워밍업이 되었다

이러다가 갑자기 중계 화면을 끄더니 무대에서 퍼퓸 3인방이 등장하는거임! ???? 아니 왜 여기계세요 ???

이제서야 상황 파악이 됐다. 여기서 NHK쪽의 방송을 다같이 보는게 아니고 거꾸로 여기서 라이브로 노래부른걸 NHK쪽으로 중계해 그게 전국으로 또 중계된다는 거였다…

퍼퓸 출연 예정시각은 방송 후반부의 밤 9시경이었고, 본방 시간 전에 무대 앞에 서서 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리허설까지도 했다 ㅋㅋ 곡은 Future Pop 홍백 스페셜 – Future Pop / 일렉트로 월드 2곡의 특별 메들리 버전. 리허설은 이후에 본방으로 중계된 것과 똑같은 구성으로 진행됐다. 멤버들 부탁하기를, 회장의 열기를 중계로 보는 사람들도 느끼게 최대한 큰 호응으로 참여해달라고. 안 할리가 없잖아!

저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근 어딘가에 내가 있습니다 잘 찾아보세요

실제 춤추고있는 영상을 활용해 배경을 날리고 카메라를 이리저리 부드럽게 회전하는 듯한 트랜지션 효과는 이전에도 본 적이 몇번 있었지만, 이번엔 웃겼던게 내가 직접 회장에 서서 특수효과 안 입혀진 상태의 무대공연을 맨눈으로 보고 나서 NHK쪽 방송 나간 뒤에, 불과 몇분 후에 그 중계 나간 영상을 다같이 화면으로 다시 돌려봤는데… 아니 내가 본게 저렇게 효과 입혀서 나갔다고?? 싶을 정도로 진짜 놀라운 기술이었다 ㄷㄷㄷ… 내가 봤다 저거 실시간 이펙트 맞다 찐이다 내가 봄 ㅇㅇ.

아무튼 그렇게 순식간에 홍백 방송분이 지나가고, 이따 10시 반에 있을 진짜 진짜 본방 시작하기 전 휴식시간이 잠깐 주어졌다.


 

이 날 입고온 티셔츠는 2018년의 팬클럽 한정 굿즈로… 위에서 언급하기도 했던 팬클럽 회비를 겸한 굿즈로 강제 구입당한(?) 것이기도 했는데. 1년내내 거의 입을 일이 없다가 한 해의 마지막 날에 드디어 입을 일이 생겼다. 하나 특이한 점이라면… 디자인은 같은 티셔츠지만 일본의 P.T.A.는 바탕이 검정색인 티셔츠라는 점!! 빨강색 티셔츠는 해외판, WORLD P.T.A. 전용 사양이였다. 이렇다 보니 회장 안을 누비면서 같은 디자인의 티셔츠를 입은 사람을 지나치며 많이 봤지만 실질적으로 나만 빨강색이다보니 (이 날 나를 제외하고 이 빨간 티셔츠를 입고있었던, 외국인처럼 보이는 사람은 딱 한명 봤던것 같다) 이것도 되게 묘한 기분이었다… 그냥 화장실 가는데 왠지 쳐다보는 느낌이고(?)

 

당연하지만 회장 내에서는 이런저런 굿즈들을 팔고 있었다. 통상 투어굿즈만 해도 다양했는데 진짜 별의별게 다 있었다… 팜플렛을 보니 드디어 닉값하는(?) 퍼퓸의 “퍼퓸”(향수)를 팔더라 ㅋㅋㅋ 농담삼아 굿즈로 왜 향수 안 내냐 했던 적이 있는데… 그것이 현실로

이건 역대 발매한 앨범 쟈켓으로 만든 컬렉티블. 암튼 뭔가 많았다 (하지만 난 이 날 굿즈는 아무것도 안 질렀다)

생각해보니 저녁 6시에 와서 밤 10시가 넘는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었다… 앞으로의 라이브 최소 두세시간은 더 버텨야하는데 아무것도 안 먹으면 쓰러지겠다 싶어서 회장에서 팔던 핫도그를 하나 집어먹었다. (이것만 먹고 버틴것도 솔직히 신기하다)

 


 본 공연 시작

세트리스트

1. Start-Up
2. Future Pop
3. エレクトロ・ワールド
4. If you wanna
5. FUSION
6. Tiny Baby
7. Let Me Know

— MC —

8. Butterfly
9. 微かなカオリ
10. SEVENTH HEAVEN
11. ポリリズム

Future Pop 앨범의 오프닝 트랙으로 시작해 앨범 신곡과 구곡을 섞어 쉴틈없이 달린다.

MC 후에는 추억의 명곡들이 이어지는데… SEVENTH HEAVEN!!! 아 상상도 못했는데 이거 너무 좋아하는 곡인데 이걸 라이브로 들을수 있어서 너무 감격이었다. 메이저 브레이크를 이루어낸 효자곡이라고 할수있는 ポリリズム(폴리리듬) 싱글의 커플링 곡이었는데… 이걸 하고 바로 이어서 폴리리듬을 한다고?? HYPE IS REAL

폴리리듬이 나와서 마냥 신나게 뛰는 와중에 시계를 확인하니 어느새 11시 후반을 달리고 있었다… 온다… 카운트다운.

— 2018→2019 카운트다운 —

12. 天空
13. FAKE IT
14. Party Maker

— P.T.A.のコーナー x docomo —

여기서부터 docomo의 스폰서로 야심차게 준비한 FUTURE EXPERIMENT가 사실상 시작. 카운트다운 시작 몇분전에 전세계 인터넷 생중계 및 시부야 한복판의 야외 설치무대로의 중계가 시작됐는데…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회장에 와서 이런 엄청난걸 하고 있는걸 보니 그냥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 부분은 감사하게도 공식에서 당시 영상을 유튜브에 그대로 올려놔주셔서, 누구나 볼 수 있다. 진짜 몇번이고 돌려봐도 소름쫙 돋는 기획과 당시 장면들.

 

와.. 진짜 대박.

사전에 관람객 자리에 비치돼있던 펜라이트는 무선으로 원격 조종되는 방식으로, 무대위의 멤버들이 손을 흔들면 회장내 좌석도 기준으로 특정 구역의 사람들이 들고 있는 펜라이트가 빛나게 설정해두어서, 마치 거대한 LED 그리드마냥 글씨도 띄우고 하는 연출을 할 수 있었다. (영상을 보면 카운트다운 하는 부분에 관객석쪽에 숫자 모양의 빛으로 깜빡이는게 보인다… 이거 당연한 얘기지만 공연 다 끝나고 관객석 비추는 앵글의 영상 보기 전까지는 몰랐다 ㅋㅋㅋ 나는 관객석에 있으니까 내거랑 옆사람 깜빡이는거밖엔 모르니까)

더 무서운건 시부야에 있던 야외 무대에 보러온 사람들에게도 무선으로 연결되는 LED 팔찌를 배부한 모양인데, 이 또한 몇km도 떨어져있는 거리인 요코하마에서 멤버들이 손을 흔들때 보내는 신호와 동기화시켜 시부야와 요코하마의 관객이 같은 색으로 발광하도록 구현한 거. 여기서 아마 도코모의 “5G” 기술이랍시고 low-latency 연결망이 힘을 발휘한건가 싶다. 요코하마에서 멤버들이 손을 흔들면 그 신호를 시부야로 보내서 관객들의 팔찌 색이 우리가 요코하마에서 보는 색과 같은색으로 발광한 걸 카메라로 찍은걸 다시 거꾸로 요코하마 아레나의 화면에 뿌려주는데 이게 거의 딜레이가 없다 싶을 정도로 실시간 중계가 됐던거니까. 좀 대단하긴 했음.

그리고 빠방! 회장 다같이 10…9…8…7… 외친 카운트다운! 아마 이제껏 직접 겪어본 카운트다운중에 가장 많은 인파와 함께 한 신년맞이였던것 같다.

이후 곧바로 이어진 곡 天空. 이게 아마 이 공연을 통틀어 가장 인상에 남은 곡이었던것같은데, 시부야/웹 중계 시작하고 바로 나간 곡이면서 2019년으로 넘어가자마자 들은 첫 곡이 된 것도 있었지만, 연출이 너무 멋있었기 때문이다. 위에 첨부한 영상으로도 볼 수 있지만 라이브 카메라뷰가 사전렌더링된 요코하마아레나의 3D모델로 전환되면서 위성뷰까지 줌 아웃 -> 시부야로 플라이오버해서 다시 줌인 한 뒤 완벽하게 똑같은 위치와 앵글로 고정된 라이브 카메라 피드로 완벽하게 트랜지션!! 아 진ㅉㅏ 보면서 소름돋았다 이건 팔등의 솜털이 발딱 설 수밖엔 없는 것이었다…

중계가 FAKE IT까지 되었던가? Party Maker까지였던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위에 공개된 영상에서는 한 곡만 들어있지만 곧바로 FAKE IT으로 이어지면서 그냥 순식간에 신년 새벽부터 댄스플로어가 되었다.

docomo 콜라보의 P.T.A. 코너 (FUTURE EXPERIMENT Vol.04)

 

퍼퓸 라이브에 P.T.A.코너가 빠질 수 없는데 이번에는 카운트다운 스페셜로 기획된 특설 코너. 도코모의 지원으로 이런저런 재밌는걸 준비한 듯 한데 드디어 아까 나눠준 스마트폰 단말기를 활용할 때가 왔다. 위의 영상을 보면 말로 설명하는것보다 더 이해가 빠르겠지만… 역시 예상대로 회장내 설치된 와이파이스팟을 이용해 관객 전부를 연결시켜 무대와 이런저런 데이터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기획이었다.

원래는 P.T.A.코너 전통상 남자~ 여자~ 안경쓴사람~ 양말신은사람~ 등의 라이브 앙케이트를 손을 들어 호응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오늘은 휴대폰으로 특설 웹사이트에 접속해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설문의 A,B,C 중 하나를 눌러 답변을 송신하는 식이었다.

원래라면 잘 됐어야 하지만… 우려했던대로 12,000명의 사용자를 전부 차질 없이 연결시키는데에는 아직 기술적으로 무리가 있었나보다. 이 글을 쓰면서 처음 알았는데 위의 영상을 보면 액세스포인트를 126개 설치했다고 하는데 역부족이었던 듯. 회장에서 제공해준 아이폰6으로 해봤을때 접속이 안되자 내 개인 폰 (아이폰X)로도 시도해봤지만 안타깝게도 코너가 다 끝날때 까지 나는 와이파이에 제대로 연결하질 못해서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질 못했다.

그래도 재밌는 컨셉이었던 것이, 이론상 잘만 된다면 진짜로 관객석에서 보낸 응답이 무대쪽 화면의 요코하마 아레나 좌석표 도면 상의 정확한 위치에 빛으로 표시되는데 이걸 이용해 퍼퓸 멤버들이 의사/변호사/사장만 응답하래놓고는 관객중의 고학력고수입(?) 팬을 찾아내는데 성공하기도 했고. 남녀 비율을 차트로 보여준다든가 실시간으로 라이브 회장에서 이런게 가능하단건 정말 미래다운 발상이었다.

마지막에는 무대위에 설치한 아이패드 위에 멤버들이 그림 메시지를 쓰자, 그 이미지가 글자 스트로크 그려지는 그대로 관객들이 들고있는 휴대폰 화면 위에도 그려지는 멋진 연출로 멤버들로부터의 새해 기념 축하 메시지가 전달됐다. (나는 물론 직접 폰으로는 못 보고, 무대쪽의 화면을 통해 봤다 ^__^)

 

15. MY COLOR
16. チョコレイト・ディスコ(2012−Mix)

(Encore)
17. 心のスポーツ

— MC —

18. 無限未来

세트리스트 출처: [링크]

이후 몇 곡 더 한 뒤, 앵콜까지도 두 곡 부르고, 공연이 끝났다. 마지막의 마지막 곡은 그야말로 앞으로 맞이할 미래를 바라보는 자세에 걸맞는 “무한미래”


 

공연을 모두 마치고 요코하마 아레나 밖으로 나오니, 건물 바깥으로 보이게 설치되어있던 전광판에 큼지막하게 신년을 축하하는 문구의 비디오가 반복되어 틀어지고 있다. 다들 퇴장하면서 사진 한장씩 찍어가는걸 잊지 않는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같은 퍼퓸에 대한 애정으로 모인 12,000명이 한 곳에서 새 해를 맞이한다니 새삼 신기한 일이다. 시간은 자정을 넘겨 한시 반을 가리키는 와중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들떠서 회장을 떠나 숙소로 향했다.

그렇게 2019년은 좀 특별하게 시작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