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돌아보며: 1월~3월

2019/12/31 14:38

2019년에는 무슨 일들이 있었나.
벌써 4년째가 되어버린 연례행사 #연말결산 시리즈. 올해도 그냥 지나가기는 아쉬우니까.

이 포스팅에서는 올해 있었던 특별한 일들, 기억할만한 것들, 또 블로그에서 별도 포스팅으로 다루지 않았던 것들을 기억을 되새겨 적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1월

올해의 시작은 해외에서 맞이했다. 퍼퓸의 카운트다운 라이브에 가게 되어, 공연장에서 다함께 새해로 넘어가는 순간을 경험했다.

이 뿐만 아니라 1월 1일은 우치다 마아야의 기념비적인 첫 무도관 공연도 있었는데…

1월 1일
우치다 마아야 New Year Live 2019 “take you take me BUDOKAN!!”

마레이를 이치오시로 파게 된 이래 많은 라이브를 다녀왔지만 이번은 그중에서도 최고로 기대되는 정점의 공연이 되어야만 했을 터인데… 일련의 사건들때문에 개인적인 평가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안타까운 라이브였다.

굿즈를 사려고 줄을 세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다른것도 아닌 “티셔츠”가 매진되어서 라이브 시작 전에 체력도 정신도 피폐해졌다. 원래 굿즈 별로 끌리는게 없었는데 그래도 티셔츠는 사야할거같아서 검은색, 흰색 두가지 디자인이 있던것중 검은색을 사고 싶었는데 3시간을 무도관 주위를 둘러싼 대기줄 안에서 돌고 돌아 겨우 계산대까지 왔더니 눈 앞에서 매진되는 순간 진짜 온갖 생각이 다 들더라.

그러고 나서 저녁에 입장했더니… 이번에도 자리가 이꼬라지. 2층의 최후열이었다 ㅋㅋㅋ 마레이 팬클럽 들어간 이후에 첫 팬클럽 선행으로 응모해 다녀왔던 Magic Number Tour 도쿄공연도 비슷한 경험으로 별로 좋은 기억이 안 남았었는데 (짤막한 후기 글 – 작년 연말정산 6월 부분 참조) 이번에도 아니나다를까…

아니 그래도 이전에는 그냥 캐퍼시티에 비해 관객이 너무 많아서 팬클럽 응모한 사람만으로 꽉 채웠던거라서 최후열 걸릴수도 있는거고 뭐 그렇다 치자 했다. 근데 이번 무도관의 경우는 진짜 너무 화가 났던게, 애초에 원형인 구조의 공연장을 원형으로 다 안 쓰고 한쪽 막아서 U 모양으로 쓸거면 모든 좌석에서 최소 공연 보는데 지장이 없도록 기획단계에서 무대설비의 사양을 고려해야 하는게 아닌가? 위의 사진을 보면 무대가 거의 3단 구조로 돼있는데, 앉아서 볼때도 무대 3층 위에 달린 LED화면은 천장때문에 반이 잘려서 안 보인다.

공연이 시작하니까 당연히 사람들이 다 일어나는데, 일어나니까 진짜 거짓말 1도 안 치고 화면이 하나도 안보인다. 무대도 안 보인다. 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하고 음악이 나오는데 뭔가 화면에 오프닝 영상이 나오는 모양이다. 뭔지 안 보여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다. 마레이가 3층 무대 꼭대기에서 등장한 모양인데 사람들 환호성으로 알아챘다. 고개를 옆으로 90도로 꺾어서 보니 겨우겨우 마레이 다리가 보일 정도다. 순간 내가 팬클럽 선행으로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공연 보러온게 맞나? 싶었다. 반값에 파는 見切れ席 (무대 뒤나 기타 장소 등 무대가 뭐에 가려 잘 안 보일거 감안하고도 보고싶은 사람들을 위해 원래 매진인 공연에 추가로 판매하는 티켓) 온 것도 아닌데 진짜 이제껏 다녀본 수많은 라이브중 이런 자리는 처음이라 당황스러울 정도.

무대 기획 스태프가 진짜 생각을 제대로 했더라면, 차라리 잘 안보일것같은 좌석은 아예 배정을 하질 말든가. 아니면 무대를 어디에서도 잘 볼수있게 너무 높이 쌓지 말든가. 아니면 최소한 화면이라도 사방으로 더 많이 설치해서 그거라도 볼 수 있게 해주든가… 온갖 원망스러운 생각이 다 들더라.

이래서 퍼퓸 카운트다운 최고의 라이브로 시작했던 2019년 첫 날을 어떤 의미에서는 최악의 라이브가 망쳐버렸다.

이후 뒷풀이에서 본 라이브에 오셨던 한국인 이벤터분들 여럿을 만났는데, 이때의 모임은 아직 기억에 많이 남는 모임이었다. 라이브는 이제까지 항상 혼자 다녀오고 뒷풀이도 혼자 밥먹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공연보다도 뒷풀이가 더 좋은 기억으로 남은 공연이라니 참 아이러니한 상황.


 2월

One World Observatory에서 바라본 맨해튼 야경
2월 17일 – 3월 6일
뉴욕 출장

출장으로 뉴욕을 다녀왔다. 3주간의 긴 출장이었다.
[스냅샷 사진들을 모아놓은 글]

회사가 나름 중대한 전환기에 있었던 시기라, 리브랜딩 프로젝트의 제 1단계인 새 로고 디자인을 위해 뉴욕에 있는 사무실에 가게 되었던 건데, 일은 일적으로 고된 시간이었지만 뉴욕을 가본건 꼬꼬마때 가본 이후로 처음인데다 3주간 진득하게 ‘살면서’ 지내는건 처음이라 계속 반복되는 일상속에 찌들어있던 나에게 나름 신선한 경험이 되었다.

3주간 지냈던 곳은 코워킹 스페이스로 유명한 Wework가 운영하는 일종의 서비스드 아파트먼트인 “Welive”라는 곳. 위워크답게 인테리어가 잘 되어있고 침대 및 가구, 티비 등 기본적인게 갖춰진 (사실상 호텔임) 곳이었던지라 지내는데는 큰 불편함이 없었다.

불편함이라고 하면 뉴욕 도착한 순간부터 3주간 감기가 낫지 않아서 하루종일 집에 앓아 누워있던 적도 있고 열이 나고 콧물을 훌쩍거리며 돌아다녀야했다는 핸디캡이 있었지만…

그래도 저녁에는 맛있는걸 먹으러 다니고 주말에는 야무지게 돌아다녔다. 지하철은 물론 조금 멀리 교외로 나가는 미-국 기차도 타보고…

라운드원을 갔다 (???)

헤일로 아케이드 게임도 해보고 북미판 디디알도 밟아보고 댄스러시도 하고 사볼도 했다 (사진 생략)

주일에는 처음으로 힐송 교회 (뉴욕)도 가봤다. 분명 처음 온건데 어째 예배 스타일이 많이 익숙하다 싶었는데 일본 갈때마다 가던 교회인 Lifehouse가 Hillsong network 교회여서 여기저기 비슷한 구석이 많았나보다 싶었다.

돌비 시네마도 경험했다. 감상한 영화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Into the spider-verse). 안그래도 화려한 그래픽때문에 감명깊게 본 영화였는데 최고의 몰입을 위해 최적화된 영화관인 시설 빠방한 돌비시네마에서 보니까 한층 더 뜻깊은 경험이 되었다. 고급 마사지 의자를 방불케하는 푹신한 리클라이너 의자에 엉덩이부터 떨림이 전해져오는 엄청난 우퍼 베이스가 인상적이었다.


3월

3월 7일
대만을 경유해 귀국

3월 초가 되어서야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3주간의 긴 체류를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는, EVA항공의 비즈니스 석을 타고 오는 경험을 했다. 비즈니스석을 타본건 아주 어릴때 러시아 갈때 오버부킹돼서 비즈로 갔던 기억 이래 십 몇년만인지… 게다가 에바항공은 장거리 비행편인데도 퍼스트가 없어서 비즈가 사실상 톱클래스라 타 항공사보다도 서비스가 좋다고 하더라.

플랫베드로 쫙 눕혀져서 다리 쫙 뻗어지는 좌석도 편했고 음식도 맛있었다.

그래도 장거리 비행은 힘들긴 하더라.

미국 갈때도 대만을 경유하는 비행이었지만 그때는 몇 시간 안돼서 공항 안에 있었는데, 돌아올때는 시간이 더 많기도 했고 회사 동료와 같이 온지라 도심을 좀 돌아다닐 기회가 있었다. 대만을 와본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뭘 했냐… 애니메이트를 찾아갔다 (???)

우리나라에선 이제 볼 수 없어진 까르푸를 가고 (??)

오락실을 갔다 댄스러시를 했다 유비트를 했다 (???)

마지막으로 대만에서 한국으로 넘어올때도 짧은 비행이었지만 비즈로.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