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돌아보며: 4월~6월

2019/12/31 17:50

2019년에는 무슨 일들이 있었나.
벌써 4년째가 되어버린 연례행사 #연말결산 시리즈. 올해도 그냥 지나가기는 아쉬우니까.

이 포스팅에서는 올해 있었던 특별한 일들, 기억할만한 것들, 또 블로그에서 별도 포스팅으로 다루지 않았던 것들을 기억을 되새겨 적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4월

4월 초에는 특별한 일 없이 일상이 이어졌다.

4월 23일
우치다 마아야 아티스트 데뷔 5주년 기념 팬 모금 광고

그래 이런것도 있었지… 살면서 처음 팬 광고 모금이라는 거에도 참여를 해봤다. 김포공항 역사 내의 어떤 벽에 몇주간 게재되었었다.

4월 24일
어벤저스 엔드게임 개봉

마블이나 슈퍼히어로물의 큰 팬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냥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SF물은 좋아하는지라 곧잘 극장에서 보러가곤 했는데 정신차려보니 MCU 영화들을 거의 다 챙겨봤었더라고. 어벤저스 엔드게임은 이제껏 영화사상 없었던 가장 많은 영화들이 한 세계관에 묶여 진행되어온 이야기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영화이기도 했던지라 그만큼 화제가 되기도 했고 나도 개인적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서 많은 기대를 했었다.

스포일러 당하는걸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개봉 당일에 보려고 예매전쟁도 고난이 많았지만 여차저차해서 롯데시네마의 LED화면으로 이루어진 스크린을 탑채한 특수관인 Super S관에서 처음 관람을 해보게 되었다. 영화는 꽤 만족스럽게 봤던 기억이 난다.

4월 26일 – 5월 6일
골든위크 일본여행

1월 초에 갔다온 이후로 꽤 긴 텀을 두고 거의 4개월만에 가게 된 일본. 1.5주라는 다소 긴 기간으로 가게 됐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시작과 끝에 걸친 주말에 이벤트가 있었기 때문에…

일단 4개월만에 온 일본이니까 메차쿠차 온게키를 했다. 당시 나온지 얼마 안된 따끈따끈한 DDR 신기체 (일명 금디댤)도 좀 해봤다.

4월 27일
우치다 마아야 팬클럽 이벤트
“LIVE IS LIKE A SUNNY DAY Vol.2”

Vol.1때는 추첨에서 떨어져서 못 갔다왔었는데 두번째는 어쩌다보니 낮부 밤부 다 되어서 두 번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전 이벤트에서 하도 데인게 많아서 그런지 이번에는 기대감을 싹 비우고 갔다. 그래서 그런지 평범하게 괜찮은 이벤트였다. 그러나 어째서일까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오시를 향한 애정은 이미 식고있었는지 모르겠다…

여담으로 나카노 선프라자를 와본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름 유명한 소-중규모의 베뉴라고 들었는데. 비가 오기도 했고, 이벤트 끝나고 나와서 뭔가 엄청 추웠던 기억이 난다.

4월 28일
M3-2019春

M3 방문은 무려 5년만이었다…
겸사겸사 일본 갔던 기간내 겹쳤던거라 간거긴 한데, 기왕 가는거 좋아하는 아티스트들 신보 많이 구하자 해서 리스트를 작성해 앨범들을 메챠쿠챠 질렀다. 물리 CD는 더이상 집에 보관할 공간도 없어서 구입을 자제하려고 하는 편이었는데… 실패했다

4월 29일
하야미 사오리 Concert Tour 2019 “Junction” 도쿄공연

이것도 원래는 계획에 없지만 일본에 있던 기간에 마침 콘서트가 있어서… 그리고 아는 친구가 남는 티켓이 있다고 해서 Why not? 하고 보러 갔었다.

하야미 사오리 노래 잘 부르는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솔로곡은 많이 몰랐고… 대신 이번 새 앨범인 Junction은 스트리밍으로 몇번 들었어서 라이브에서 들어도 생각보다 귀에 잘 익어있더라. 여타 라이브는 좀 뜨겁게 뛰고 그런 분위기가 많지만 하야밍은 애초에 곡이 좀 잔잔한 분위기인 만큼… 본인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항상 라이브때 좀 아쉬워하는거같기도(?)

그렇다고 계속 앉아서 보기만 하는 졸린 공연은 결코 아니었고. 미드템포 노래에 함께 박수치는 곡들도 있었다. 노래도 수준급이고 연주도 수준급이고 진짜 무슨 기대감 없이 보너스처럼 보러갔던 공연인데도 굉장히 만족스럽게 본 라이브였다.

누구도 이길수 없는 최장수 고인물 팬 “양친”으로부터의 화환

5월

5월 1일

5월 1일로 날짜가 바뀌면서 일본에서는 연호가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바뀌는 이벤트가 일어났다. 난 일본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니까 연호가 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느정도인지 감이 잘 와닿진 않지만, 그래도 이게 일본인들에게 있어서는 거의 서력으로 1월 1일이 된 느낌 이상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의미있는 순간이라는 건 당시 일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와 닿았던것 같다.

4월 30일 저녁에 숙소의 티비로 이런저런 방송들을 봤는데 시부야에서 카운트다운도 하고 하는걸 보니 진짜 그냥 연말 분위기를 한번 더 느끼는 기분이었다. 전날에 갔던 하야미 사오리 라이브에서도 헤이세이 마지막의 라이브라고 언급하기도 했고, 뭔가 그렇게 추가적인 의미를 부여하니 더 특별해진다고 해야할까.

저 때 아키바의 아트레는 주문토끼 5주년 기념으로 외벽이 주문토끼 사양으로 장식되어있었다. 너무 이뻤당

이날에는 또한 온게키의 오리지널 악곡을 담은 앨범의 발매 기념 릴리스 이벤트가 있었는데, 원래 별 생각이 없다가 마침 기간이 맞기도 했고, 친구가 꼬셔서 앨범을 구매하고 이벤트 참가권을 얻어서 가보게 됐다. 간단한 토크쇼가 진행되고, 좌석 앞줄부터 차례대로 무대 앞으로 가서 20초?가량 짧게 성우분들과 대화를 나눈뒤 특전인 포스트카드를 받아가는 방식이다.

연호가 레이와로 바뀐 이후의 첫 이벤트라는 의미도 담아서 작은 이벤트지만 좀 특별한 기분이 됐다.

5월 2일
니쿠페스(肉フェス)

말 그대로 고기 페스티벌이라고… 이거도 매해 열리는 행사인거 같은데 기간 내에 할만한게 뭐가 있을까 찾다가 발견. 오다이바에서 열렸는데 며칠에 걸쳐서 열리는 행사고… 입장료는 무료다. (고기를 많이 사먹으라는 의미겠지) 특징이라면 누구나 볼수있는 오픈 스테이지 에리어가 있는데 여기에 서는 아티스트 라인업이 매일 바뀐다. 5월 2일은 특히 내가 들어본적있는 애니송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는 날이라서 어차피 공짜이기도 하고, 여행 같이갔던 친구들과 함께 가보기로 해서 구경했다.

라이브회장으로써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얏카이厄介(이벤트 회장 등지에서 주위에 불편을 끼치는 행동을 많이 하는 부류의 사람들) 천국 ㅋㅋㅋ 지하아이돌 겐바 / 쿠라에서는 흔해도 보통 회장에서는 절대 못 할 쿠소콜이나 개조블레이드를 휘두르는 등 그냥 하고싶은 대로 응원하는 분위기였고 어차피 공짜 이벤트라 지정석도 아니고 제지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냥 원래 이런 분위기인가봄. 구경하는게 재밌었다 ㅋㅋ

무려 fhana가 출연했었는데, 다른 아티스트들은 뒤에서 멀찌감치 보다가 fhana만큼은 무대 앞으로 최대한 붙어서 봤는데 이게 꽤나 거리가 가까웠다 (왜냐면 여기 오는 사람들은 대체로 다 쿠소짓하러 오니까 그러면 무대 가까이 가는게 의미가 없으니까 생각보다 무대앞으로 밀고가는 경쟁이 안 치열하다) fhana 하면 이제 빠질수 없는 곡이 된 青空のラプソディ도 당근빠따죠 나왔고 이 또한 큰 기대 안했지만 의외로 재밌게 즐긴 미니 라이브가 되었다.

5월 5일
히나비타 Live 2019 “Sweet Smile Merry go round”

블로그에서 한번도 언급한 적이 없는데, 2018년 연말에 히나비타의 라이브에 다녀온 적이 있다. 이것도 내가 이제까지 다녀온 라이브중 손에 꼽을만한 훌륭하고 기억에 남는 라이브였는데, 해당 라이브의 후속으로 새 이벤트가 이렇게 짧은 텀으로 발표될줄은 솔직히 기대 안 했었다. 라이브때 워낙 감동을 받았던지라 이번에도 안 갈수가 없었다. 사실상 이번 여행의 주 목적이 됐었던 이벤트.

지난 12월의 이벤트는 혼자 갔었지만, 이번엔 친구들 몇을 꼬셔서 같이 갔다. 회장에서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고. 여전히 좋은 밴드와 좋은 곡들, 그리고 공연 전의 DJ세션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아티스트들도 튀어나왔고…

낮부 밤부 둘 다 봤는데 회장도 좀 커졌고 사람도 늘어난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히나비타 진짜 좋은 컨텐츠인데 이대로 더 성장할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월 21일 – 27일
또 다시 도쿄

어쩌다 보니 일본을 2주만에 또 가게 되었다. 5월 25일에 온게키의 라이브가 있었는데 매우 가고는 싶었지만 아무래도 이미 4월 말에 길게 일본을 다녀온 이후 이렇게 짧은 텀으로 또 갔다오기가 좀 뭐해서 자제하려고 끙끙대던 차에… 유럽으로 휴가를 가는 회사 동료가 도쿄를 거쳐서 가는데 마침 예약해둔 숙소가 2인분이라서 그냥 같이 공유해줄테니까 가고싶은거 그냥 가라는 꾀임에 넘어가서(?)

OMO5라고 호시노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새로운 타입의 숙박시설이었는데, 뭔가 모던한 양식과 일본식을 섞어놓은듯한 특이한 인테리어와 방 구조였다

친구 따라서 간 조금 비싸고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해봤다

마침 일본에선 스타벅스가 이런 레트로스러운 옛날 킷사점 (찻집)풍 이벤트를 시작해 특별 메뉴인 “푸딩 아라 모드 프라푸치노”도 먹어보고 특수제작한 레트로풍 간판도 구경하고.

5월 25일
SEGA 리겜페스 (音ゲーフェス) – 온게키 라이브

이게 이번에 또 일본을 오게 만든 주범(..)

온게키라는 리듬게임을 작년부터 재밌게 하고 있는데, 이건 처음 기획부터가 오리지널 캐릭터들도 있고 (당연히 안의 사람 성우도 있다) 오리지널 스토리도 있고, 게임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오리지널 악곡으로 캐릭터송도 다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 성우들 모아놓고 라이브하기 딱 좋은 컨텐츠라는 말씀! 라이브를 이제까지 정식으로 한건 Vol.0라고 완전 초창기에 메인 히로인 3인방 유닛인 “아스테리즘”만 출연한 미니 라이브가 있었는데, 대부분의 캐스트가 다 나오는 제대로 된 스케일의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임도 진득하게 즐기면서 들은 오리지널 곡들도 좋아했기 때문에 이걸 라이브로 들을 기회가 왔다니 놓칠 수 없을 것 같았다.

베뉴는 오다이바의 Zepp Tokyo였고, 양일간 SEGA가 “음악게임 페스”라는 이름으로 개최하며 사용했는데 2층 공간은 뮤지엄 스페이스로, 이런저런 굿즈를 전시해놓은 것으로 열어두어서 구경할 수도 있었다.

(사진이 훨씬 많지만 생략한다… 궁금하시면 트윗 글타래에서 확인)

우선 온게키의 캐스트는 성우들이라해도 A급 성우들을 기용했다기보다는 아직은 좀 인지도가 낮은 성우들(=성장가능성 높음)이 많은 겐바라, 음악적인 면에서 높은 수준의 라이브를 기대하진 않았는데 이쪽은 역시 그냥 예상했던 정도였지만, 라이브는 역시 분위기라고 해야할까? 회장의 분위기가 정말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 세트리스트가 정말 압권이었는데…

오프닝으로 디제이 둘이 워밍업을 해준다는건 미리 알고 있었는데, 그 디제이셋도 꽤나 통수를 치는 곡들이 있었으면서도 (프리코네 오프닝 -> 제국화격단 트랜지션 띠용ㅋㅋ) 성우들이 나온 이후에 직접 부르는 라이브에서도 통수를 치는 선곡이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직도 기억나는데 아스테리즘이 나와서 MC 잠깐 하더니 “자! 그럼 다음 곡을 들어주세요!” (와아아) “ASTERISM의– 토키메키 익스피리언스!” (와아아..) (어?? 뭐라고요??) [주: 뱅드림의 수록곡이다]

아니 분명 다 온게키에 수록되어있는 곡이긴 한데 ㅋㅋㅋ 너무 자연스럽게 완전 다른 작품의 곡을 이렇게 커버할줄 누가 생각했을까 ㅋㅋㅋ 곡이 끝나고 다들 정신이 벙벙한 사이에 바로 이어 only my railgun의 전주까지 나와버리니까 이젠 그냥 이엣타이가 할수밖에 없자나

그 외에 당시에 트윗으로 작성했던 후기는 여기서 읽어볼 수 있다


6월

큰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갔다. 댄스러시를 많이 했던것 같다.

6월 22일에는 새롭게 시작된 국내의 애니송 클럽 이벤트인 ANISONG HORIZON의 첫 공연이 있었다. 애니쿠라는 아직 엄청 익숙하지 않던 때였는데 오랜만에 방문해서 그래도 소리 빠방한 곳에서 다양한 애니송을 들을수 있으니 좋은 경험이 됐었다. 밤샘 이벤트라서 끝까지 있지는 못하고 새벽에 나왔었다.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