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enosium: Decennial

2017/08/21 23:36

블로그가 10주년을 맞습니다.

2007년 8월 26일에 ‘Xenosium’이라는 이름을 달고 정식적으로 개설되어 어느새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요.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꿈만 크게 가지고 시작했던 블로그가 지금은 엄청나게 유명해지…지는 않았지만 1년, 2년을 보내며 10년동안 터지지 않고 유지되는 롱런 블로그가 되고싶다!는 집념으로 용케 버텨왔습니다.

되돌아보면, 이 블로그는 저에게 참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저 ‘인터넷상에 나만의 멋진 공간을 갖고싶다’는 야망(?)에 이끌려 맨땅에 박치기하다보니 자동스럽게 갈려진 칼이 지금 직업삼아 하고 있는 웹디자인 일의 기초가 되기도 했구요. 하고싶었던 많은 것들을 자유롭게 해볼 수 있는 놀이터로써, 좋은 배움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2010년 전후로 트위터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이후로 블로그의 인기는 체감될 정도로 급격히 식어버려서, 예전같이 활발하게 소통하는 용도로 쓰이진 않았고, 그에 맞게 블로그 글의 형태, 형식도 많이 변화했다고 느낍니다. 물론 10년, 5년 전과는 달리 제가 지금은 다른 일상을 살아가고 있기에 그 영향이 있기도 합니다만. 이런저런 환경의 변화에 맞춰 Xenosium도 수 번의 리뉴얼/리디자인을 통해 계속해 발전하려 노력해왔습니다.

10주년 기념 Redesign

이전에 쓰고있던 디자인을 런칭한지도 벌써 3년이 지난지라 슬슬 뭔가 또 변화를 줄 때가 되었다 싶기도 했고, 마침 10주년 마일스톤도 다가오고 있었던지라 작업해봐야지 하고 몇달전부터 생각만 하고 있다가 막상 2주 전까지 닥쳐서야 겨우 실제적인 작업에 착수하여… 거의 한주정도만에 목업부터 코딩까지 완료했습니다.

Mockup

전체적인 비주얼 스타일은 5주년때 만들었던 xnsm5 디자인과 흡사하게 삼각형, 네모, 선 등 기초 도형을 활용한 느낌으로 구상했고, 색상은 이제까지의 느낌보다는 다소 파격적이게, 최신 트렌드이기도 한 밝고 채도가 강한 색을 고르다가 녹색과 오렌지색을 팔레트 컬러로 선정했습니다. 살짝 다른 톤이긴 하지만 오렌지색 때문에 직전의 디자인이 살짝 연상되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혼자 작업하면 역시 커밋을 대충대충 하게 됩니다

그 외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코드적으로는, 기존에 아주 대충 설정해두었던 빌드 구조를 이번 기회에 회사를 다니며 습득한 각종 지식을 아주 쪼끔(..) 활용해서 좀 더 효율적으로 자동화할수 있게 바꾸었고 대대적인 정리를 강행했습니다.

SVG를 이전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최대한 최적화하고 CSS에 인라이닝하는 등 최신 기술이나 방법의 사용을 aggressive하게 활용했습니다.

다양한 최신 브라우저에서 똑같이 잘 돌아가게 만드는게 예전보다는 훨씬 편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골치아픈 일이 터지는건 여전합니다. 이번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사파리가 골머리를 썩혔습니다. IE따위 이젠 몰라 테스트도 안 해봤어

애니메이션도 처음 구상때는 진짜 막 엄청 화려하고 멋지게 덕지덕지 붙이려고 상상만 했었는데, 시간의 제약이 있기도 했고 퍼포먼스적으로도 납득이 가는 선에서 적당히 넣었습니다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꽤 화려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커버 페이지가 특히나…

폰트

새 디자인에 사용한 폰트는 Quarion이라는 폰트로, 디자인을 구상하던 중 때마침 날아온 뉴스레터를 통해 처음 보고 다양한 두께와 본문용 폰트로도 적합한 패밀리인것을 보고 할인을 힘입어 전체 패밀리를 다소 저렴하게 구입후 웹폰트로 적용했습니다. 숫자 글리프가 특히나 볼수록 마음에 드는 폰트입니다.

용량이 다소 나가기 때문에 항상 골칫거리인 한글 폰트는 Typekit을 이용해 Source Han Sans를 다이내믹 서브세팅으로 로드합니다. 따라서 페이지에 실제 표시되는 글리프만 로드하기 때문에 용량이 전체 폰트를 로드하는것보다는 줄어들지만… 그래도 두께별로 평균 200KB정도는 되는지라 어느정도의 로딩타임은 타이포의 미려함을 위해 희생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Source Han Sans의 구글쪽 사실상 동일한 폰트인 Noto Sans (CJK KR)이 설치되어있다면 이쪽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로딩이 되지 않습니다.

페이지 로딩시 본문쪽을 로더가 가려버리는 것도, 유저 입장에서는 그닥 좋은 practice는 아닙니다만 폰트 로딩 전후로 텍스트 모양이 갑자기 바뀌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단히 안 예뻐요) 어쩔수 없는 선택을 했습니다. 빠른 연결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긴 할겁니다. 그나마 영문 폰트는 최초 로딩시 세션 스토리지에 저장을 하기 때문에 이후의 로딩에서는 한글폰트의 글리프만 로드하게됩니다.

새 디자인의 이름

예전에는 스킨 새로 만들 때마다 오글거리는 이름을 갖다붙이곤 했는데요. (이전엔 공개 배포용 스킨을 제작하기도 하기 때문이었죠) 언젠가부터 그냥 어차피 Xenosium에서만 쓸 디자인으로 작업하게 되면서 이름붙이기도 귀찮아서 블로그 이름과 버전을 따서 xnsm5, xnsm6으로 짓게 되었는데, 이번에도 이 네이밍 컨벤션을 따라 xnsm10…으로 점프했습니다. 5,6은 각각 5번째, 6번째 스킨이라는 의미에서 숫자를 올렸지만 이번엔 10주년에 맞추기도 했고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마일스톤이기도 하니 모 작고 부드러운 하드웨어 명가의 사례를 본받아 10으로 올려버렸습니다.

특별한 의미는 없어요.


그러고 보면 아직 8월 26일까지 5일이나 남았는데 시간의 제약이 왜 있지 왜 이리 급하세요 물으신다면, 제가 수요일부터 여행을 떠나서 26일 당일에 집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밑밥 다 깔아놓고 현지에서 스위치만 딱 올릴까 싶기도 하다가, 보통 스킨 새로 올리면 올리고 나서야 고쳐야할 각종 문제들 튀어나오는건 이미 수없이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여행중에 쓸데없는 고민거리가 늘지 않게 하기 위해 그냥 미리 소프트 런칭을 하고, 글도 미리 올리는 형태로 하게 되었습니다.

블로그 글 올리는 주기가 하도 뜸해져서 지난 글은 거의 두 달만에 올리기도 했고, 여러모로 신경은 쓰고 있습니다만 그냥 큰 부담감 없이 마음 내키고 시간 날 때마다 올리는 식으로 편하게 운영하려고 합니다. 염원하던 10년 마크도 넘겼는데 고삐가 풀려서 더 소홀해지는거 아닌가 걱정되기도 합니다만… 뭐 환경이 허락하는 한에서는 어지간해서 블로그가 폐쇄하게 될 일은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너무 힘 빠지나?)

많은 관심까지 부탁드릴 것도 없고, 이따금씩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메인 페이지의 소개 글에도 적었듯이, 제 일상의 조각들이 찾아와주신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된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Thanks for the 10 ye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