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2014] [#07] Day 04 : 타테야마 쿠로베 알펜 루트 – 비조다이라, 미다가하라
Day 04
10월 24일 금요일
#07 타테야마 쿠로베 알펜 루트 – 비조다이라, 미다가하라
Tateyama
토야마역에서 한시간 조금 넘게 열차를 타고 이동해 타테야마 역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타테야마 쿠로베 알펜 루트>가 시작되네요.
위 그림은 오늘 통과하게 될 타테야마 쿠로베 알펜 루트의 각 구간별 운송수단 및 소요시간을 요약한 안내도입니다. 통과하는데만 최소 6시간~8시간 정도가 걸리는 큰 스케일의 관광 루트. 과연 체력이 버텨줄까,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타테야마 역에 내려서 케이블카를 타러 이동합니다.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서 혹여나 줄에 밀려 최속 운행편을 놓치게 될까봐 서둘러서 케이블카 역으로 움직였습니다.
사람들사이에 끼어 어찌어찌 차량 맨 뒷쪽 가운데 자리를 확보해서 아래를 바라보면서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경사가 꽤나 가파릅니다.
뭔가 사진에서만 보던 경사진 열차를 직접 타보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비조다이라(美女平)
그렇게 해서, <타테야마 쿠로베 알펜 루트> 첫 번째 관문인 비조다이라 (美女平)역에 도착!
비조다이라 역에서 다음 스탑까지는 고원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하는데, 우리가 도착했을때 이미 버스가 떠나서 다음 차를 기다려야했기도 했고, 바로 이동하기보다는 조금 둘러보는게 좋겠다 싶어서 조금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우선 역 윗층의 전망대에 올라가 경치를 구경하기로 합니다..
때마침 우리가 올라온 이 시기가 단풍이 가장 화사하게 필 계절이라, 어딜 둘러보아도 삼림이 알록달록했습니다.
안내 책자에 3개의 산책 코스가 그려져있었는데, 시간상 문제도 있고 체력도 체력인지라(..) 가장 짧은 1시간짜리 (파란색) 길을 따라 한바퀴 돌고 오기로 합니다.
공기도 맑고 정말 상쾌합니다! 어깨를 쫙 펴고 숨을 깊게 들이쉰 뒤 내뱉으니 그렇게 기분이 좋을수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자동차 도로변을 따라 걷다가, 안내판을 보고 숲속 길로 꺾어 들어가서 숲 속에 나있는 산책로를 따라 돌아 내려왔습니다.
이슬이 내렸는지 잎사귀에 물이 맺혀있고, 산길 바닥도 살짝 질척였습니다.
이런 자연 경관을 보고 있자면 이렇게 거대하고도 정밀한 산, 나무, 잎사귀 하나하나 독특하게 창조하신 하나님의 손길이 정말 놀랍고 놀랍다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작음을 재차 실감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천천히 걸어온건데도 한 시간 정도를 돌고 나서 역에 돌아오니 제법 땀이 나네요. 느긋하게 앉아서 다음 지점으로 데려다줄 버스가 도착하기를 기다렸습니다.
여담으로 산에 올라오자마자 LTE에그가 연결이 끊겨서 사용하지 못하고, 대신 비조다이라 역사 내에서는 FREESPOT 공용 와이파이가 잡혀서 어찌어찌 연결해 fmf에 사진 포스팅 등을 올렸습니다. 안그래도 속도가 느린데다가 연결 시간 제한까지 있어서 정말 애먹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알게된 사실은, 어째서인지 핸드폰의 테더링을 키지도 않았는데 이상하게 3DS가 인터넷에 연결되었다고 마크가 떠서 알아보니 닌텐도측에서 일본 전역의 FREESPOT 서비스 에리어에서 무료로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게 뭔가 협의를 해 놓은 모양이더라구요. 그래서 휴대폰은 인터넷을 못 쓰는데 3DS로 닌텐도 e샵은 접속이 되는 웃기는 상황이.. (그래봤자 할수 있는게 별로 없었지만요)
아무튼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합니다.
미다가하라 (弥陀ヶ原)
다음으로 이동해 내린 곳은 미다가하라 (弥陀ヶ原) 고원입니다. 고원 버스는 본래 그대로 통과하고, 내리기를 희망하는 승객이 있거나 반대로 탑승하려는 승객이 있으면 정차했다가 다시 이동합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둘러보니 보이는건 저 멀리 있는 산들과 걸쳐져있는 구름들. 아직 꼭대기까지 온 것도 아닌데, 해발 2000미터가 그렇게 높은 고도였나..? 싶기도 하고 (높은거 맞긴 하죠) 아무튼 신기합니다.
여기에도 몇개의 등산/산책 코스가 있었습니다만, 시간상 다 돌아보지는 못하고 약 35분이 소요된다고 나와있는 칼데라 전망대 코스만 잠깐 올라갔다 내려오기로 합니다.
…는 그 전에, 아까 봤던 구름 카펫의 광경이 궁금해서 초록색 루트로 살짝 따라 가서 사진만 좀 찍고 오기로 합니다.
고지대라 그런지 아래에서 보았던 알록달록함은 이젠 볼 수가 없네요. 산 위로 높이 올라온 만큼 기온도 꽤나 낮아져서, 이를 대비해 배낭에 넣어두었던 야상 잠바를 꺼내 한 겹 더 입었습니다.
비행기 탈때 구름 위로 지나가는걸 본건 여러번 있지만, 그런 게 아닌 땅 위에 서있으면서 구름 위로 바라봐 보기는 처음인지라. 이건 또 색다른 느낌이네요. 멋집니다!
위 사진처럼 산책로 발판을 잘 설치해놓아서 편하게 걸어다닐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여기서 시간을 너무 끌면 칼데라 전망대 구경하고 갔다오는데 시간이 촉박해지므로 서둘러서 미다가하라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표시에는 20분이라고 되어있는데 워낙 서둘러서 올라갔다보니 한 10분만에 올라간 것같았네요. ㅋㅋ 길 끝 맨 꼭대기까지 올라와서 바라보니 아 힘들게 올라온 가치가 있구나 싶습니다.
난관이 있긴 한데 마음만 먹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만한 그런.. 난관 너머는 그냥 거의 낭떠러지 수준의 경사입니다. 뭐 일부러 죽으려고 하지 않는한 넘어갈 이유가 없지만요(..)
충분히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서, 혹여 버스 시간에 늦어 놓칠까봐 조마조마하는 마음에 서둘러서 역으로 내려왔습니다.
…는 너무 빨리 와서 오히려 시간이 많이 남았네요. 앉아서 여유롭게 기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