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SBH50 블루투스 헤드셋 사용기

2015/02/22 23:55

한 2주 정도 되었나, 소니의 SBH50 블루투스 헤드셋을 구입해서 사용해봤는데요, 시간이 어느정도 지났으니 그간 쓰면서 느낀 사용기를 좀 적어보고자 합니다.


우선 구입을 고려하게 된 이유는 비타를 구입한것이 영향이 컸는데, 바깥에서 이동하면서 플레이할때 이어폰을 꼽은 채로 본체를 드니 선이 대롱대롱거리는게 뭔가 싫어서(..) 그리고 때마침 비타가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하는것도 있고요. 이외에도 평소에도 블루투스로 무선으로 음악을 듣는건 관심은 있었는데 대부분 헤드셋은 이어폰 일체형 (소위 “핸즈프리”)이라서 음악감상용은 아니고, 또는 헤드폰에 내장되어있는 방식이라 리시버를 새로 구입해야하는 거여서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소니의 SBH20이라는 제품을 어쩌다가 알게 되었는데 이건 블루투스 리시버로 3.5파이 헤드폰 잭이 있어서 리시버를 직접 꽂아서 쓸 수 있는 방식이더군요. 무선이면서 제가 기존에 쓰던 리시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좀 더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SBH20이 제일 엔트리레벨 기기고 (그래도 가격대비 절대 나쁘지 않은 스펙입니다만) 한단계 위가 SBH50으로 작은 디스플레이가 붙고 배터리 수명이 2시간 늘어난 8시간이라는 점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어차피 주머니에 넣고 다닐건데 디스플레이는 딱히 필요 있을까 싶었지만 배터리때문에 그냥 SBH50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주문을 했습니다.

가격대는 5만원으로 SBH20의 완전 싼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적당한 선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물건을 받아보니 소니치고는 조금 패키지라든가 제품의 만듦새가 약간 아쉽기는 했습니다.박스는 한번 뜯으면 뜯은 티가 확 날수밖에 없게 (열다가 살짝 찢어짐) 되어있어서 박스 깔끔하게 보관하는건 그냥 포기하시는게 나을듯 합니다(..)

번들된 이어폰이 있는데, 목 옷깃에 클립해 쓸 것을 감안한 것인지 케이블이 짧습니다. 퀄리티는 좀 저렴해보이고 소리는 약간 베이스가 강한 뭐 그냥저냥인 수준이었지만 어차피 번들 이어폰을 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별로 신경 안 쓰기로..

충전은 Micro USB 단자를 사용합니다. 동봉된 케이블은 뭔가 엄청 짧아서 그냥 집에 있던 다른 케이블을 꽂았습니다.

기기 조작부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위 사진 기준 왼쪽에 작은 전원 버튼, 하단부가 뒤로가기 (↶) 버튼 (메뉴버튼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미디어 이전트랙/재생/다음트랙 버튼. 상단에는 볼륨 -/+ 버튼이 있습니다. 정면에 있는 둥근 버튼은 전화 기능 관련 버튼입니다.


이하는 실제 사용해보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봅니다.

스마트폰과의 연계

소니도 자사의 Xperia 스마트폰 라인업이 있기 때문에 이쪽의 안드로이드 계열 폰과 사용하면 별도의 앱을 깔아서 문자나 간단한 알림 등을 SBH50으로 받아보거나 전화를 거는것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만, 아이폰은 그런거 없습니다. 몰랐던 사실은 아니고, 뭐 어차피 음악 들으려고 산거라 상관 없지만요.

아이폰에서도 전화가 왔을때 음악을 끊고 전화 음성 소스를 돌려주는 기본적인 기능은 사용할 수 있습니다. 헤드셋 본체에 내장 마이크도 있기 때문에 4극 마이크 달린 헤드셋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으시면 소리만 이어폰으로 듣고 헤드셋 기기의 마이크를 사용해 통화하는것도 가능.

페어링

최초 페어링은 아무 문제 없이 빠르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아이폰의 블루투스를 켜 둔 상태에서 헤드셋 전원을 키면 5-10초 이내로 자동으로 재연결을 해서 리모트 조작/음악 감상이 가능합니다.

NFC를 탑재한 안드로이드 폰이라면 후면 집게 부분에 터치해 페어링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제가 NFC가 되는 기기가 없어서 시도해보지는 못했습니다.

헤드셋 기기 자체에 최대 동시 2개의 기기까지 등록이 가능하고, 메뉴 조작으로 어느 한 쪽만 연결하거나 어느 한쪽에 우선권을 주고 두 대 기기에 동시에 연결하는것도 가능합니다. 위 사진처럼 폰과 비타에 동시에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

그런데 그렇다고 가령 비타를 플레이하는 도중 폰에서 음악 앱으로 재생을 한다고 자동으로 소스를 전환한다거나 하는건 불가능하고, 오디오 소스를 한쪽에서 받는중에 전화가 온다거나 하면 그 정보를 전달해준다거나 하는건 가능한 듯 합니다.

어찌되었든 소스를 전환하려면 수동으로 헤드셋 메뉴 조작을 해서 변경을 해 주어야하는데, 여러번 여러 상황에서 시도해 본 결과 그냥 한번에 한 기기만 연결해두는것으로 하는 것이 기기 검색/기기가 꺼졌다 켜져서 재연결해야할 때 더 빠르게 되는것을 체감했습니다.

(체감) 음질

SBH50은 검색해본 바로는 A2DP 오디오 스트리밍 채널에서 SBC 코덱만을 지원합니다. (링크) 블루투스에서 사용되는 코덱중에는 SBC, AAC, 무손실로 최근 광고가 되는 APT-X이 있는데, 아이폰과 연계해 쓸때 가장 좋기는 AAC가 좋겠지만 지원을 안 하는 관계로.. (이쪽 관해서는 저도 검색해보다가 찾은 글 하나를 링크해봅니다: “블루투스 코덱에 관하여” )

SBC가 오디오 소스를 변환을 해야하기 때문에 약간의 딜레이가 발생하고 음원을 송신하는 디바이스의 배터리가 빨리 닳게 된다는 단점이 있고, 타 코덱에 비해서 음질에 있어서는 제일 떨어지긴 하지만 SBC도 수치상 스테레오는 최대 345kbit/s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손실 MP3 음원을 듣는다고 하면 음질은 사실 별로 걱정할 정도는 안 됩니다. (무손실을 고집하신다면 어차피 일반 스마트폰을 쓰진 않으실테고.. 애초에 이런 리시버를 사용하지도 않으시겠지만요)

실제로 같은 리시버로 폰에 직접 꼽아서 청음해보았을때와 SBH50에 무선 전송으로 들어보았을때 음질 측면에서는 조용한 환경에서 집중해 들어봐도 딱히 열화현상이라든가 음질의 손실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만 SBH50의 내부 오디오 출력 하드웨어 통해 듣는 게 되므로 소리의 성향은 약간 달라질 수 있겠지요 (평소 쓰는 Zune HD와 비교했을때 아이폰 내장 오디오는 저음이 좀 강조된 것으로 느꼈습니다만 SBH50은 아이폰보다는 플랫한 음색이었습니다–개인 취향으로는 이쪽이 오히려 더 낫네요)

결론은, 음질상으로는 우려했던 것과 달리 전혀 불만인 점이 없습니다. 하나 약간 아쉽다고 할만한 점이라면 헤드폰 잭 부분의 테두리에 별달리 처리가 되어있지 않고 그냥 플라스틱인 느낌이라 이어폰을 끝까지 꼽아도 좀 약간 뻑뻑하게 돌아가는 느낌이 있습니다. 겉에서 눈으로 봐도 마감이 별로 고급스럽지는 않아보여서 좀 그렇긴 한데 다행히 위에 말했듯이 음질에는 별 영향은 없는 것 같습니다.

기타 등등

SBH20은 클립이 저렇게 집게형이 아니라 그냥 메탈 클립이 붙어있는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SBH20의 클립형이 더 좋거나 이쪽 SBH50의 집게형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옷같은데 간단히 고정시키기에는 이 집게형이 더 편할것이고, 숄더백 가방끈같은데 고정시키는건 조금 더 탄력이 있는 클립형이 나을것같습니다. 두 모델중에 구매를 고려하신다면 이 점 참고하시길.

배터리는 8시간이라고 쓰여있는데 어차피 매일 출퇴근때 최장으로 써도 4시간을 넘기지 않기 때문에 듣고있는데 중간에 꺼지거나 한 건 (아직) 못 경험해본 것 같습니다. 매일 밤에 폰 충전할때 같이 충전해주면 일상 사용에는 지장 없을 듯 합니다.

디스플레이는 OLED로, 실내나 야외에서 적당한 시인성을 보여줍니다. 다만 전면이 글로시한 플라스틱 재질이라 지문이.. 엄청 잘 묻습니다.(..)

무게는 15.8그램으로 사실상 그냥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이어폰 꽂지 않은 채로 옷같은데 끼워두시면 툭 건드려서 빠져도 모를 수 있으니 보관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총평

국내 가격 기준 SBH20이 3.5만원대고 SBH50이 5만원대 후반으로 약 2.5 차이가 납니다만, 디스플레이 유무와 SBH50에 내장 FM라디오(…)가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완전히 동일한 스펙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실제 사용해보면서 느낀 편의성, 음질, 연결 등 여러가지 고려할때 SBH20는 가성비가 굉장히 좋은 제품이 된다고 생각하고, SBH50도 나쁘지는 않지만 살짝 비싼 정도가 되겠군요.

막상 사용해보니 작지만 뭐라도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있는것이 조작하기에 여러모로 편하기도 하고요. 배터리 수명까지 고려하면 납득할만한 가격 차이는 되는 것 같습니다. 본인의 생활 스타일과 환경을 고려해볼때 어느쪽이 더 맞을지, 따져보신 뒤에 어느 한 쪽을 고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이폰의 음악 앱과 아이튠즈을 별로 안 좋아해서 계속 Zune HD를 쓰고 아이폰으로는 음악을 거의 안 들어왔는데, 블루투스때문에라도 자꾸 아이폰을 쓰다보니 폰 배터리가 역시 빨리 닳은다는것 외에는 나름 편리하네요. 앞으로 음감생활을 어떻게 할지, 전환을 아예 해버릴지 계속해서 고민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