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CO Majestouch Convertible 2 Keyboard
새 키보드를 샀습니다.
일본 FILCO사의 Majestouch 시리즈 Convertible 2 키보드입니다. USB/블루투스 유선연결과 무선연결을 스위칭하며 쓸 수 있는 제품으로, 현재 나와있는 기계식키보드중 맥용 키보드인 Matias를 제외하고 거의 유일하게 블루투스로 무선 연결이 가능한 기계식 키보드입니다.
깔끔한 디자인입니다. 요즘 기계식 키보드의 트렌드는 화려하게 LED라이트를 붙이는 것이던데 그에 비해 기본기인 디자인이 심플하고 깔끔하게 나오는건 또 찾기가 힘들더라구요. 키캡 인쇄 폰트라든가 마감이라든가 전체적인 느낌으로.. 이번에 고른 이 키보드는 전체가 검은 색상에 영문 각인 폰트도 깔끔하고 꽤 마음에 드는 편입니다.
스위치는 Cherry Brown(갈축)으로 골랐습니다. 기존에 쓰던 Corsair K70키보드는 적축을 썼었는데요, 뭔가 적축 특유의 걸리는 느낌이 전혀 없고 살짝만 눌러도 입력이 되는지라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코딩하거나 타이핑할때 오타가 잘 나더라구요. 살짝만 건드려도 입력이 되다보니..
반면 적축이 살짝만 눌러도 입력이 쉽게 되니까 게임용으로는 좋다는게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정작 PC로 게임을 안 한다는게 함정..
텐키도 커세어 K70을 주문할 시기에는 반드시 있어야한다고 고집을 했었는데요. 사실 있으면 숫자 많이 입력할때 속도가 비약적으로 향상되는것은 사실이지만 또 이것도 따져보면 그렇게 자주 쓰는 건 아닌지라…
결정적으로 최근엔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 사용하는 맥의 무선 키보드가 텐키가 없는 미니키보드인지라…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 그냥저냥 없는대로 잘 쓰고 있습니다.
만약 마제스터치 컨버티블2이 텐키가 없는 버전으로 나왔으면 텐키레스 버전으로 샀어도 괜찮았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시점입니다. 이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는데 텐키 부분이 없으면 키보드 폭이 더 작아지니 키보드 타이핑을 하고 마우스를 다시 잡을때 손이 이동해야하는 거리가 줄어들겠더군요. 지금 배치는 키보드를 모니터 정중앙에 두어도 타이핑을 할때는 두손이 살짝 왼쪽으로 쏠리고, 마우스가 오른쪽으로 좀 멀리 있는 느낌이라…
하지만 역시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이렇게 모니터와 키보드 사이를 가로지르는 저 선이
사라졌다는 점!!!
볼때마다 진짜 걸리적거리고 가끔 키보드 뒤로 밀거나 앞으로 더 당겨서 놓고 쓰거나 할때 정말 너무 짜증났는데… 그동안의 답답함이 해소되는 느낌입니다.
대신에 희생한 것은 더 좋은 디자인 (앞서 말했듯이 마제스터치의 디자인도 깔끔한 편이지만 그래도 커세어의 알루미늄 바디에 비하면 좀 투박해보이는 느낌이 드는것은 어쩔수 없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백라이트가 되겠네요. 무선키보드에 백라이트는 아무리 생각해도 배터리수명에 도저히 답이 안 나오기 때문에 뭐 어쩔수 없는것 같습니다(..)
한편 다시 생각해보면 맥북도 백라이트 평소에 꺼놓고 쓰는 판에 데탑용 키보드에도 굳이 백라이트가 필요가 있나 싶지만요… 뽀대(?)
이제 실제로 컴퓨터에 연결을 해봅시다. 유무선 키보드로, 동봉된 USB케이블로 키보드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면 유선 연결로 자동으로 연결이 됩니다. 무선으로 쓰려면 블루투스로 페어링을 해야되는데요, 제 데스크탑 컴퓨터에는 내장된 블루투스 리시버가 없는 관계로 별도의 리시버를 구입해야했습니다.
이 상황을 예측해서(?) 작년에 일본 갔을때 사온 블루투스 리시버를 뒤늦게 꺼내봅니다. 1580엔이라는 나름 저렴한 가격에 블루투스4.0까지 지원하는 괜찮은 제품을 사왔습니다. 마제 컨버터블2 키보드는 블루투스 3.0까지 지원하니 문제 없이 연결 되겠죠.
리시버를 컴퓨터의 USB포트에 꼽으니 빠르게 드라이버가 자동으로 설치되고 (윈도우10) 작업표시줄에 트레이 아이콘이 생겨납니다. 키보드 매뉴얼을 읽고 초기화를 한 후 Ctrl+Alt+Fn키를 눌러 페어링 모드로 돌입, 1키를 눌러 첫번째 슬롯을 선택한 뒤 컴퓨터에서 페어링을 누릅니다. 페어링 코드를 키보드에서 입력하고 잠시 기다리니 간단하게 페어링이 완료됩니다.
처음에는 조금 버벅이면서 키를 쳐봐도 인식이 늦더니만 조금 지나니까 괜찮아지더군요. 데스크탑 컴퓨터라 노트북을 쓸때와 다르게 수신기를 꼽은 위치와 키보드가 동일선상에 있지 않다보니 좀 무선 간섭이 있는지 (마우스도 무선을 쓰는지라.. 이쪽은 블루투스는 아니고 자체 로지텍 리시버) 이리저리 바꿔껴보다가, 결국 USB 연장선을 하나 찾아서 마우스 리시버가 꼽힌 책상위 USB 허브와 아예 다르게 옆으로 배치를 해주니 간섭 없이 잘 입력이 됩니다.
키보드 앞을 가리는 선이 없으니 이제 이런것도 가능하군 므하하 pic.twitter.com/Y1GQoyunwf
— zvuc (@zvuuc) February 5, 2016
애초에 윈도우용으로 디자인된 키보드긴 하지만 검색을 해보니 맥에서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맥북을 꺼내서 연결하는 것도 시도해봤습니다. 이 키보드가 동시에 여러 기기들과 페어링한 후 스위칭 하는 것을 지원해서, 2번 칸에 맥북을 등록해보았습니다. 페어링은 손쉽게 완료되고, 이것저것 타이핑을 해보는데 역시 윈도우키가 맥의 Command키로 배정이 되더군요. 즉 위치상 Alt키와 윈도우키 위치가 뒤바뀐 셈.
검색을 해보니 맥에는 간편하게 Modifier키의 기본 동작을 서로 바꿀수 있는 옵션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Option(Alt)키와 Command키를 서로 실제 동작을 뒤바꿔주니 평소 맥의 키보드 배치대로 키보드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키보드에 실제 각인된 키는 그대로 남아있지만요.
이것까지 바꾸려면 커스텀 키캡을 주문하면 되긴 하겠습니다만 (아니면 최소 Alt키와 윈도우키를 뒤바꿔낄 수도 있겠지요) 아직까지는(?) 윈도우 컴퓨터에 주로 사용하게 될것인지라 시험삼아 한번 해본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ㅎㅎ
그리하여 이제 약 2년 반동안 잘 써온 커세어 키보드는 떠나보낼 때가 되었습니다. 중고장터에 올리긴 했는데 언제 팔릴지는 모르겠네요.
저는 정전용량무접점키보드 괜찮은거 나오면 사려고 하는데 그보다 헤드폰 AKG 30~50만원대 사려고 하니 돈이 없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