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 Japan] [#29] Day 14: 여행의 끝

2017/02/04 22:53

2016년 11월 12일 토요일.

일본 여행 마지막 날이다. 14일간의 긴 여행이었지만 막상 마지막이 되니 또 아쉬운 것이다.

어젯밤 비가 내리던 하늘은 온데간데 없고 맑은 아침 하늘이 맞이해준다.

에어비엔비 체크아웃을 하고 가방을 끌고 스스키노로 나왔다. 캐리어는 스스키노역의 코인락커에 적당히 넣어두고, 비행기가 뜨기 전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보려고 머리를 굴린다.

떠나기 전의 마지막 오락실로 라운드원을 찾아갔다. 오전 9시라서 사람이 아무도 없다. 여긴 참고로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이라고 한다

적당히 놀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덕샵을 찾아가 한바퀴 돌고 마지막 끼니로 사이제리야를 갔다. 음, 이번 여행때는 아직 한번도 간 적 없었으니까 ^^

그 다음은, 삿포로 역에서 신치토세공항역으로.

비행기 체크인을 하고, 수하물을 맡기고… 탑승 시간이 되어 탑승한다.

바이바이, 일본.


 

긴 여행이었다. 남쪽의 여름에서 시작하여 북쪽의 겨울에서 끝난 14일간의 일본 여행.

새로운 것도 많이 보았지만 여전히 못 본 것도 많고, 일본은 확실히 넓은 나라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다만 이런 긴 여행을 하다보면 항상 아쉬운 것이 도쿄라든가 특정 도시에서 시간을 더 보내지 못하고 빨리빨리 이동해야하는 것이 아쉬워서… 여행이 아니라 한번 살아볼 기회가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매 번 든다.

일본의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물론 애니메이션이나 서브컬쳐 취미가 영향을 준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것 말고 좀 넓은 분야에서 봐도 대체 일본의 무엇이 이렇게 몇번씩 여행을 가도 매번 새롭게 또 다시 끌리게 하는가? 하는 것인지 새삼 궁금해진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알고싶고, 더 현지인처럼 생활해보고싶다-라는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 것은 단순한 욕심인 것일까.

해외 여행을 간다면 유럽이라든가 다른 아직 안 가본 나라를 가보고 싶기도 하지만, 그저 새로운 곳을 보고 싶다는 욕심과 일본을 또 가고싶다-라는 욕심은 살짝 다른 성격인 것 같다. 이미 여러번 가본 탓일까, 외국이지만 완전히 낯설지는 않아서 불안하지 않고 살짝은 익숙한 그런 사이의 포지션. 여행을 간대도 너무 새로운 곳을 가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맞는 것이다보니…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비교적 편하게,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수 있는, 가까운 외국. 일본은 나에게 있어 그런 곳으로 마음에 자리잡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 이렇게 여행을 자유롭게 다닐수 있을지 모른다. 다만 앞으로도 상황이 허락한다면, 그리고 마음이 내킨다면 이렇게 종종 다녀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