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2014] [#05] Day 03 : 시라카와고
Day 03
10월 23일 목요일
#05 시라카와고
Shirakawa-go & Takayama
시라카와고(白川郷)는 기후현에 위치한 마을로, 옛날 전통가옥들이 그대로 보존되어있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도 등록된 곳이라고 합니다. 타카야마에서는 버스로 약 한시간정도가 걸립니다.
버스를 타고 다른 관광객들과 가는데, 가이드분이 상당히 재밌는 분이셨습니다. 일본분이었는데 혼자서 일본어로 설명하고 영어로 설명하고 둘 다 하는데 짧은 단어장으로 말할건 다 말하더라구요. 재치있는 분이었습니다 ㅋㅋ 근데 버스타고가면서 나는 졸려서 쿨쿨 잤습니다
먼저 마을을 본격적으로 구경 가기 전에 버스가 들린곳은 전망대. 약 10?여분정도 시간을 줘서 사진을 찍고 할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마을의 남쪽 부분 전체를 볼 수 있는 포토 스팟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관광객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저 커다랗고 높은 지붕을 가진 집들이 갓쇼즈쿠리(合掌造り) 양식의 집들입니다. [위키백과 링크] 폭설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 눈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저렇게 경사가 심한 지붕을 갖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갓쇼(合掌)는 ‘합장’이라는 의미로 두손을 모은 모양을 형상화해서 저런 이름이 붙혀졌다고 합니다. 시라카와고가 유명해진 주 요인중 하나.
사진을 열심히 찍은 후에 다시 버스를 타고 잠깐 이동해서 본격적으로 마을에 도착, 주차장에서 내린 뒤에는 개별 활동이 가능합니다. 집합 시간을 정해놓고 (넉넉하게 두시간정도 있었던걸로 기억) 구경하러 들어가봅니다.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 강을 건너는 저 외나무(?)다리를 건너야하는데요. 나무는 아니고 콘크리트로 된 다리라 튼튼하긴 하지만 좁아서 흔들리긴 하더라구요. 나름 깨알같은 재미 포인트(?)
건너가다가 잠시 멈춰서 좌우로 둘러봤습니다.
가을이라 단풍이 한창 제철일 때라 어딜 가도 알록달록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대체 어떻게 하면 물이 저런 신비한 옥색 색깔이 날 수 있는건지, 참 신기했습니다.
마을에 들어왔습니다. 가까이 와서 보니까 지붕이 정말 두껍네요. 전부 목재로 되어있는게 화재라도 한번 나면 뭔가 폭삭 무너지진 않을까 싶기도…
나중에 와서 알고 보니 시라카와고가 ‘쓰르라미 울 적에(ひぐらしのなく頃に)’의 배경이 된 로케이션이라고 하는데요. 전 해당 작품을 게임도 애니도 보지 않아서 그냥 평범한 관광지로써만 구경했습니다(…)
세계 어딜 가든지 그 지역의 환경과 특성에 맞게 생활 모습이나 건물 양식이 변화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인간의 적응력이란…
쫄쫄 흐르는 물에 음료를 담궈두고 파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칸다가(神田家)
마을 안에 갓쇼즈쿠리 양식의 가옥 내부를 직접 구경해 볼 수 있는 집이 두세군데 있었는데, 버스 투어 가이드가 미리 설명하면서 추천해준 칸다가 쪽을 구경해보기로 했습니다. 입장료는 300엔.
건물 내부 1층에는 저렇게 불을 피우고 있습니다. 덕분..에 실내에 연기가 가득해서 조금 힘들긴 했네요.
계단으로 올라가서 지붕 안이 어떤 식으로 되어있는지를 구경해볼 수 있습니다.
지붕 맨 윗층은 아예 사람이 지나갈수 없게 막아놓았고 (무게 지탱 문제때문인듯) 그 하나 아래 층도 최대 동시에 올라갈 수 있는 사람 수를 제한해두었습니다. 다 나무로 된 구조물인지라 삐걱삐걱거리는게 불안하더라구요. ㅋㅋ
지붕 안에 있는 계단도 한 사람이 간신히 올라갈 수 있는 너비라 누가 올라오거나 내려오고 있으면 꼼짝없이 기다려야했습니다.
창문에서 바깥을 내다보아 봤습니다.
버스 집합 시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서, 조금 더 마을 이곳저곳을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살짝 구름이 낀데다가 해가 저물고 있어서 역광에.. 눈에 보이는 경치가 너무 멋졌습니다. 사진으로 미처 완전히 담지 못한게 한이네요.
어딜 가나 보이는 중국인 관광객들(..)
구시대와 신세대가 섞인듯한, 오묘한 광경.
느긋하게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버스 출발 시간을 기다립니다. 돌아가는 길에는 다들 피곤했는지 진짜 거의 대부분이 아무 말도 없이 조용히 잠만 잤습니다. (물론 저 포함..) ㅋㅋ;
타카야마에 도착해서 먼저 숙소로 향했습니다. 아침에는 체크인 시간이 아직 아니어서 체크인을 못하고 가방만 맡기고 나왔었거든요. 1박 숙박비를 내고 키를 받아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다다미가 깔린 방입니다. 잠시 짐을 풀고 쉬기로 합니다.
슬슬 저녁을 먹으려고 나와보니 어두컴컴해져있습니다. 사실 이때 와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 바로.. 타카야마가 고전부 시리즈 <빙과>의 배경이자 애니메이션의 로케이션지가 된 도시였다는 사실…!! 아아아 이걸 왜 이제야 알았짘ㅋㅋㅋ 막 검색해보니 여기저기 성지순례 포인트가 나오긴 하는데.. 너무 늦기도 했고, 또 빙과가 방영한지도 벌써 1년이 넘어서 말이죠. 예전에는 역 앞에서 성지순례차 관광 온 사람들을 위한 특별 제작 지도도 나눠주고 했다던데요, 이젠 그런건 없었고.
그냥 돌아다니면서 어째 생전 처음 와본 곳인데 왠지 거리 분위기가 낯익다.. 싶었더니만 이래서 그랬던건가!
히다 하면 역시 떠오르는건 히다규인지라, 온 김에 야끼니꾸를 먹고 가자는 말이 나와서 야끼니꾸 집을 찾아보았는데 그리 많지가 않더라구요. 우여곡절에 한 군데를 찾아서 왔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온 시간도 늦기도 했고, 하필 만석이었던지라 한참을 1층에서 자리가 날때까지 이름을 써놓고 기다렸습니다. 거의 9시가 다 되어서 올라갔는데 아마도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었던것 같습니다 (다른 손님들은 거의 다 회식 비스무리하게 온듯한 단체손님들)
사실 야끼니꾸를 먹어본 적도 없고 뭔가 둘 다 어버버 해서 아무튼 뭐라도 시키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음….
일인당 3800엔 (=38,000원)씩이나 하는 초 고가의 저녁식사… ㅋㅋㅋㅋ 뭐 이때 아니면 언제 먹어보겠냐 해서 그냥 가격 생각 않고 먹었습니다. (그동안 식사를 제대로 못한게 많기도 하고..)
맛은 최고였습니다! 고기도 밥도 정말 맛있었습니다. 저랑 친구 둘 다 밥은 한번 더 시켜 먹었네요. ㅋㅋ
밤이 되니까 거리가 정말 조용했습니다. 대부분 상점들도 보통 6시 되면 문을 닫으니.. 빵빵 찬 배를 문지르며 사람 없는 거리를 천천히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TV를 틀어봐도 채널도 별로 없고, 볼만한건 없네요. 대충 뒹굴다가 잠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아마 이번 여행중 가장 험난한 일정이 되지 않을까… 싶은 루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