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 Japan] [#16] Day 08: 카나자와 – 오미쵸 시장, 히가시챠야가이

2017/01/07 17:54

2016년 11월 6일 일요일.

카나자와 성의 남동쪽 출입구인 쿄쿠센인마루 입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히로사카(広坂)공원이 있다.

뭔가 천막이 쳐져있고 각종 먹을 거리와 음료수를 팔고 있다. 바자회같은 것인가

조금 걸어서 길을 건너 내려가면, 곧바로 카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이 있다.

카나자와는 옛부터 예술 문화가 발달된 지역으로 알려져있는데, 전통 공예, 특히 금박 제조 기술은 아직까지도 일본 최고라고 한다. 그 영향인지 현대에도 관광지로 꼽히는 곳에서도 이런 미술관, 박물관 등이 특히 많은 것 같다

동그랗게 생긴 미술관 주위로 이런저런 조형물들이 있다. 미술관 안을 구경을하지는 않고, 그냥 한 바퀴 돌고 다음 곳으로 이동한다.

오미쵸 시장(近江町市場)

각종 먹을 거리와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오늘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온 곳이다. 지모노테이(じもの亭)라는 곳. 사실 미리 정해놓고 온 곳은 아니고, 그냥 시장에 해산물을 사용한 카이센동 집이 많다고 들어서 적당히 괜찮아보이는 곳으로 찾아들어가기로 했다가 그중 고른 곳이 여기다. 줄이 제일 많았기 때문에 유명한 곳이겠지 했다

지금 찾아보니 타베로그 평점은 3.52정도 한다

가격은 이런 정도이다.

그리고.. 정말 오래도 기다렸다. 꼬박 한시간 걸려서야 입장해 앉을수 있었다.

친구가 시킨 일반(?) 카이센동

그리고 이쪽이.. ‘금박을 뿌린’ 하루 10개 한정이라는 ‘미야비’ 카이센동 (2700엔)

딱히 금박이 궁금해서 그랬다기 보다는 한시간이나 기다린데다가 + 한정인데다가 + 아직 남아있다고 해서 언제 또 먹어보겠냐는 심정에 돈지랄을 좀 해봤다.

그릇에 넘치게 삐져나오는 재료들이 정말 무지막지한 느낌이다

금박이 진짜 뿌려져있긴 한데 너무 얇아서 그냥 같이 먹으면 특별히 무슨 맛이나 느낌은 나지 않는다.

예전에 금을 소량 먹으면 몸에 좋다나 뭐라나 해서 어르신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는걸 들은 기억이 나는것 같기도 한데…

잘 몰르겟고 입에서 사르르 녹는 회가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이건 몰랐던 점인데 (점원이 처음에 뭐라하는지 잘 캐치를 못해서 좀 어리둥절 했었다) 새우를 머리만 남기고 먹으면 이걸 가져다가 튀겨서 다시 갖다준다. 바삭해서 그냥 다 씹어먹으면 맛있다!

잘 먹고 시장을 빠져나온다.


 

그 다음에 온 곳은 ‘묘류지(妙立寺)’

‘닌자데라(절)’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카나자와에서 볼만한 관광거리를 이곳저곳 찾아보던 중 발견한 곳인데, 겉은 평범한 절같아 보이지만 내부 시설이 각종 트랩과 복잡한 복층 구조 등 특이하게 지어져있어서 닌자데라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다만 여긴 외국인 관광객으로서는 관람하기가 난이도가 여간 높은 것이 아닌데, 일본어를 모른다면 사실 들어가는 것 부터가 난관이다. 본관 옆으로 난 작은 건물에서 인터폰을 눌러서 입장 예약을 해야하는데 (자유관람은 불가하고, 사람 몇십명씩 묶어서 투어를 하는 시간대가 매시마다 몇차례 있다) 여기부터 인터폰 옆에 달린 질문지 시트에 따라 물어보는 질문에 답을 해야한다.

대부분 주의사항에 대해 이해했냐 알아들었냐 하는 내용이긴 한데… 이쯤 되면 일본어 하나도 모르고 그냥 닌자 템플이래서 보고 찾아온 외국인은 아마 대다수가 그냥 발을 돌리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수준이다. 일본어를 이해하느냐, 우리는 통역은 없다. 일행중 일본어 하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어야 하고, 그 사람이 통역을 할 수 있어도 건물 내 투어중에서는 통역을 하면 안된다-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각자 통역을 해주게 되면 가이드의 목소리가 잘 안 들리게 되어 다른 사람들의 관람을 방해하기 때문에 라는 이유같다)

다행이라면, 입장할 때 미리 준비된 언어로 가이드북을 받을 수 있다. 가이드가 집 안의 각 부분을 차례대로 이동하며 설명하는데 가이드북에 해당 부분의 사진이 첨부되어있고 해설 내용과 텍스트가 대부분 일치하기 때문에 대조해가면서 통역 없이도 어지간한 건 이해할 수 있다. 내부는 당연히 사진을 찍는게 금지되어 있어서 이 이상 남긴 사진은 없다…

구경하고 나와서는, 고생하는 게 있긴 하지만 확실히 흥미로운 곳이긴 하기 때문에 일본어가 된다면 한번 들러보는것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 보고 나와서 버스를 타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한다.

순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노선이 이렇게 화면에 나오는데… 10분정도 기다려야했다.

목적지는 히가시챠야가이(ひがし茶屋街). 순환버스 노선 기준 북서쪽에 있는 거리이다. 이름에서 엿볼수 있듯이 전통 찻집이 많고 전통공예 가게들이 많은 그런 거리라는것 같다

해가 지니 날씨가 꽤 쌀쌀하다. 버스정류장에서 얼마 안 걸어서 있는 카페를 들어간다. HATCHi라는 곳인데 디자인이 힙하다.

허브티를 마셨는데 따듯해서 좋았다

실내도 분위기가 좋다.

조금 있다가 나와서 히가시챠야가이 거리를 둘러본다.

아사노가와 대교 근처에 지금도 옛날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차야식 건물의 옛 집과 요정이 들어서 있습니다. 국가중요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지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저녁이 되면 지금도 차야에서 샤미센과 북소리가 흘러 나옵니다. 이 히가시차야가이에는 200 여 년 전에 지어진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 차야 특유의 세련된 건축과 분위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마”와 “가이카로”가 있으며, 맛차와 전통과자인 화가자 등을 맛볼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hot-ishikawa.jp/kanko/korean/20041.html

교토 생각이 나더라

사람이 적당히 있고 너무 시끌벅적하지 않고 조용해서 좋다.

카메라를 바닥에 놓고 장노출 장난도 좀 쳐보고..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지유켄(自由軒)이라는 곳. 그리 유명한 곳은 아닌데 그럭저럭 맛있었다. 젊은 조리사와 아버지로 보이는 분이 주방을 맡고 계시는데,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뭔가 한 가족이 운영하는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한 할머니가 주방에서 계속 얼쩡거리시면서 요리하는 아저씨에게 뭐라고 그러시는데 다들 얼핏 무시하는 느낌이고 아.. 했다.

여기서도 아무 생각 없이 메뉴를 주문하고 나니 어김없이 ‘일본어 잘하시네요’가 나오고, 어디서 왔냐, 한국에서 왔다… 하는 흔한 레퍼토리가 이어졌는데, 젊은 주방장 분은 부산에서 몇년간 살았었다고 하더라. 여자친구도 있었다고 하고.. (쑻)


 

히가시챠야가이를 나와서 아까 핫치 카페의 길건너 맞은편에 있던 Oriental Brewing이라는 곳을 들어갔다. 맥주 집이긴 한데 난 술을 안 마시지만 다른 두 친구가 가보고싶다고 해서 그러자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술문화는 굉장히 싫어하는 편인데, 일본에는 음주를 취미삼아 이렇게 분위기있는 곳을 꽤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부럽기도 했다. 친구들이 시킨 음료를 마실때까지 적당히 시간을 때우다가 나왔다.

바깥은 이제 완전히 깜깜해졌다

아사노가와(浅野川) 강.

원래는 버스를 타고 돌아가려고 기다리다가… 버스 대기 시간을 보고 지도를 찾아보고 나서 그냥 걸어가는게 시간이 그게 그거겠다 싶어서 걸어가기로 했다. 큰 길을 따라 쭉 가면 오미쵸 시장을 지나서 카나자와역까지 도달한다.

카나자와역에 도착해서 밤에 라이트업된 츠즈미몬(鼓門).

근처에 있는 오락실을 찾아가서 잠시 놀고 나서 숙소로 귀환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