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돌아보며: 7월~9월

2019/12/31 19:18

2019년에는 무슨 일들이 있었나.
벌써 4년째가 되어버린 연례행사 #연말결산 시리즈. 올해도 그냥 지나가기는 아쉬우니까.

이 포스팅에서는 올해 있었던 특별한 일들, 기억할만한 것들, 또 블로그에서 별도 포스팅으로 다루지 않았던 것들을 기억을 되새겨 적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7월

7월은 원래는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갔어야 했을 것이다만… 7월 일어난 한일 무역분쟁으로 인해 통칭 “이시국”이 터지면서 국내에서의 일본에 대한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여행업계에는 직격타를 날리는 사건이 되었다. 이 여파는 몇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느정도는 이어지고 있는 추세인데…

개인적으로는 진실이 어찌되었건 너무 감정적으로 일방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는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기도 했고, 그냥 별 신경을 안 썼다. 오히려 ‘시국’덕분에 일본행 비행기가 저렴해지는 덕분에 하반기에는 사전에 계획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짧게 다녀오게 된 “Workation” (Work+vacation, 일하면서 논다는 의미의) 여행을 좀 많이 다녀오게 됐다.

7월 18일 – 21일
후쿠오카 즉흥여행

그런 의미에서 다녀온 즉석여행 1 – 후쿠오카. 난 온게키 덕분에 (그 재미가 식지 않는 한) 아무런 계획 없이도 일본 가라면 가서 잘 먹고 잘 놀 수 있을거 같은데… 그래도 웬만하면 친구랑 같이 가는게 좋으니, 주변사람을 꼬시게 된다면 항상 뭔가 목적이 될만한 핑계거리(?)를 찾아서 잘 설득하곤 하는데 (같이 가면 당연히 숙박비 면에서는 세이브가 되니) 비수기 + 이시국까지 겹쳐서 비행기랑 숙박비가 엄청 쌌던건 둘째치고 이번의 주 목적은 “날씨의 아이” 개봉당일 최속 현지 관람 이었다.

너의 이름은이 우리나라에서도 워낙 히트를 쳤던지라 원래같았으면 걱정 안했어도 되었지만 급격한 한일관계 악화로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면서… 신해성 감독의 신작을 금세 볼수 있을것같지가 않았다 (뭐 나는 8월에 어차피 갈 계획이 있긴 했다만..) 그래서 겸사겸사해서 당일에 보면 좋지 않냐~ 해서 가게 된 여행이었다

날씨의 아이 영화 자체는 꽤 만족스럽게 보았다. 예상못한 엔딩의 반전이 마음에 들었던것 같다

문제는 이 시기에 하필 태풍이 후쿠오카를 거쳐 도쿄까지 관통하는 시기였던지라, 도착한 날부터 비가 진짜 억수로 퍼부어서 숙소에서 하카타역까지 그 얼마 안되는 거리인데도 걷는데 고생을 많이 했다. 신발은 그냥 체류하던 4일간 내내 젖은 채로 신고 다녔다고 보면 되고 (으악..)

이때 4명의 파티로 함께 갔다왔는데, 민박스러운 집을 숙소로 잡은지라 방에서 게임도 하고 이래저래 재밌게 놀다 왔다.

이건 전혀 노렸던게 아니긴 한데 마침 갔던 때가 WACCA라는 신작 리듬게임의 발매일이기도 했다. 첫날치고는 사람이 엄청 몰리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왜냐하면 게임이 겉보기보다 직접 해보면 진짜 생각보다 재미가…. 없어서…


8월

8월 3일
DiVe!!! 2nd
사진에 보이는 저 이상한 몸동작은 “오타게”라고 합니다

DiVe!!! (다이브라고 읽는다)도 국내의 아니쿠라중 하나로써… 지인 분이 총대를 맡고 계시는데 어떻게 부탁을 받아서 내가 로고를 디자인해준 것으로 연이 생기게 되었다. 1회때는 내가 일본에 가있었던지라 참여하지 못했는데 2회는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스태프 아닌 스태프로 참가해 행사 사진을 좀 찍어드렸다. (사실 첫타임때 좀 찍고 이후는 같이 간 다른 분이 대부분을 찍어주셨다… 사실상 무료 카메라 대여)

이 행사 덕에 Vofol이라는 건대입구의 클럽… 공연장을 올해 몇 차례 가게 되었는데 덕분에 개인적인 아니쿠라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오타게는 안 치지만, 그래도 나만의 아니쿠라 즐기는 방법을 좀 알게 된 걸지도.

8월 6일
안경을 바꾸다

거의 3년째 잘 써오던 안경을 실수로 방바닥에 떨어뜨렸는데 바로 프레임이 깨져버려서, 새 안경을 맞췄다. 반투명한 소재의 플라스틱 프레임이었던지라 사이에 금속으로 된 보강재를 넣지도 않았고, 한 2년쯤 된 시점에서 빛을 비춰보면 사이에 금같은게 가있는걸 눈치채긴 했어서 언젠간 부러지겠구나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안경 없으면 생활 못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갑자기 이런 일을 당하면 당황스러운건 몇년이 지나도 여전한 것 같다.

이전에는 좀 모험삼아 니콘 렌즈를 맞췄었지만, 이번에는 그냥 국산렌즈로 하되 비구면+고압축 사양으로 갔다. 가격은 약간 더 저렴했지만 수입렌즈와 다르게 당일에 바로 받을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어서…

딱 바꿔껴봤을때 크게 느껴지는 화질적인 면에서의 위화감은 없었던 것 같다.

8월 17일
Liverary

이건 사실 원래 갈 생각이 없었는데… 같은날 낮에 있던 뱅드림 상영회를 보고 저녁에 몇 지인분들이 이거 보러 간다고 하셔서 아는 사람도 좀 많을거 같다 좀 더 바스러운 베뉴에서 하는 쿠라는 분위기가 어떨까 궁금해서 가보게 됐다.

끝까지 보고오진 못했지만 분위기는 정말 좋았던거 같다.

8월 27일
JLPT N1 합격

시험 자체는 7월에 봤었고, 결과는 한달 후에 나왔고, 위 사진의 종이 성적표/인증서 자체는 9월 말이 되어서야 수령했다. 아무튼, 지난 수년간 염원하던 목표중 하나가 JLPT 1급 합격을 하는 거였긴 한데, 제대로 시험 대비 공부를 할 마음은 전혀 없었던지라… 덕질만으로 10년 넘게 일본어를 습득해와서 어느정도 말하고 이해하는 정도까지는 됐지만, 순수하게 내 지금 실력이 어느정도일지 가늠할수 있는 척도가 없다보니 JLPT를 공부 안하고 봐서 합격하는지 보면 아 대충 일본어 할줄 아는구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무턱대로 N1 시험 신청을 했고 (JLPT 아랫단계 시험도 한번도 봐본적 없다) 공부를 안 하고 있다가 시험 날짜가 다가오니까 그제서야 한주전부터 N1레벨에 출제된다는 단어장을 좀 보기 시작했고… 결국 시험 당일날에 엄청 쩔쩔매면서 문제들 풀었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생각보다 난이도가 엄청 어려웠어서 감으로 찍은것들이 많았는데 (독해는 나중에 시간이 모자라서 찍은것도 많다) 진짜 1회차 도전에 합격하리라곤 생각 안 했는데 합격이 되어버렸다…

그래 한 50%정도는 한번에 붙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진짜 붙어버리니까 이로써 덕질로 배우는 일본어도 10년 이상 요래저래 사전 찾아가면서 쓰다보면 쓸만할 정도의 수준은 될 수 있구나~ 하는 결론으로.

물론 N1 합격했다고 해서 (그것도 점수를 보면 만점에 근접하지도 않으니 썩 좋은 성적이라곤 못 하겠지) 일본어를 “잘 한다”고 할수 있는 레벨이 아닌건 알고 있다. 여전히 모르는 한자는 많고 일본 친구랑 얘기하다보면 단어 생각 안나서 말문 막힐때도 많고… 발전할 구석은 아직 한참 많은 것 같다.

8월 30일 – 9월 1일
Animelo Summer Live 2019 -STORY-

2016년부터 어느새 4년째 개근하고 있는 아니사마. 올해는 2016년에 처음 같이 갔던 친구와 오랜만에 함께 가게 되어서 특별히 더 기뻤다.

올해는 블루레이를 안 사고 트위터에서 티켓 양도해주시는 분들을 찾아서 구했는데, 잔머리를 잘 굴린 결과 썩 나쁘지 않은 자리에서 보게 되었다 (양쪽 다 블루레이 선행에서 나온 좌석이었던거같다)

올해는 1일차, 3일차만 관람했는데 3일 연속으로 다 달리면 체력적으로 무리일거같다는 친구의 이야기가 있기도 했고… 라인업적으로도 1,3일차에 아는 아티스트가 제일 많이 몰려있었다.

여느때와 같이 뜨거운 아니사마, 최대 규모의 애니송 페스티벌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게 매년 참가하다보니 많이 보면 많이 볼수록 익숙해져서 라이브를 처음 볼때의 두근거림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재미를 못 느끼게 된다는 관객 입장인 내 자신의 문제도 있지만, 실제 라인업적으로 뭔가 틱톡이 있는 느낌인지라… 작년이 조금 별로였다면 올해는 다시 빵 터지는 해가 될것이다라는 예측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올해의 아니사마는 다음 사진 한장으로 요약이 가능하다

HTT = Houkago Tea Time

2019년은 한 시대를 풍미한 케이온!이 나온지 10주년이 되는 해라서 이런 기회를 아니사마에서 놓치고 그냥 지나칠리가 없다, 반드시 시크릿 게스트로 서프라이즈 무대를 할것이다 라는 행복회로가 많이 돌았었는데 이걸 마지막 날에 진짜로 터뜨려줬고 2019 아니사마는 그대로 전설이 되었다


9월

9월 8일 – 10일
후쿠오카 즉흥여행2

즉흥여행 제 2탄. 이번에는 주문토끼OVA 신작 (Sing for You) 애니메이션의 선행상영회…를 일본 각지의 극장에서 라이브뷰잉 해주는걸 보러갔다. 예전처럼 도쿄의 극장에서 하는걸 직접 봤더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추첨에서 떨어져서 그냥 아무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이시국 때문에 후쿠오카가 워낙 싸기도 했고 여차저차 겸사겸사 같이 갈 의향을 보이는 사람이 몇 모여서 갔다오게 되었다.

이번에 갔다온 일행은 3명 다 회사 동료였기 때문에 일요일 오후에 도착해서 저녁에 뷰잉을 보고, 월요일 화요일은 원격으로 근무하고 귀국하는 일정으로 잡았다. 사실상 진짜 낮에는 일 하고 저녁에 맛있는거 먹고 게임하고 그러다 온 셈.

스시도 먹고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기타도라 3인 (기타+베이스+드럼) 세션플레이도 해보고. (나는 평소 기타도라를 안 한다)


이후 당분간은 별 일 없는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졌다..만

9월 말부터 갑자기 어떠한 계기로 인해 디제잉에 입문해 현역 디제잉 활동을 하는 친구에게 단기속성코스로 수련을 받게 되는데…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