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boy Advance, Pokemon Emerald 구입
게임보이 어드밴스를 중고로 구입했습니다. 포켓몬에 빠져 사는 최근에 구세대 칩들을 하나씩 모으다가, 3세대인 에메랄드 버전을 구입하는 김에 기왕 플레이하는거 본래 기종으로 플레이해보자고 생각해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SP를 구할지 일반 GBA를 구할지 고민했는데, 때마침 화면을 백라이트로 개조한 물품이 보여서 비슷한 가격일바에야 원형인 일반 GBA를 구하는게 그립감도 좋고 낫겠다는 판단을 해 이쪽으로 골랐네요.
사실 GBA에는 어릴 적 추억이라고 해야하나 좀 한(?)같은게 맺혀있었는데요, 한 세대를 휩쓸었던 휴대용 게임기였던 GBA를 2000년 초중반 제가 초등학교/중학생일 당시에도 갖고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지만 저는 끝내 가져보지 못하고 컸던지라 열등감 아닌 서러움이 있었습니다. 뭐, 그렇다고 왕따당하거나 같이 못 놀거나 했던건 아니었습니다만 (뭔지 모르겠지만 다른걸 하고 열심히 놀았었죠^^;) 그래도 남들이 다 하는것 같이 못 낀다는건 좀 아쉽긴 하죠.
GBA용 여러가지 게임 타이틀이 있었지만 역시 가장 유명하고 잘 팔린 게임은 두말 할것없이 포켓몬 시리즈였죠. 하지만 당시에 전 포켓몬보다는 디지몬쪽에 관심이 더 많았었습니다. 꼬맹이의 쫀심이라고 해야할까요, 어차피 GBA도 없고 못할바에야 남들이 안 하는 (상대적으로 마이너한) 걸 파겠다고 마음먹었던 걸까 다들 포켓몬 할때 혼자 디지몬을 열심히 팠었습니다. 그땐 그게 덕질인줄도 몰랐죠 부모님의 성향 상 졸라봤자 안 사주실게 뻔해서 삼촌에게 선물받을 찬스를 얻었을때 굳이 대세인 GBA가 아닌 원더스완 컬러를 골랐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그랬던 것같기도 합니다.
어찌되었건 무척이나 갖고싶었던 게임기였습니다, 게임보이는. 지난번 글에서도 이야기했던것 같은데 2003년에 미국에 갔을때 부모님 따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이야기하고 저는 또래 아이들과 만났을때 아이들이 이걸 들고 열심히 포켓몬 게임을 하는걸 옆에서 구경했던 기억이 그렇게 머리에 떠오릅니다. 미국은 땅덩이가 크기때문에 저희같이 단기간 여행을 오면 시간 절약을 위해 밤시간에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현지에서 사귄 친구와 밤길을 달리는 캄캄한 승합차 뒷좌석에 같이 앉아서 요 게임보이 위에 부착형 악세서리인 작은 라이트를 달고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 자꾸 추억팔이 하는 빈도가 잦아지는게 진짜 내가 늙고있나 싶을 정도네요(..)
그런 백라이트 없는 어두운 화면조차 추억으로 남아있는 게임기입니다만, 역시 현 시점에서는 백라이트가 없으면 아무래도 밤이라든가 어두운 환경에서 플레이하기에 여러모로 불편하므로 이렇게 백라이트로 개조가 된 걸 사게 되었습니다. 화면 퀄리티는 정말 좋네요. 컴퓨터 화면에서 에뮬레이터로 2배 하고 무슨 효과 먹이고 돌리다가 네이티브 스크린을 보니 크기도 크고 적절한 스캔라인에 1:1 비율로 꽉 찬 화면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게 참 좋은것 같습니다.
중고 치고는 기기 상태가 상당히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물론 개조하면서 케이스를 갈았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최소 5년은 되었을 기기인데 이정도면 매우 좋네요.
2001년도에 발매된 기기의 디자인이라고 생각할때 지금봐도 전혀 촌스럽다고 느껴지지 않는것 같습니다. 이보다 한세대만 이전으로 내려가도 이미 ‘클래식’이라는 느낌이 많이 나는데요, 대중적이고 어린이들을 타겟으로 한 게임기로서 단가도 높지 않게 만들었어야 했을텐데 플라스틱을 사용한것 치고도 뭔가 최근의 포터블 기기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줄 뿐이지 절대 싼 느낌은 없네요. 또한 실제 기기 두께는 상당히 있지만 (클리어 케이스를 장착한 3DS를 접었을때와 같은 두께네요) 정면에서 볼때는 미묘하게 슬림해보이는것도 나름 디자인할때 노렸던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훌륭한 디자인이라고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
그렇게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포덕질이 결국 2달만에 여기까지 와버렸습니다.. ㅋㅋ 사실 전부 중고로 구한거라 생각보다 출혈은 그리 크지는 않았는데,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 제일 레어해진 게임보이와 에메랄드 팩을 구하는게 가장 돈이 많이 들었네요. ㅠㅠ
이제 또 재미있게 게임을 플레이하고 깨는 일만 남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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