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sel Jet Pack Backpack
Tessel Jet Pack 백팩. 작년 2013년 5월 1일에 킥스타터에 나타난 특이한 디자인의 가방입니다. 독특한 디자인 덕인지 킥스타터가 시작되었다는 소문은 인터넷에 빠르게 퍼졌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원을 받아 불과 이틀만에 목표치인 $17,000를 달성했습니다.
Kickstarter 펀딩, 배송받기까지
보통 이렇게 불티나게(?) 펀딩되는 상품들은 가격이 저렴한 얼리버드는 물론 초기물량도 거의 다 나가기 마련인데 전 타이밍 좋게 하루 뒤인 5월 2일에 발견해 이건 펀딩 성공될 가능성이 높겠다 판단해서 $60 가격에 하나를 펀딩했습니다. 펀딩 글 게시 당시 표기되었던 예상 배송 날짜는 2013년 10월. 5개월 후이면 뭐 느긋하게 기다리자는 마음으로 돈을 넣고..
기다렸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10월이 되어도 배송은 오지 않았습니다. 사실 Tessel Supply라는 이름을 건 이 회사는 사실 그리 큰 회사가 아니었고 몇명의 디자인 학생들이 이 가방의 제작을 위해 (사실 이전에 IDSA라는 디자인 공모전 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모여 만든 것이란걸 알고있었기 때문에 대략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큰 회사 못지않게 투명하게 모든 제작 과정, 정확히 어떤 과정이 어려워서 본래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킥스타터 업데이트 메일로 알려줘서 그나마 안심하면서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해가 지나 2014년 3월 초에 순차적으로 배송을 알리는 메일이 오더니 저의 경우에는 예상보다 빨리 3월 17일에 가방을 받았습니다.
디자인
이 가방의 최대 특징이자 구입을 결정할 사실상 가장 중요한 요소인 디자인. 제품명인 ‘Tessel’은 아마 딱 봐도 Tesselation (테셀레이션=쪽매맞춤)이라는 단어에서 온 듯 한데요. 3D 그래픽같은걸 좀 만져보신 분은 보시면 느낌이 딱 오시리라 생각합니다만.. 뭐라고 표현할까요. 표면을 다소 큰 도형으로 잘게 쪼개서 부드럽게 하는 처리를 하지 않은 채인 저폴리곤 상태(?) 같은 느낌.
단순히 통으로 카드보드지같은거에 삼각 무늬를 낸다고 해서 저런 효과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반드시 저 삼각형 하나하나마다 개별적으로 패드를 대고 그 위에 천으로 덮어 연결을 해야 저렇게 누르면 들어가고 잡아당기면 튀어나오는 진짜 ‘3D’같은 표면이 표현이 되는데요, 이걸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양산 과정에서 제작 방법을 조정하는데 시간이 제일 오래 걸렸다고 합니다. 그래도 참 다행인 것은, 제작자들이 다 디자이너였던지라 제작 과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져주지 않고 본래 의도했던 비젼을 고수했다는 점입니다. 끝없이 만들어낸 프로토타입에 피드백을 가하고 제조사를 몇번이고 바꾸고 재조정한 덕분에 초기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게 느낌 그대로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주문 한 건 블랙 색상이었습니다만, 나중에 추가된 옵션으로 재질을 반사형 은색 재질로 한 Reflective 색상 초이스가 또 있었습니다. 그걸 골랐더라면 위 사진 이상으로 조명에 의해 빛의 반사가 도드라졌겠지만 아무래도 그건 밖에서 갖고 다니기에는 너무 튀어보일것 같아서 제 소심한 성격상 그냥 변경 없이 무난한 블랙으로 했습니다. ㅎㅎ
등에 닿는 면은 저렇게 메쉬로 되어있는데 패딩이 꽤나 두툼해서 푹신합니다. 글을 쓰는 시점인 5월은 2달이 좀 안 되게 사용해 보았는데, 착용감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수납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역시 가방으로써 가장 중요한 기능은 수납이죠. 얼마나 많은 물건을 넣을수 있느냐.. 하면,
사진에는 그리 물건을 많이 넣은 상태는 아닙니다만, 우선 등에 닿는 부분 기준 제일 밑면에 노트북 수납 가능 파우치 (맥북 기준 15인치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 위에 태블릿 수납 가능 파우치가 덧붙혀져 있습니다. 그 위는 그냥 가방 크기만큼 자유공간. 다만 제가 노트북이 없어서 노트북 공간에는 태블릿을 대신 넣고 작은 주머니는 충전기 등을 넣고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이제까지 백팩을 거의 안 쓰고 숄더백 등을 썼는데요. 숄더백을 선호했던 이유중 하나가 백팩은 구조상 내부에 칸막이같은걸 넣을수가 없고 가방 안에서 물건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마구 돌아다니기 때문에 이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였습니다. 이 단점은 이 가방도 역시 피해갈 수는 없는데, 대신 확실히 물건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많이 들어가는것 같습니다. 가벼운 외출보다는 주로 출근할때 많이 들고 나가는데 충전기들 여러개, 갈아입을 잠옷이나 수건, 겉옷등을 넣어도 빽빽하지 않고 적당히 들어갑니다.
조금 무리해서 수납 가능한 물건의 최대 크기가 어느정도인가를 보면.. 에이블톤 푸시 컨트롤러까지도 딱 맞게 들어가긴 합니다 (지퍼까지 완전히 닫힙니다) 하지만 가방의 겉 표면이 재질 특성상 얇아서 따로 쿠션이 없는지라 기기에 충격방지도 되지 않고 또 푸시의 무게때문에 가방의 수명에도 좋지 않을 듯 하니 되도록이면 이렇게 갖고다니는건 자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푸시를 들고 나가야할 때 이것 외에 마땅한 가방이 없어서 어쩔수 없이 잘 싸서 조심스레 들고다니긴 합니다만.. 전용 가방 너무 비싸요 ㅠㅠ)
그리고 가방의 바깥 하단부분에 있는 작은 주머니. 본래 용도? 답게 Zune 플레이어와 이어폰 등을 넣어다니고 있습니다만, 사실 이 파우치는 위의 조각난 면 만큼이나 얇아서 충격에 약한 물건들은 되도록이면 안쪽에 넣고 있습니다. 뭐 가방들고 어디다가 휘두르고 부딪히고 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네요. 살짝 패딩을 넣어 두껍게 해줬으면 어떨까 싶은데 약간 아쉽습니다.
착용샷
1년동안 기다려서 드디어 받은 가방 치고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게 뭔가 너무 늦었다는 감이 있기도 한데 제가 글 쓸 시기를 놓쳤던 것도 있고 경험상(?) 가방은 역시 좀 들고다녀보고 실제로 써보고 해야 장점도 단점도 확실하게 논할수 있겠다 싶어서 지금에야 쓰게 되네요. 사실은 그냥 귀찮아서 안 쓰고 넘기려다가 오늘 때마침 내 가방이 너무 예뻐보여서(?) 사진찍고 글써야겠다 필이 팍 와서..(..)
아무튼 좋은 가방입니다. 잘 산 것같습니다. 무엇보다 특이한 디자인과 전세계에 이 가방 들고다니는 사람이 몇 없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오네요. 가방도 소모품인지라 얼마나 오래 쓸지 모르겠지만 아껴서 오래오래 들고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S: 킥스타터가 끝난 현 시점에서 이 가방을 구입하고자 하시는 분은 Tessel Supply 공식 웹사이트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만 (글 쓰는 현 시점에서는 블랙 색상만 재고가 있네요) 킥스타터 펀딩때와 달리 배송이 미국과 캐나다로만 가능하므로 국내에서 물건을 받아보시려면 배송대행 등을 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
랄까... 역시 배송문제. ㅠㅠ 사는건 조금 힘들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