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iit Wyrd USB Isolator 구입

2015/06/29 23:31

미국 Schiit사의 작지만 강력한 저가형 DAC Modi 2 Uber + 헤드폰앰프 Magni 2 Uber에 더해서 몇주전 추가로 주문한 Wyrd USB 전원 클리너가 오늘 드디어 배송와서 설치를 해봤습니다.

Schiit DAC/앰프 조합을 구입한 이후 AKG K712 헤드폰과 함께 나름 만족스럽게 음감을 하고 있습니다만, 한가지 문제가 옵티컬로 뽑아 들을때는 못 느꼈는데 USB로 들을때는 어떻게 해도 노이즈와 클리킹/팝핑 현상이 들리더군요. 잔잔한 음악을 들을때 특히 눈에 띄게 노이즈가 들려서 참 난감했었습니다. 어떡하지 고민하고 검색해보다가 같은 제조사에서 Wyrd라는 ‘USB Power Isolator’를 판매하는것을 찾았고, 많은 유저들이 DAC USB연결시 비슷한 문제를 경험하다 Wyrd나 타사의 USB 파워 클리너 제품을 연결하고 문제 해결을 봤다는 글을 봤습니다. 그냥 광출력을 이용하면 돈 더 안 들이고도 문제 없이 쓸수는 있긴 하지만, 광단자를 컴퓨터용으로 써버리면 다른 기기를 연결하지 못하고 그러면 굳이 여러 입력 스위칭 기능이 있는 Uber 업그레이드 제품을 구입한게 아까워서 결국 그냥 속는셈 치고 Wyrd를 주문해보기로 했습니다.

설명을 좀 해보자면, 일명 USB “Decrapifier”(직역하면 똥 제거기[…])라고도 불린적이 있는, USB 입력신호에서 불안정한 전기 출력으로 인한 노이즈를 제거해주는 ‘Power Isolator’ 파워 분리기/전원 클리너 라는 괴상한 물건입니다. 추가적으로 전원부 관련된 부분만 안정시켜주는게 아니라 DAC로 데이터가 전송되기 전단계에 reclocking이라는걸 해준다는듯 한데요, 디지털 오디오 샘플링 레이트, 신호 등등 관련된 뭔가 복잡한 주제라 저는 이부분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하진 못하겠습니다(..)

USB 입력 단자 하나, 출력 단자 하나.

사실 디지털 신호에 무슨 노이즈가 있냐 싶기도 합니다만, 오디오쪽은 하이엔드급 가면 우스갯소리로 금사타케이블같은 무안단물급 논란이 많은 분야라 어차피 귀로 구분하지 못할 정도의 차이를 위해 수십 수백만원을 들이는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그리 납득이 가지 않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일단 저의 경우에는 분명히 들리는 노이즈 문제가 있었기때문에… 오디오 소스인 컴퓨터 파워서플라이를 갈은다든가 하는 방법도 있지만 제 경우에는 셔틀 미니 PC를 사용하고 있으니 컴퓨터를 아예 다 갈아버리지 않는 이상 이것도 현실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결국엔 그냥 99달러 주고 제품 하나 사서 문제가 해결된다면 이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인듯 싶어서 과연 이게 정말 도움이 될까 하는 의심스런 마음으로 도박을 해봤습니다(?)

주문하는 김에 어차피 배송비는 똑같으니 처음 주문할때 미처 생각하지 않아 까먹었던 케이블도 넣었습니다. RCA 케이블 한쌍과 1m짜리 USB 2.0그레이드 케이블 하나. 뭐 사실 케이블도 엄청나게 싸구려만 아니면 어지간해선 큰 차이가 없겠습니다만, USB케이블은 짧은 길이 찾는게 더 중요한데 이게 막상 인터넷으로 찾으려니 여간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3단으로 쌓아봤습니다. 솔직히 이거 하고 사진찍고싶었 ..다만 이렇게 하면 높이가 너무 높아져서 별로 실용적이진 못하겠더군요.

케이블이 복잡하게 연결되어있는데, 설명을 드리자면: 우선 컴퓨터에서 Wyrd로 USB 연결이 되고, Wyrd에서 Modi DAC로 USB 입력이 됩니다. 그 옆의 광출력 입력은 Wii U 콘솔과 연결되어있는 TV쪽에서 들어오고, Modi의 RCA 출력은 그 위의 Magni 헤드폰앰프로 연결이 됩니다. 헤드폰앰프의 후면 Preamp 출력은 BOSE Companion II S2 스피커 (벌써 7년째 잘 굴리고 있네요)로 연결. 전면의 헤드폰 잭에는 AKG K712 헤드폰을 물려 사용합니다.

이 배치가 좀 더 안정적인것 같아서 이렇게 가기로 결정.

헤드폰앰프는 켜두면 발열이 꽤나 심해서 위에는 절대로 아무것도 놓지 않아야할것만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연결을 마치고 컴퓨터를 키고, 제대로 설정을 한 뒤에 음악 청취를 해봅니다. 이전에 USB연결로 쓸때 두드러지게 노이즈가 들렸던 잔잔한 음악 곡들을 골라서 하나하나 재생을 해보고, 브라우저에서 유튜브 등 스트리밍 오디오도 테스트를 해봤는데, 진짜 마법같게도 예전에 있었던 노이즈가 없어져버렸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소리 자체의 변화도 약간 느꼈다고는 하는데, 저는 큰 차이는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K712와 맞물려서 날카로운 고음역대와 밸런스된 중저음대를 들려줍니다.


…뭔가 고민하던 문제가 너무 쉽게 풀려버린것같아서 아 이게 돈의 힘인가..!!(씨익)를 느끼게 된 한 순간이었습니다.

99달러면 오디오 덕질 판에서는 뭐 (상대적으로) 껌값에 불과하긴 합니다만(..) 하나 확실한건 이게 모두에게 필요한 물건은 절대 아니라는 점. Schiit 공식 사이트에 제품 설명에도 특유의 sarcasm을 가미해 분명히 이야기를 합니다.

“소리, 컬러 프린팅, 데이터 안정성 향상… 뻥입니다. 웃기는 소리죠. 이건 마치 Wyrd에 아이폰을 연결해 충전하면 배터리 수명이 늘어난다는 말과 같은 소리에요. 근데 몇 사람들이 이것이 자기 시스템의 소리를 향상시킨다고 해요. 우리는 그런 주장은 하지 않겠습니다. 프린터, 외장 USB 드라이브나 아이폰 충전기용으로 추천하지도 않아요.”

필요한 사람은 사든가 말든가~ 라는 느낌인데 뭐 저의 경우에는 음질 향상은 모르겠지만 클릭 노이즈가 해결이 되었으니 이득을 본 것이라 하겠습니다(..)


 

2015-07-19 추가: 제품을 들인 뒤 계속적으로 사용해왔는데… Wyrd를 통해서 연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팝핑/클릭 노이즈가 발생하는것을 확인했습니다. 처음엔 착각인것이라 생각했는데 같은 트랙을 여러번 재생했을때 같은 부분이 아닌 무작위 부분에서 클리킹이 발생하였고 윈도우/아이튠즈 플레이어 음질 출력 설정도 기본값인 44.1/16비트였음에도 설정과 상관없이 랜덤하게 노이즈가 발생. 이렇게 되면 이제 유일하게 의심가는건 Wyrd와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USB케이블밖에는 없는데.. (Schiit사 1m USB케이블 하나에 더해 이전에 따로 구입한 엘레컴 USB2.0표준 1.5m짜리 케이블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케이블 교체한다고 될 문제는 아닌것 같구요 (Wyrd를 통하지 않고 Schiit USB케이블로 컴퓨터에 직접 연결도 해봤으나 특정 상황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었습니다)

USB DAC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의 주된 원인은 많은 경우 윈도우의 USB 파워 매니지먼트 기능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들어서 장치관리자에서 모든 USB 장치의 전력관리 옵션을 끄고 윈도우 전원 옵션에서도 파워세이빙 관련된 것은 전부 해제, 심지어 BIOS에서 CPU옵션중 하이퍼스레딩/EIST 등 옵션도 전부 해제했지만 이게 큰 효과는 없는것 같습니다.

정말 이상한게, 어쩔땐 멀쩡하게 깨끗하게 들리다가도 (일반적인 시나리오는 아이튠즈로 음악을 틀고 웹브라우저 사용) 다른 프로그램을 같이 돌리거나 하면 노이즈가 한번 들리기 시작하고.. 한번 들리기 시작하면 계속 들립니다. 노이즈가 들린다 싶으면 테스트용으로 시끄럽지 않은 잔잔한 곡을 주로 트는데 90% 확률로 팝핑 노이즈가 지속적으로 들리고… 프로그램을 종료했다가 다시 키지 않는 이상 계속 이러는 기현상이 있네요.

샘플링/비트레이트 설정은 바꾼게 없으니 이게 문제는 아닌것같고.. 의심가는건 Clocking인지 뭔지 하는 개념인것같은데 이건 뭐 아는게 없어서 할 수 있는게 없네요(..) Wyrd가 이런것까지 다 해결해주겠거니 하고 구입한건데 결국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은것같아서 좀 허탈하기도 하네요.. 하하

광출력을 사용하면 다 해결될 문제긴 한데 그러면 굳이 100달러 더주고 Uber 버전을 구입한 이유가 없어지기도 하고 게임콘솔쪽에 광출력을 써서 소스 스위칭을 하려면 결국 PC는 USB연결을 해야해서.. 난감한 상황입니다. 좀 더 해결책을 찾아보고 테스팅을 해보는 수밖엔 없는것 같네요. ㅠㅠ


본 제품은 중고 판매중입니다
본 글에서 설명한 이 제품을 저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어, 원하시는 분에게 저렴하게 양도하려고 합니다.
관심 있으시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