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2014] [#04] Day 03 : 타카야마 – 타카야마진야, 옛 거리 구경

2014/12/13 20:13

Day 03

10월 23일 목요일

카나자와에서 하룻밤을 자고 나서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역으로 향합니다. 오늘 이동하게 될 목적지는 기후 현(岐阜県) 소재의 타카야마 시(高山市). 옛날 히다국(飛騨国) 이름을 가져와서 흔히 히다-타카야마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7시 10분에 카나자와에서 출발하는 특급 하쿠타카를 타고 토야마까지, 토야마에서 히다선으로 갈아타고 타카야마 역까지 이동하는 루트입니다. 도착 예정 시간은 아침 9시 반.

@토야마 역

나중에 와서 알고보니 우리가 탔던게 하루에 두번 있다는 ‘특급 와이드뷰 히다‘라는 열차였다는 것 같습니다. 창문이 넓어서 바깥 경치를 보기에 좋았습니다.

근데 정작 아침 일찍이었던지라 졸려서 잠만 쿨쿨 잤던 것 같습니다. ㅋㅋ

타카야마 도착

옛날 일본의 느낌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도시라고 하는데 벌써 부터 그런 느낌이 나는것 같습니다. 게이트가..!

먼저 오늘 밤 묵게 될 숙소에 들러 캐리어를 맡겨두고 다시 나와서 주변을 조금 둘러보았습니다.

이른 아침이라고는 하지만, 굉장히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날씨가 살짝 흐린 것도 한 몫 했는지 모르겠지만…

타카야마에서 유명하다는 빨간색 다리인 나카하시(中橋)도 보입니다.

아침일찍 기차를 타고 오는 도중 아무것도 먹지 않아 슬슬 배가 고파왔기 때문에 서둘러서 뭔가 아침을 먹을만한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도시였다면 간단히 마츠야라든가 요시노야라든가 체인점 음식점을 가서 먹었으면 딱이었겠지만 시골이라 그런거 없었고(..) 그냥 마을 거리를 지나가다가 아침식사가 된다는 작은 식당을 들어갔습니다. 가족이 집 1층을 오픈해 운영하는듯한 분위기였는데 메뉴에 히다규동이 있길래 (히다 지방의 소가 유명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어서) 시켜먹었습니다. 가격이 한 750엔 했던걸로 기억.. 비싼 아침식사 맛은 있었습니다. 사실 하도 배고파서 뭘 먹어도 맛있었겠지만(…)

다 먹고 나와서 근처에 아침 시장이 열렸길래 잠깐 둘러보았습니다. 바로 옆에 타카야마 진야 (高山陣屋)라고 에도시대 관공서 건물을 박물관처럼 열어놓은 곳이 있어서 구경해보기로 했습니다.

타카야마진야 (高山陣屋)

입장료는 430엔이었습니다. 언어별로 안내 책자가 있어서 한국어로 하나 받았습니다.

정말 깨끗하게 잘 보존/관리되어 있네요.

솔직히 말해 전 사실 일본 역사에는 별로 관심이 없기도 했고 아는것도 없어서 그냥 친구따라 돌아다니면서 아항 그렇구나 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하나 정말 몸으로 체감하며 느꼈던 교훈은, 아 우리나라 전통의 온돌방은 정말 좋은 것이었구나.

실내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돌아다녀야했던지라 한 몇 분 돌아다니고 나니까 발이 시려워가지고 꽤나 고생했습니다. ㅠㅠ 옛날 사람들 겨울에 진짜 추워서 어떻게 지냈나 싶어요.

관공서 건물이니까 이렇게 컸지 일반 서민의 집은 뭐 이렇게 거대하진 않았겠지만, 뭔가 집 여러개를 이어놓은 듯하게 꼬불꼬불 통로도 많고 방도 크고 그랬습니다. 위 사진은 큰 회의실같은 곳이었다는듯 하네요.

지나가다가 발견한 특이한 것 하나. 잘 보니 옛날의 고문 도구였다는것 같은데요, 대체 뭘 어떻게 했던거지 해서 옆에 걸린 그림을 보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어우 상상만 해도 끔직합니다. 옛날 사람들 무서워요…

세금을 쌀가마니로 걷었다는 건 뭐 우리나라와 비슷하기도. …모양이 좀 다른것 같긴 하지만

바깥으로 나와보니 이런것들이. 이거 뭐라 부르는지를 까먹어서 한참을 인터넷을 찾았네요. ㅋㅋ 분재 (盆栽, bonsai)라고 하는것들.

여기 말고도 다른 지역 돌아다니다가 종종 봤는데, 볼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이런거 어떻게 만드는건지 참 신기하더군요. 전통적인 미니멀리즘의 시초일지도(?)

* * *

구경하고 나오니 먹구름이 조금 물러가고 맑은 하늘이 드러났습니다. 이따 오후에 시라카와고를 가는 관광버스를 타기까지 아직 시간이 좀 남아서 도시 이곳저곳을 조금 더 둘러보기로 합니다.

후루이마치나미(古い町並み)

그냥 전통 가옥들이 늘어서있는 옛날 마을 거리.. 라는 것 같습니다. 어째 그냥 옛 거리인데 관광객이 많다 했더니만 이제와서 보니 저 거리 자체가 문화유산으로 보호되고 있다는 듯 해요. 관광지라고는 해도 다 사람 사는 집일텐데, 요즘 시대에 저런 옛날 집에서 살면 안은 어떻게 생겼을까 좀 궁금하기도 해요. 뭐 젊은 사람은 거의 없겠지 싶지만요.

기념품이나 먹을것을 파는 상점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근데 막 이곳저곳 들어가보거나 뭘 사거나 하진 않고 그냥 천천히 걸어가면서 보기만 했습니다.

이름이 특이해서 찍었던 것(..)

길을 가다가 상점에서 히다산 소고기로 만든 스시를 팔길래 한번 먹어보기로 합니다.

2개에 500엔. 친구랑 나눠먹었습니다. 맛있어!

바닥에 있는 저것이 뭔가 먹는것같아보이기도 하고 플라스틱인가 싶기도 하고 뭔가 해서 좀 뻘줌하게 물어봤더니 먹는게 맞다네요. ㅋㅋ 일종의 전통 과자라고 하는데 짭짤하고 바삭한게 쌀과자? 같기도 했습니다. (별로 아는게 없어서 걍 대충 먹고 돌아다녔더니 막상 글쓰면서 설명하기도 참 힘드네요 ㅠㅠ) 추가: 저게 바로 그 ‘센베’ (= 쌀과자) 맞네요 ㅋㅋ (아이고 무식)

* * *

히가시야마 시라야마 신사 (東山白山神社)

여전히 시간이 남아서, 어디를 또 가볼까 하다가 조금 걸어서 올라가면 있는 산에 있는 신사를 보러 가기로 합니다.

교토에서부터 느낀거지만 진짜 일본은 어딜 가도 신사가 정말 많네요…

조금 산속 계단을 올라가보니 있습니다. 시골은 시골이라 그런지 걸어 올라오는 도중에 LTE에그 인터넷 연결이 끊겨서 fmf 포스팅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체 우리가 갔다온 신사 이름이 뭔가 알 길이 없었는데 글 작성하면서 구글 맵 검색하면서 알아냈네요(..)

일본어 한자로 4자인걸 한글로 풀어 써놓으니 히가시야마시라야마 가 돼서 뭔가 이상한데.. 검색해서 나오는 사진이 제가 찍은 사진과 맞아보이니 아마 여기가 거기가 맞을겁니다(?) #무책임

친구는 체력도 좋지, 전 이미 반나절 걸어다닌게 너무 피곤해서 비실비실 대느라 사실 정신이 별로 없었습니다(..) 걍 빨리 어디 가서 앉아서 쉬고싶었…

슬슬 역을 향해서 쭉 내려오는 길에 또 상점들이 늘어져 있었습니다. 저 빨간색 캐릭터가 ‘히닷치’라고, 타카야마 지역에서 전해내려오는 ‘사루보보’라는 원숭이 모양의 부적인데 (본래는 얼굴이 없습니다만) 캐릭터화해서 지역 홍보 하는데 사용되는것 같습니다.

귀엽네요. ㅋㅋ 일본이 또 이런거 상품화는 잘 하죠

아까 늦은 아침을 먹고나서 점심을 안 먹어서 슬슬 배가 고파올 때가 되었던지라, 적절하게 길에서 팔던 당고를 하나 집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흔한 상점가 거리의 모습.

* * *

내려오는 길에 히다코쿠분지 (飛騨国分寺)의 삼층탑을 구경했습니다. 

이후에 타카야마 역 까지 내려와서 잠시 앉아 쉬면서, 시라카와고로 가는 관광버스 출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