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2014] [#08] Day 04 : 타테야마 쿠로베 알펜 루트 – 무로도, 쿠로베 댐

2014/12/20 23:13

Day 04

10월 24일 금요일

미다가하라에서 버스를 타고 약 20분정도를 이동해서, 다음 스탑인 무로도(室堂)까지 이동합니다.

이동하는 와중에도 버스 창 밖으로는 비슷해보이면서도 매번 다른 경치가 펼쳐져있습니다.

무로도(室堂)

도착해서 내렸습니다. 무로도다이라(室堂平), 고도 2450m의 평원 주변에 조성된 관광 지역 및 등산 코스입니다. 알펜 루트의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만큼 관광객이 가장 많더군요. 역 안에도 사람이 붐비고 바깥에도 바글바글 했습니다. 지도를 보니 숙박할 수 있는 산장도 많이 있는것 같습니다.

여기도 몇개 추천 코스가 있습니다. 우리는 초록색 길 미쿠리가이케 일주 코스를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미쿠리가이케(연못) 주변을 돌아 오는 코스입니다.

"타테야마 타마노도의 용수"

때마침 약수터가 있길래, 배낭에 있던 물병을 꺼내서 물을 좀 채워 넣었습니다.

구름보다도 높은 고도의 산이라 하늘이 구름 한점 없이 새파란 색입니다. 기온은 낮았지만 해가 비추고, 바람이 불지 않아 껴입은 옷으로 버틸만 했습니다.

"토야마의 명수 – 미쿠리가 연못"

왼쪽 옆길로 계속해서 걸어가봅니다.

아래로 내려오니 연못 물을 더 가까이 볼 수 있었습니다.

물이 정말 깨끗합니다.

무로도다이라 지역의 지도. 지고쿠다니(地獄谷)라고 해서 화산 가스가 분출되어 회색으로 덮인 지역으로, 본래는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게 길이 있었지만 2013년부터 유독 가스의 농도가 심해져 안전을 위해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파노라마샷

엔마다이(エンマ台 = 염라대) 전망대 위쪽에서 내려다본 지고쿠다니. 이쯤 해서 오니 벌써 주변에 관광객들이 뜸합니다. 지도상으로 지고쿠다니쪽 말고 그 옆으로 해서 라이초 산장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지만, 돌아오는 길이 없고 풍향에 따라 가스 농도가 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주의 메시지가 써있어서 더이상 내려가지는 않고 전망대에서 사진만 찍고 코스를 따라 돌아왔습니다.

정말 황량하네요. 저 멀리 바닥에서 가스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도 보입니다. 지명들 붙은게 다 지옥이니 염라니 한게 그럴만도 한게 옛날 사람들이 봤을때 이런 고지대에 화산 폭발해서 구덩이 생기고 김 피어오르는거 봤으면 지옥 말고 떠올릴게 더 있었을까 싶네요. ㅋㅋ

이건 ‘피의 연못(血の池)’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타테야마 지옥’이라 불리던 것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뒤쪽에서 본 미쿠리가이케.

그리고 이건 미쿠리가이케 뒤에 있는 미도리가이케(연못)(ミドリガ池).

이제 다시 무로도 터미널로 돌아가야합니다. 버스 출발시간이 14시 40분인데 시간이 살짝 촉박해서 서둘러서 걷고 있습니다.

돌아가는 길목에 산장이 보입니다. 타테야마무로도(立山室堂) 산장이라는 이름인데,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산장이라고 하네요. 이런데 한번 묵어보는것도 나쁘진 않겠다..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전 등산은 커녕 그냥 이렇게 걷는것도 힘들어 해서 별로 안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이런데 와서 등산 아니면 뭐 할게 있을까 싶더군요. ㅋㅋ;

시간이 벌써 2시, 3시가 넘어가는데 아직 그 사이에 아무것도 먹지를 못해서 슬슬 배에서 밥 달라고 요동을 치기 시작합니다. 무로도 터미널 건물 내에 레스토랑이 있긴 했는데 버스 시간을 맞춰야하니 시간을 지체할수는 없고… 가이드에 보니 이따가 도착하게 될 쿠로베 댐에 맛있는 레스토랑이 있어서 추천한다고 하니 그걸 기대하고 꾹 참기로 합니다.

* * *

타테야마 쿠로베 알펜 루트의 절반정도를 지나왔습니다. 이제 남은건 내려가는 길에 쿠로베 댐을 구경하는것 뿐입니다.

트롤리버스를 타고 타테야마 터널을 지나 다이칸보(大観峰)로 갑니다. 소요 시간은 약 10분.

진짜 버스 하나가 간신히 지나달수 있는 좁은 폭의 터널입니다. 기차처럼 레일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바퀴 달린 버스에 위에 더듬이만 달린건데.. 뭐 운전수들도 맨날 이것만 하니까 익숙해지는 거겠지요 (?)

* * *

다이칸보에 내려서 곧바로 로프웨이를 타러 이동합니다.

사람이 바글바글… 중국인들은 어딜 가나 많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쿠로베다이라(黒部平) 도착. 여기서 이젠 케이블카로 갈아탑니다.

이번에는 잽싸게 1등으로 탑승해서 맨 앞자리 정 한가운데, 베스트 스팟을 차지했습니다!

가운데 이렇게 레일이 두개로 갈려서 내려가는 차와 올라가는 차가 스쳐 지나갑니다.

약 5분정도 소요해 쿠로베 호(黒部湖) 역에 도착.

산속에 있는 역에서 터널을 지나서 나오니..

쿠로베 댐이 보입니다.

꽤 큽니다! 높이 168m, 해발 1500m대에 있는,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댐이라고 합니다.

쿠로베 호수.

정 가운데서 댐 아래로 내려다보았습니다. 아찔한 높이네요.

는 이쯤해서 너무 배가 고파서 사진 찍기도 지치고 걍 대충 찍고 댐을 가로질러 식당이 있다는 건물로 뛰어갔습니다.

아 드디어 식당이 있다!! 밥을 먹을 수 있어!! 하는 마음에 달려가보았지만..

이렇게 되었습니다. ㅠㅠ 뭐 그럴만도 한게 이미 시간이 4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으니… 일본은 어지간한 식당은 영업 시간이 상당히 깐깐하게 점심 저녁으로 나눠져있더라구요. 여긴 뭐 관광지 내의 식당인지라 피크타임 이외에는 손님이 없을테니 3시 되어 문 닫는게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요.

휴 아무튼 아래층에 저렇게 키오스크형식으로 음식 파는데 아니었으면 진짜 쫄쫄 굶을 뻔 했습니다. 여기 다음엔 산 내려가서 큰 마을 돌아가기 전까지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지라…

* * *

양은 적었지만 순식간에 해치우고 배를 조금 달랜 뒤에 시간에 맞춰서 다시 트롤리버스를 타고 이제 산을 내려갑니다. 오오기자와(扇沢)역까지 16분 소요. 두 번째로 타보는 트롤리버스이기도 하고 터널이라 애초에 볼것도 없고, 너무 피곤해서 그냥 버스 타자마자 정신없이 잤습니다. 깨어보니 어느새 도착해있네요.

트램과 비슷하게 트롤리버스도 어떻게 보면 구시대의 유물인데, 이렇게 관광 자원으로 쓰이고 있는걸 보면 신기하기도 합니다. 역시 뭐든지 어떻게 포장하고 생각하기 나름인가 싶기도 하고요.

여기서까지 해서 일단 타테야마 쿠로베 알펜 루트 종합 이용권(?) 티켓의 몫은 끝이 났고, 이제 시나노오오마치(信濃大町駅)역까지 가는데 타는 버스는 별도의 요금을 지불해야합니다. 1,360엔을 지불하고 승차권을 구입한 뒤, 버스가 오기를 느긋하게 기다렸습니다. 이쪽에서 반대 방향으로 산으로 올라가는 루트도 있었던지라 내려오는 쪽 올라오는 쪽 나뉘어있었는데, 한 팀이 벌써 지나가서인지 역은 다소 한산했습니다. 식당이나 기념품샵도 물론 다 폐점한 상태. 그래도 어찌어찌 밑 층에서 호빵을 파는 곳을 발견해 하나 사서 먹었습니다. ㅎㅎ

* * *

약 30분간 버스를 타고 이동해 시나노오오마치 역에 도착. ‘알프스로망관’이 뭔가 했더니 옆의 오미야게 샵이더군요. 아침에 맡기고 배송(?)해온 캐리어를 무사히 잘 찾고, 이제 기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최종 목적지는 오늘 밤을 하루 묵게 될 나가노.

네, 문 수동으로 여닫는 걸 여기서 처음 구경해봤습니다.(..) 도심에서는 워낙 사람이 많이 타고 내리니 있어봤자 쓸모 없겠지만 지방에서는 보통 열차 겨울에 추울 때 사람 내릴때만 수동으로 열고 바로 닫아서 냉기 막으라고 해놓은 것 같더군요.

오이토 본선을 타고 마츠모토 역으로 와서, 나가노로 갑니다.

* * *

나가노에 도착해서 곧바로 호텔에 체크인하러 갔습니다. 도보로 몇분 안되는 거리라 가까워서 편하네요.

체크인 하고 짐을 풀어놓고 바로 나와서 역으로 돌아와 내일 아침에 타게될 신칸센 자리 예약을 한 뒤에, 늦은 저녁을 먹을 식당을 찾아 헤맸습니다.

시간이 너무 늦어서 어지간한 식당은 다 닫았고, 거리가 온통 술집들 뿐이라서 어디 정하지를 못하고 한참을 돌다가 결국 라멘집에 들어왔는데.. 담배냄새가 너무 자욱해서 애를 먹었습니다. ㅠㅠ 일본은 식당이 기본적으로 금연이 아닌게 정말 힘들더군요. 우리나라 비해 일본이 절대 부럽지 않은 것중 하나.

뭐 맛은 그냥저냥 괜찮았습니다. 배가 너무 고파서 맛을 따질 때가 아니긴 했지만요.

* * *

때마침 근처에 게임센터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찾아가보았습니다. 뭔가 굉장히 오랜만에(?) 도시로 돌아온 느낌이랄까요.

돈 바꾸기 귀찮아서 처음으로 코인 대신에 파세리를 써봤습니다. 오 이런 느낌이구나..

(당시) 갓 새로 나온 신곡이었던 니코큣삥♪

그리고 충격과 공포의 브라운관 투덱 펜듀얼… 으 저 자글자글거리는 화면… 근데 생각보다 체감되는 랙이나 그런건 그리 큰 차이는 없네요. 애초에 허접이라 점수가지고 기체상태 비교하기도 뭐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똥같은 네트워크상태로 엿을 몇번 먹고 끝내 도전 못했던 소타 후지모리 검정을 가볍게 플레이해보았습니다. 랭킹이 573위인게 포인트(..)

아무튼 간만에 잘 놀고, 숙소로 귀가해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피곤한 하루였네요. 내일은 도쿄로 갑니다!

※본 글에 첨부된 사진 외 모든 이미지의 출처는 타테야마 쿠로베 알펜 루트 공식 사이트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