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 Japan] [#24] Day 11: 하코다테의 야경, 밤 거리 탐험

2017/01/22 21:57

2016년 11월 9일 수요일.

숙소에 체크인을 한 뒤 본격적으로 하코다테 탐험을 하러 밖으로 나온다.

밖으로 나오니 세찬 눈바람이 우리를 환영해준다.

2년 전 하코다테에 왔을 때는 이 트램을 못 타봐서 아쉬웠는데, 이번엔 드디어(?) 타볼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전에

허기진 배를 채우러 하코다테 핫플레이스 럭키피에로를 찾아왔다.

하코다테에서 맛집이라면 1초도 생각하지 않고 럭키피에로를 추천한다. 그 다음 순위로는 조금 고민을 해야한다

2년 전에 왔던 그 곳과 똑같은 지점이다. 하코다테 에끼마에 (역앞) 점.

뭔가 나름 미국적인 느낌을 내려고 한 듯한 정신없는 점내 인테리어(?)도 럭키피에로의 특징중 하나다. 그러고보니 오키나와에서도 이런걸 본적이 있는것같은데

저번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여길 왔을때는 오므라이스 하나만 먹고 감탄했었는데 이번엔 좀 다양하게 시켜본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엄청 달았던 저 음료와…

오므라이스

치킨버거

카레!

3종 전부 럭키피에로의 인기 메뉴다. 이번엔 세명이 왔기때문에 각자 하나씩 시키고 나눠먹을수 있어서 좋았다

카레돈까스도 꽤 맛있었고

감자에 치즈…도 치즈는 개인적으로 별로 취향은 아니긴 하다만 잘 먹었다 (살찌는 맛

다 먹고 나오니 눈은 그칠줄을 모르고 슬슬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재밌는걸 발견했는데…

바다쪽에서 바람이 너무 세게 한 방향으로 불다보니 눈이 위로 쌓이는게 아니라 저렇게 가로 방향으로 쌓이고 있었다 ㅋㅋㅋㅋ

그래 웃기지 웃겨 너무 추워서 웃음이 다 나오네

앞을 보고 걷기 힘들정도로 세찬 눈바람을 뚫고 어찌어찌 길 한가운데 있는 시영전차 정류장까지 왔다. 하코다테에끼마에(函館駅前)에서 스에히로쵸(末広町)까지 간다.

트램 안은 따듯하다.

거리의 불빛이 하나둘씩 점등되기 시작한다. 야경 타임이 가까워진다!

저 멀리 이따가 올라가게 될 하코다테산 로프웨이 정거장과 전망대가 보인다. 과연 이번에는 무사히 야경을 볼 수 있을까… (2년 전에 왔을때는 악천후로 인해 산에 올라가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내려왔다는 슬픈 전설이 있다)

춥고 춥지만 사진은 열심히 찍는다.

여기에도 럭키피에로 지점이 있다. 하코다테만의 레스토랑이긴 하지만 하코다테 내와 근교에는 지점이 꽤 여러개 있다.

하코다테의 유일한 스타벅스 지점이 여기에 있다. 하코다테 베이사이드점.

들어가보지는 않고 그냥 지나쳤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뭔가 괜히 좀 아쉽다(?)

건물 문이나 창틀 테두리에 저렇게 조명을 둘러놔서 밤에 예쁘게 보인다.

오랜 시간 걸어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카네모리 아카렌가 창고(金森赤レンガ倉庫)라는 곳인데, 바다를 맞대고 나란히 서있는 붉은색 벽돌로 지어진 창고 건물이 예쁘다고 소문이 났는지 하코다테의 핫 플레이스중 하나로 손에 꼽힌다고 한다.

즉 야경이 멋있다는 말이다

확실히 느낌이 있긴 하다. 저 멀리 하코다테산의 조명도 보인다.

멋지다. 근데 너무 춥다 ㅠㅠㅠ 하도 추워서 창고에 있는 상점에서 털장갑을 하나 샀다. 장갑 끼면 여러모로 기계 조작하기도 힘들고 특유의 뭉툭한 느낌이 싫어서 잘 안 끼고 다니긴 한데 난생 처음으로 내 돈주고 장갑을 사봤다. 그리고 하코다테 있는 동안 매우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이거 없었으면 진짜 산 올라가서 손 얼어 죽었을듯(..)

그리고 눈은 더욱 세차게 내린다…

멋지게 장식한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

이 근처를 돌아다니다보면 자주 보게되는것인데, 야외에 세워놓은 차들을 보면 다 와이퍼를 저렇게 세워놓은걸 볼 수 있다. 얼어붙지 말라고 하는 것일텐데 뭔가 더듬이처럼 툭 튀어나와보이는게 좀 웃겨보이길래 한장 찍었다

이제 다음 목적지인 하코다테산으로 올라가는 로프웨이를 타기 위해 또다시 열심히 걷는다.

이제까지의 하코다테는 대체로 한산했는데 로프웨이 역에 가까워지니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겠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아무래도 하코다테의 주요 관광지다보니 패키지 투어 등으로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대다수가 중국인이었다)

이렇게 눈이 세게 내리는데 과연 뭐가 보이기는 할까 걱정하는 것에 쇄기를 박아주기라도 하듯이, 눈때문에 잘 안 보일수도 있다는 문구를 화면에 띄워주고 있다.

그래도 굳이 돈주고 올라간다는 사람 말리지는 않는다.

산 위의 카메라에서 보이는 실시간 영상을 화면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래도 올라갈거야? 분명히 경고했다?

가야지 뭐 어쩌겠어…

최악의 경우 2년 전 처럼 맛있는 아이스크림이나 사먹고 내려오면 되겠지 하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을 했다 (그러나 솔직히 이 시점에서 진짜로 별 기대는 안 했다)

그래서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는데…

????

어? 왜 보이지??

지상에서는 하나도 안 보일것 같던 것이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오기 시작하니 정말 거짓말같게도 눈이 그치고 구름이 걷히면서… 전망대로 나와서 보니 진짜 엄청 깨끗하게 도시가 보인다!!

엄청 잘 보인다!

아…. 이것이 바로

이것이 바로 하코다테의 백만달러짜리 야경!

산 위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야경은 꽤 흔하지만, 하코다테의 경우 하코다테 산의 위치와 도시 특성상 저렇게 한쪽도 아닌 좌우 양쪽이 U자 모양으로 바다가 닿는 부분이 한 눈에 들어오는지라 더욱 특별한 야경으로 평가받는것 같다. 야경이 아니고 밝을 때 보아도 꽤 좋을것같은 인상.

삼각대를 숙소 가방에 넣어놓고 까먹고 안 들고 온게 정말 후회되기는 했지만 다행히 전망대에 있는 망원경 위에 카메라를 비교적 안정적이게 올려놓을수가 있어서 장노출로 몇장 건질수가 있었다.

참고로 전망대에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 너도나도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멋진 사진을 건지려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 말없이 영역전쟁을 하는지라 좋은 자리를 건지려면 운빨과 노오력이 필요하다

아무튼 매우 만족스러운 사진을 건질수 있었다. 정말 2년에 걸쳐서 두번 와서 이번에도 못 보고 내려갔으면 너무 슬펐을것같은데, 결국 육안으로도 이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로프웨이를 타고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경사진 길이 얼어붙어서 조심조심 오느라 꽤 애먹었다

시영전차를 타고 슬슬 저녁을 먹으러 도심으로 향한다.

십자가(十字街)역. 시영전차를 타고 츄오뵤우인마에(中央病院前)까지 간다. 여기에 내린 이유는…

근처에 오락실이 있어서(..) BIG BANG이라는 오락실인데, 이런 작은 도시의 오락실이 대개 그렇듯이 엄청나게 큰 건물에 볼링장등이 있는 복합 어뮤즈먼트 시설을 만들어놓고 한 층을 아케이드로 쓰는 느낌이다. 그래도 보유 기체는 준수한 정도.

한산하다.

투덱, 츄니즘, 유빗을 몇판 하고 나왔다.

저녁을 먹기로 한 식당을 찾아가는 길목에 고료카쿠 타워가 보인다. 고료카쿠는 이번에는 들릴 예정이 없는 고로 관심이 있으시면 2014년 여행때 적은 글을 보시면 되겠다

스프카레라는걸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데, 하코다테의 괜찮은 식당을 찾아보던 중에 눈에 띄어서 가보게 되었다. 라마이라는 곳으로… 타베로그 평점은 3.2.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메뉴가 여러가지 있었는데 적당히 잘 골랐다

따듯하고 진한 국물이 몸을 녹여준다. 하루종일 추운 날씨에 고생하던 차에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식당까지 좀 멀리 걸었던지라 돌아갈때는 시영전차를 타러 돌아가지 않고 때마침 더 가까이 있던 버스정류장을 찾아서, 버스를 타고 하코다테역까지 돌아가기로 했다

하코다테의 밤 거리는 주황색 가로등 불빛이 퍼져서 참 묘하게 낭만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것 같다.

10시쯤 넘어서야 도착했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돌아다녔다! 근처의 편의점에서 야식거리를 사갖고 숙소로 돌아간다. 내일은 다시 아침 일찍 열차를 타고 출발해야하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해둬야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