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maha SLG200S 사일런트 기타 구입

2018/04/07 15:38

새 기타를 구입했습니다. Yamaha의 SLG200S (스틸) 기타입니다.

원래 기타를 조금 쳤다는건 아주 오래전부터 블로그를 봐오신 분이라면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블로그에 많이 언급을 할 일이 있지는 않았지만 이런 글을 올린 적도 있었고, 옛날엔 간간히 몇개 곡의 기타 코드를 따서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최근 몇년간은 기타를 거의 하나도 안 쳤는데요. 원래 기타를 주로 치던 곳이 교회이기도 했는데 교회에서 더이상 기타를 치지 않게 되어서 쉬게 되면서 한동안 손이 안 갔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다시 뭔가 기타가 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때마침 놀러갔던 스타필드 고양의 야마하 샵에서 “사일런트 기타”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SLG 시리즈라고도 불립니다.

기타를 교회 외에 집에서 취미로라도 잘 안 치게 되었던건… 저는 잔잔한 핑거피킹보다는 빠른 스트러밍을 하는 스타일의 연주를 좋아했던지라 연주를 하면 소리가 크게 나게 되는데, 어쿠스틱 (통)기타는 일렉기타와 달리 자체 울림통이 있기 때문에 집 안에서 연주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회사를 다니게 되면서 집에 오는 시간이 거의 저녁시간대다보니 더욱이나 그렇구요.

그런데 이번에 발견한 ‘사일런트 기타’라는 녀석은 어쿠스틱 기타의 범주에 속하면서 울림통이 없어서 세게 스트러밍해도 앰프 안 꽂은 생 일렉기타 정도의 소음밖에 나지 않는지라 밤에도 실내에서 이웃을 방해하지 않고 무리 없이 연주를 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그런 실내용, 여행용, 연습용 기타를 표방하고 만들어진 제품이라 아예 헤드폰을 꼽고 들으면서 할수 있는 내장 앰프가 들어있습니다. 어쿠스틱 기타의 소리를 에뮬레이션하는데, 얼핏 들으면 디지털 프로세싱을 거쳐 나온 소리라는 것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괜찮은 소리였습니다.

추가적인 기능으로 바디의 밑면에는 또 하나의 3.5파이 오디오 잭이 있는데, 여기는 AUX포트로, 외부 기기의 오디오를 입력해 이어폰으로 믹스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즉, 아이폰 등의 오디오 재생기에서 선을 꼽고 헤드폰으로 들으면서 연주를 할 수 있다는 말. 혼자서 연습하거나 그냥 취미삼아 칠 때 정말 딱 좋은 기능같습니다.

매장에서 한번 이어폰을 꼽고 연주해본 이후로, 아 이건 내 용도에 딱 맞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구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정작 구입을 한 것은 처음 발견한 후로 꽤 시간이 지나서야 했지만요. 신품이 70만원정도 하는데, 찾아보니 중고가는 50만원대에 형성되어있어 상태 좋은 것을 정가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모양이라든가 다소 특이한 기타라 직접 비교하기 뭐하긴 하지만, 어쿠스틱 기타에서 정가 70만원이라고 하면 그래도 엄청 싼 편은 아닙니다. 꽤 고급 레벨의 기타도 살수 있는 가격대인데요. 그런만큼 만듦새나 사용된 나무에 있어서는 실망스럽지 않은 퀄리티입니다.

바디는 마호가니, 핑거보드, 넥에는 로즈우드를 썼다고 합니다.

SLG시리즈에는 스틸 (일반 어쿠스틱)기타와 나일롱 기타 두가지 모델이 있어서, 줄을 감는 헤드 모양이 모델에 따라 다릅니다. 저는 당연히 어쿠스틱 버전을 구입.

이 기타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가, 저렇게 상부 프레임이 분리가 되어서, 안그래도 작은 사이즈에 속하면서도 가방에 넣었을때 실제 기타보다 너비가 반으로 줄어듭니다. 거의 미니기타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말 여행용으로 딱 적합한 디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넥이라든가 프렛수에서는 전혀 사이즈가 표준적인 기타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연주할때는 아무런 위화감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기타를 오랜만에 산 김에, 어찌보면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오디오 인터페이스 구입도 결국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뭔가 녹음하고싶을때에는 그냥 컴퓨터의 마이크 포트에 직접 선을 꼽아서 쓰곤 했는데요, 노이즈가 많을뿐더러 음질이 영 좋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기타를 컴퓨터에 연결해 어떻게 어떻게 녹음을 해보고자 했는데 아무리 시도해도 4극 포트로 오디오 인풋을 넣을수가 없어서… 그냥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한번 사보자 해서 여러 모델을 찾아보고, 고민하다가, 베링거의 UMC202HD 모델을 중고로 저렴하게 들였습니다.

캐논잭과 5.5mm잭 두가지를 두개 동시 입력할수 있으면서, 별도 전원 없이 USB로 소리를 전달해주는 녀석입니다. 헤드폰을 꼽아 다이렉트 모니터링도 됩니다. 엄청 화려하진 않지만 그냥 이 가격대에서는 제 용도에는 맞겠다 생각해서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처음 연결 후 간단하게 연주한 것을 녹음해 본 것들입니다. 하도 오랜만에 잡은지라 왼손 굳은살도 다 가셔서 코드 잡으면 손가락도 아프고, 스트러밍할때 박자가 딱딱 안 맞는게 연습 정말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기타 오랜만에 치는게 신나서 몇개 좋아하는 곡들 듣고 코드를 따서 연주를 해봤는데, 예전처럼 또 전체 곡을 제대로 녹음/촬영해 블로그에 올려볼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지출이 아깝지 않도록, 짬내서 다시 열심히 연습을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