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RE-JUV3NATE : Part 2 – 파워서플라이 교체 + 컴퓨터 대청소

2010/11/11 12:17
Part 1에서 SSD를 성공적으로 설치한 후, 두번째 문제를 해결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저는 몰랐습니다, 이것이 생각했던것 보다 그리 순탄하지만은 아닐 것이란 걸..(…)

문제2:

파워 서플라이(PSU)에서 지속적으로 고주파음이 난다.

굳이 PSU를 새걸로 바꾸기엔 문제가 좀 너무 사소하다는 생각이 들지요. 근데 이 고주파음이 사아앙당히 거슬렸습니다. 귀가 너무 민감해서 그런가, 오래 들으니 머리가 아파오더군요..-_-;;

제시한 해결책:

PSU를 새것으로 교체한다.

해결책이 간단하죠? -ㅅ-;; 근데 설치는 역시 그리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Thermaltake PurePower 680W

우선 원래 쓰던 파워서플라이는 대만 Thermaltake사의 PurePower 680W. …지금생각하면 그때 뭐하러 이런 괴물같이 파워가 넉넉한 PSU를 샀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아무튼 4년간 아무 탈 없이 잘 써 왔었죠. 근데 오래 쓰면 쓸수록 각종 부품이 닳고 팬에서 소음이 나기 시작하고 하는건 어쩔수가 없죠..

뭐 그래서 새로운 PSU를 골라봤습니다. 컴퓨터 파워 계산기를 이용해 대략 얼마정도가 괜찮을지 재봤습니다만 한 450W만 해도 충분하다는 결과가 나오더군요. 그래도 약간의 마진을 두어 500W짜리로 가기로 했습니다. 여러 제품 비교 후에 고른 건 요녀석:

스카이디지털 PowerStation2 500EF 80PLUS

왜 굳이 이걸로 골랐느냐고 물으신다면… 사실 좀 급하게 고른지라 요놈은 큰 고민을 안 하고 구입했습니다. (이거시 돈 좀 있다는 자의 여유인가) 그냥 다나와에서 500W짜리 쭉 나열해놓고 가격대비 평이 제일 많고 괜찮아 보이는 듯 한걸로 고르니 요놈이.. 그런데 좀 실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왜 그런지는 이따 말씀드리겠습니다(…)

설치기:

우선 기존의 PSU를 꺼내야하는데.. 역시나 이게 CPU쿨러, GPU등을 다 떼지 않고는 빠지지가 않더군요. 어쩔 수 없이 다 빼낸 후에야 새 PSU를 장착할 수 있었습니다.

80PLUS. 잘은 모르겠지만 저전력에도 고성능으로 작동할수있는 기준 같은거라고 알고있습니다. 자세한건 위키피디아로..

끼웠습니다. 자 이제 떼낸 CPU쿨러와 GPU를 다시 장착할 때인데….

아이구 맙소사 이게 뭡니까 0_0
도저히 청소 안하고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더군요. 전에 씨디맨님의 블로그에서 한번 본 듯한 CPU, GPU 물청소하기가 기억이 나서, 기왕 꺼낸 김에 4년만에 제대로 한번 청소해보자.. 하고 본격 물청소를 마음먹었습니다. 대상은 CPU쿨러- 잘만 CNPS9000, 그리고 GPU쿨러 2개 – 역시 잘만 VF900-LED.

먼저 쿨러를 보드에서 떼내고 (CPU쿨러의 경우 이미 떼놨지만) 팬을 방열판에서 분리합니다. 나사만 풀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쉽더군요.

세면대에 따뜻한 물을 받아 퐁퐁을 좀 섞어서 거품을 내고 집어넣어서 칫솔로 구석구석 쓸어줬습니다.
그 결과…

비교적 깨끗해졌습니다! 히트싱크의 각 블레이드는 그간 녹이 좀 슬었는지, 처음 샀을때 기억나던 그 아름다운 주황빛까진 안 나지만, 그래도 이전에 비하면 굉장히 깨끗해졌네요. GPU쿨러의 경우 코어 닿는 부분의 매끈한 미러 피니쉬도 다시 돌아왔네요. 물기가 완전히 마르도록 수건 위에 1-2시간 놔뒀습니다.

마르는 동안에 놀고만 있을 순 없죠, 팬을 물휴지로 구석구석 깨끗이 닦아줬습니다.

자 그러면 다 말랐으니 이제 다시 팬을 조립하고 설치할 차례!

먼저 CPU 팬을 조립하고..

GPU에 써멀구리스를 바릅니다.

그리고 이제 모든것을 원상태로 끼우고 컴퓨터를 키면 그대로 작업 완료!!! ..였어야 하는데..

※주의: 여기서부터 삽질로그가 이어집니다. 시간이 ㅇ벗으신 분들은 부디 이 부분을 건너뛰어주세요.

컴퓨터를 부팅합니다. 부팅하겠습니다.

…안 되잖아!?

분명 케이블은 다 꼽았고 모든 팬도 다 돌아가는데 왜 화면 안나오나염. PC케이스에 스피커가 안 달려있는지라 POST 비프음도 안 들려서 도무지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는 상황. 이리저리 궁리하다 옆방에 있던 컴퓨터를 끌고와서 겨우겨우 스피커 점퍼를 이쪽 메인보드에 연결한뒤 부팅해보니,

<삐이이이입 삡 삡>

뭔소리래. 인터넷을 찾아보니 “VGA에 문제가 있습니다”라는군요, 허헐.. 아니 의사양반… 그게 뭔 말이오.. 내, 내 지피유가 불량이라니!!!!ㅠㅠ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하고 GPU를 뽑아서 아까 스피커 꼽으려고 가져온 옆 컴퓨터에 꼽아봤습니다. PCIe 슬롯이 있었으니 그야말로 천만다행. 그런데 뭐야, 화면 잘만 나오는구만! 하고 다른 하나 GPU를 내 컴에 꼽으니 또 화면이 안나오네요. 혹시 GPU 하나만 불량인가? 하고 바꿔끼워보니 역시 꽝.

음, 역시 GPU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구나! 하고 약간 희망을 가졌지만 그렇다면 대체 뭐가 문제인건가… 이것 저것 뺐다꼇다 하다가 어쩌다가 RAM을 뽑았다가 다시 끼워보니.. 오오 진리의 POST 한번 비프음!!!(올 정상이란 뜻).. 근데 화면이 깨졌네? GPU를 바꿔끼워봤습니다. 하니 아니나다를까, 잘 나오네요. GPU중 하나가 결국은 불량이였다는 말.

사실상 GPU를 원래 두개를 끼워서 SLI로 쓰고 있었던지라, 기존부터 문제가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이번 작업을 통해서 정식으로(?) GPU하나를 내보내게 되었네요.

결론:

PSU 교체는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지만, 그 과정 중에 GPU 하나를 잃은 셈이 되네요.

그리고 물론 이전에 있던 고주파음과 팬에서 들리던 미세한 전기 소리는 없어졌지만….

이거 PSU 자체 팬 소리가 너무 크잖아orz

결정적으로 파워서플라이의 초이스를 잘 못 골랐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ㅠㅠ 지금 생각해보니 이제까지 써왔던 그 PurePower PSU가 상당히 조용한 쪽에 속한 제품이었네요. 모델명에 “Silent”라고 써놓은게 마냥 구라는 아니었단 거네요. ㅇ<-<

결론적으로 컴퓨터가 더욱 시끄러워졌다는 소리 되겠습니다. <-
이건 뭐 성공인데 별로 뿌듯하지고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실패도 아니고…
아 뭐 컴퓨터가 죽지 않고 되살아준건 정말정말정말 천만다행이지만요. 십년감수하는줄 알았음 ㅠㅠㅠㅠ

아, 그리고 또 하나 얻은것:

아 따거워..ㅠㅠ

※절대로 이번 작업을 통해 손털이 더 많아졌다거나 하는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