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 Tokyo] #1 – 아자부쥬반 양식점 Edoya

2015/11/29 00:33

11월 21일(토) ~ 26일(목). 일본 도쿄에 (또) 놀러갔다왔습니다. 사실 뭐 갔던데 또 가고 봤던거 또 보고 해서 중복이 많은지라 그대로 다 올리면 재미가 없으니, 이번에는 주로 새로 갔던것들 먹었던것들 등등 위주로만 짧게 정리해 올려보려고 합니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스타트!


이번 여행때는 꼭 제대로 된 반숙 오므라이스를 먹고야 말겠다 하는 굳은 다짐을 하고 열심히 타베로그를 뒤져보다가 아자부쥬반(麻布十番) 근처에 있는 괜찮아보이는 한 양식점을 찾았습니다. 사실 7월에 도쿄 갔을때도 신주쿠쪽에 있는 타베로그에서 그래도 꽤 평이 좋은 ‘그릴 만텐보시’라는 곳을 갔었는데 뭔가 그렇게 만족스러운 수준의 오므라이스는 아니었던지라.

이쪽 부근엔 애초에 올 일이 없었던지라, 처음으로 돌아보는 동네였습니다. 일요일이었던지라 오전에 롯폰기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아자부쥬반 역까지 약 15분 걸어서 갔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아자부쥬반에는 각종 국가들 대사관들이 모여 있기도 하고 꽤 잘 사는 동네라고 합니다. 언덕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차분하고 조용한 거리 분위기가 뭔가 굉장히 좋더군요.

그리고 도착.
이 사진을 찍었을때만해도 대기가 없었는데, 나중에 다른데서 오는 같이 여행간 친구를 기다리는 사이에 대기줄이 몰려서…

들어가기 직전인 차례가 되었을때 더이상 이미 대기중인 인원 이후로 사람들이 못 서게 하려고 영업 팻말이 CLOSED로 뒤집어졌습니다. 대략 한 20여분 기다려서 들어갔던것으로 기억합니다.

Wine & Restaurant Edoya. [타베로그 링크] 글 작성 시점에서 평점 3.5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도쿄지역x오무라이스로 검색시 랭킹 20위 안에 드는 정도. 물론 이번에 찾는건 클래식한 오무라이스가 아닌 반숙오무라이스+데미그라스 소스+도쿄 도심 내 조건이었기때문에 사실상 리스트 최상위였습니다.

별다른 사전 지식 없이 찾아왔는데 Since 1954라고 쓰여진걸 보니 꽤나 오래된 식당인 것 같습니다. 점내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그리 넓지 않은 아담한 공간에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목재로 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영업시간은 낮 11:30~14:30 (라스트오더 14:00), 저녁 18:00~22:00 (라스트오더 21:30). 밖에서 한 30분 기다리고 1:30쯤에 들어가서 실제 음식이 나오기까지 또 한 30분 걸린것 같습니다. 안그래도 전부 주문 후에 조리에 들어가는 완전 오더메이드 방식이라 오래걸리는데 이 날은 특히나 손님이 몰려서 점원이 평소보다도 오래걸릴텐데 괜찮겠냐고 물어보더군요. 애초부터 이거 먹으려고 1시간을 기다렸는데 선택권이 있나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햄버그 스테이크 (1404엔), 그리고 오무라이스 (1620엔). 이외에 다른 메뉴도 있었는데 많이 시켜봤자 두명이서 먹기 힘들것같기도 해서 그냥 두개만 시켰습니다만 옆테이블을 보니 하나 더 시킬걸 싶기도 하더군요. 뭐 양이 모자라지는 않고 딱 적당한 정도여서 좋았습니다.

친구는 커피를 시켜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에 먼저 유유히 한 잔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슬슬 너무 오래 기다려서 배에 진동이 오기 시작할 타이밍에 드디어 음식이 나왔습니다.

굉장히 깔끔한 비주얼!
두툼하고 땡글땡글한 햄버그 덩어리 위에 잘 된 계란후라이가 예쁘게 얹혀져있습니다.

한 입 먹어본 바로는 굉장히 부드러운 식감이었습니다.

제가 시킨 오무라이스. 실물을 보자마자 뭔가 팟 하고 느낌이 옵니다. 그래! 이거야 이거!

밥 위에 얹혀진 계란이 정말 뭐라 표현하기 힘든 정도의 엄청난 레벨의 부드러움이었습니다. 뭔가 치즈를 살짝 섞은게 아닐까 싶기도 한 이 부드럽고 녹는 그런…

말랑말랑한 계란 밑의 밥은 오무라이스의 정석답게 잘게 썰은 야채에 특이하게도 고기 조각이 케챱에 볶아진 밥이었습니다.

아.. 정말이지…. 최고야…

이제까지 가본 오무라이스집중 케챱 토핑의 클래식 오무라이스 최고봉을 오사카 홋쿄쿠세이라고 한다면 반숙계란+데미글라스 오무라이스의 최고를 꼽자면 에도야라고 하겠습니다. 이 이상의 레벨의 어딘가를 새로 가보게 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마음속의 랭킹이 그대로 유지될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