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MK Pro로 커스텀 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하다 – 2. 조립 & 튜닝

2021/10/09 02:50

(지난 글에서 이어짐)

부품은 이제 다 모여졌다. 키보드 조립이야 그냥 잘 꽂고 잘 하면 되는거 아니겠어? 틀린 말은 아니긴 하지만, 기성품과 다르게 기판 바닥부터 손가락에 닿는 키캡까지 모든 단계의 부품의 조정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점이 커스텀 키보드의 가장 큰 매력인 만큼, 내 키보드가 마음에 드는 소리를 내게 하기까지 중간 단계에서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었다.

스위치 윤활

키보드의 타건감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부품이 스위치인 만큼, 스위치의 클릭감을 더 부드럽게 하고 소리도 더 정숙하게 만들기 위해 키보드 커뮤니티에서는 손수 스위치를 윤활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튜닝방법중 하나로 자리잡은 듯 했다.

대부분의 스위치들은 공장 출하 상태에서 가볍게 윤활이 되어 나올텐데, 매니아들 입장에서는 그정도로는 성에 안 차서(?) 어차피 다 뜯어서 닦아내고 다시 칠할거라… 그 수고를 덜기 위해 몇몇 매니아용 하이엔드 스위치들은 무윤활 상태로 출고되는 것들도 있었다. 내가 이번 빌드를 위해 고른 Glorious Panda 스위치도 무윤활/윤활 두가지 버전으로 고를 수 있었는데, 국내 공식 수입처에서 들여오는 버전은 어차피 다 무윤활 상태여서 직접 윤활을 해야 했다.

최근 발매한 Gateron의 가위/집게식 스위치 오프너 (일명 “뚜따” 툴). 일반적으로 많이들 쓰는 뚜따툴의 두배정도 되는 가격이지만 스위치 분해가 훨씬 간편하고 빠르다는 평을 듣고 질러버렸다

물론 윤활이 꼭 모든 스위치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구조적으로 스위치의 스템은 눌릴때 들어가면서 하우징 벽면을 긁는 “서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또 스프링이 바닥과 스템 천정과 닿을 때 나는 팅팅거리는 소리도 있는데, 스위치를 뜯어 스템의 벽면을 윤활제로 칠해주고 스프링을 윤활해줌으로 이런 잡소리들을 잡을수 있다. 이렇게 하면 대체로 하이톤의 소음이 뮤트되어 좀 더 중후하고 묵직한 플라스틱의 부딪치는 소리 (“또각” 또는 영어로 “thock”)만 남는다는 원리.

일단 나는 모든 스위치를 윤활할 생각으로 윤활제와 도구들을 다 주문했지만, 그래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에 한두개를 우선 윤활해보고 무윤활 스위치와의 느낌을 비교해보기로 했는데, 확실히 윤활한 쪽이 서걱이는 소리가 줄어들고 부드러운 느낌이 나서, 전체 윤활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윤활제 종류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커뮤니티에선 Krytox사의 윤활제 제품이 가장 유명하고 널리 쓰이는 것으로 보였다. Krytox 205 (구리스계열), 105 (오일) 두 종류가 가장 많이 쓰이는데 205g21Krytox GPL 205 grade 2가 205g0보다 점도가 높은 구리스다. 205g2와 105를 50/50 비율로 섞어서 205g0와 비슷하게 살짝 묽어서 얇게 바르기 쉬운 형태로도 만들수 있다곤 하지만 나는 그냥 205g0를 소량 구매했다.

윤활하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너무 떡지지만 않게, 얇게 고르게 스템의 모든 면을 칠해주면 된다. 단, 일반적으로 택타일 스위치의 경우 스템의 다리 (고리처럼 튀어나온 부분)은 칠하지 않기를 권장한다. 저 부분이 걸리면서 택타일 특유의 느낌을 만드는 건데, 윤활제를 발라버리면 너무 부드러워져서 리니어와 큰 차이가 없어진다는 이야기. 하지만 이 또한 개인 취향이라 말리는 사람은 없다. 나의 경우 일단 다리는 칠하지 않았다.

수십개의 스위치를 윤활하는건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닌데, 스프링까지 일일이 칠하면 배로 시간이 들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비닐백에 스프링을 모아서 넣고 Krytox 105같은 오일 윤활제를 투입한뒤 흔들어 윤활제를 뭍히는 간소화된 방법이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렇게 하지 않고 손수 붓으로 (대충) 발라줬다. 윤활작업할 당시에 Ziploc 비닐백을 찾아오기가 더 귀찮았던거 같은데 분명 윤활 시작하고 나서 그냥 비닐백 할걸… 하는 생각을 몇번이고 했던거 같다😂

아무튼 이 작업을 본인의 키보드의 키 갯수만큼 반복하면 되는데… GMMK Pro의 경우 83키니까 이 작업을 총 83번 반복하면 된다. 잔뜩 겁먹고 달려들었는데 분해부터 완성까지 거의 두시간이 꼬박 걸렸다.

스태빌라이저 교체

키보드의 스태빌라이저2한국에선 약칭 ‘스태빌’, 영어로는 Stab는, 1.5U 길이 이상의 긴 키의 양쪽 끝이 눌렀을때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키보드 스위치는 정중앙에 꼽혀있기 때문에) 키의 양 끝에 스위치와 동일한 높이의 받침대 역할을 해준다. 스태빌이 제 역할을 잘 한다면, 스페이스바같은 아무리 긴 키라도 키의 어디를 눌러도 균일하게 눌렸다가 다시 돌아와야 한다.

GMMK Pro는 가격대비 퀄리티가 좋아 대체로 좋은 평을 받았지만, 모든 리뷰어와 사용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욕을 먹은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이 스태빌이다. GMMK Pro의 스태빌라이저는 Glorious가 자체 개발한듯한 스태빌로 ‘GOAT’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 요즘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발이 클리핑된 형태의 스템3 Cherry식 순정 스태빌라이저는 스템 바닥의 양 끝이 평평하지 않고 미세하게 거미발같이 ㄱ자로 얕게 발을 붙인 구조로 되어있다. 아마도 충격완화를 위한 디자인이지 않을까 추정되지만, 이것때문에 오히려 스태빌이 건들거리거나 PCB에 닿을때 틱틱거리는 소리가 날 수 있는데, 이를 없애기 위해 바닥을 납작하게 만들려고 다리를 잘라버리는 튜닝방법이 유행했다으로 낸 건 잘 했지만… 어째서인지 출고 상태의 스태빌 그대로 스위치와 키캡을 체결하면 키를 눌렀을때 키가 안 빠지는 현상이 다수의 유저들로부터 제보되었다. 아마도 PCB에 붙은 소음감쇠용 스티커와 윤활제가 만나 끈적거리게 되어버린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가는데… 내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었고 심지어 기존에 붙어나온 PCB 스태빌 스티커 제거하고 별도로 구입한 Kelowna 스태빌패드로 교체부착, GOAT 스태빌의 윤활제를 다량 제거하고 시도해봐도 여전히 키를 누를때 무언가 꾸덕하거나 뻑뻑한 느낌이 없어지질 않았다.

결국은 별도로 구매한 스태빌라이저로 교체를 하게 되었다. 애초에 조립을 계획할 때부터 Glorious의 순정 스태빌이 문제가 있다는 평을 들었고 싸제로 바꿔야겠구나 생각은 하고 있었어서 크게 놀라진 않았다.

서드파티 스태빌중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스태빌은 Durock, Everglide 등이 있었는데, GMMK Pro 초기 생산분의 알루미늄 플레이트와의 호환성 이슈가 있는듯 해 보였다.4GMMK Pro의 후기 생산분에서는 구멍을 좀 더 넓게 해 호환성 문제를 해결했다고도 하다 또, Durock 스태빌의 초기 버전은 사용하다보면 철심이 빠져버리는 디자인상의 문제가 있다는 말도 보여서5v2 부터는 개선되었다고 한다 결국 가장 논란이 적은 C³Equalz 스태빌을 골랐다. 다만 이퀄츠 스태빌(v2)은 국내외 일반적인 기계식키보드 관련 물품을 취급하는 샵들에서 멀쩡히 재고가 있는 곳을 (비교적 멀쩡한 무난한 색으로) 찾기가 너무 어려워서 찾다 찾다 결국 알리익스프레스에서 v3을 파는곳을 찾아 주문했다는 이야기. 배송오는데 시간이 좀 걸린지라, 키보드를 일단 다 조립해놓고 나서 쓰다가 며칠 후에 스태빌을 또 교체해줬다.

PCB와 스태빌이 체결되는 나사 사이에 넣을 패드도 포함시켜주는 등, 구성품이 상당히 좋았다

스태빌라이저 철심의 윤활제로는 보통 키스위치에 사용되는 옅은 윤활제보다는 더 꾸덕한 타입의 구리스가 쓰인다. Permatex의 Dielectric Grease또는 Superlube, 극히 최근엔 Krytox의 XHT-BDZ를 쓰는 사례도 늘어난 듯 한데 나는 그냥 Permatex로 선택했다. 소량을 한다고 10g짜리를 주문했는데 이것도 양이 엄청 많다. 스태빌 갯수가 스위치만큼이나 많지 않기 때문에… 평생 쓰고도 남을 정도의 양. 막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욕심부리지 말고 5g짜리 작은걸로 사자…

스크린샷 출처: 유튜브 비디오 (6:41)

철심이 플라스틱 하우징에 닿을때 미세한 유격때문에 틱틱거리는 소리가 날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얇은 레이어의 패딩을 넣는 튜닝방법이 있다. 그중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반창고를 활용한 Holee mod(또는 Band-aid)도 최근 반짝 유행해 많은 사람들이 후기를 공유하곤 했는데, 장기적으로는 윤활제와 반창고의 재질이 만나 불필요한 끈적거림을 만들어낸다는 우려도 있더라. Epsilon mod라는 양면테이프 재질의 필름을 위아래로 붙여 철심이 건들거리지 못하게 하는 튜닝방법도 있는데, 나의 경우 이퀄츠 스태빌 패키지 안에 이 튜닝을 위한 스티커가 포함되어있어 스티커를 사용했다. 일단 조립한지 한 달이 넘어가는 현 시점에서는 아직까지 초기상태와 큰 문제 없이 멀쩡하다.

결론적으로는 별도로 구입한 C³Equalz 스태빌라이저로 교체한 후기는 대성공. GMMK Pro의 순정 GOAT 스태빌은 공장 윤활을 다 닦아내고 새로 윤활하고 해봐도 키가 눌렸다 다시 올라올때의뻑뻑한건지 끈적이는건지 그런 느낌을 없앨수가 없었는데, 새 스태빌로 교체한 후 모든 문제가 다 사라졌다. 키를 살살 건드려봐도 흔들리는 감도 전혀 없고 아주 짱짱하다.

그 외의 튜닝

GMMK Pro는 가스켓(gasket) 마운트 형식의 키보드이다. 일반적으로는 PCB와 플레이트를 키보드 하우징에 고정시키기 위해 하우징 케이스에 직접 나사로 고정한다든가 하는 방식(트레이 마운트)을 쓰지만, 가스켓 마운트는 하우징의 테두리에 검은색 폼 재질의 가스켓 스티커를 붙이고 그 위에 PCB+플레이트+스위치+키캡까지 몽땅 얹혀지는 식의 구성이다.6각종 키보드 마운트 방식의 차이를 그림으로 설명한 것이 있는데, 관심이 있다면 봐보자

이렇게 하면 PCB와 하우징의 직접적인 접점을 없애 키를 타건할 때 진동이 케이스까지 전달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준다. 단점이라면, 그냥 트레이에 나사 박아서 고정하는것 보다는 복잡한 구조라 제작 단가가 올라간다는 점. 아무튼 GMMK Pro는 이런 가스켓 마운트 구조를 채택함으로써 조금 더 하이엔드 킷이라는 이미지를 굳힌 것도 있다.

다만 GMMK Pro의 가스켓 마운트는 순정 상태로 붙여나오는 가스켓 스티커가 너무 얇다는 점, 그리고 상판 뚜껑의 나사를 끝까지 조여 닫으면 가스켓과 그 사이의 플레이트가 너무 세게 짓눌려서 (상판과 하판 하우징 사이에 여유 공간이 부족해서) 일반적인 가스켓 마운트 키보드의 타건감보다 ‘쿠션감’이 덜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걸 인지해서 그런지, 후기 생산분 부터는 GMMK Pro 기본 패키지 안에 추가로 부착할 수 있는 가스켓 스티커를 동봉해 출고가 되었다. GMMK Pro 오너들이 자주 하는 튜닝중 이 스티커를 3겹으로 쌓아 붙이는 일명 “Triple-gasket mod”이 있는데, 나는 일단 한줄만 추가로 덧붙여보았다. 그런데 며칠 키보드를 사용하고 나서 뜯어보니 위 사진처럼 위에 추가로 부착한 스티커가 좌우로 밀려 미끄러져있는걸 보고, 애초부터 단일 두께가 좀 두꺼운 가스켓 스티커를 구해서 기존것을 떼고 교체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사를 다 조이면 너무 꽉 조여져서 가스켓의 효과를 죽인다는 점에 대해서는, 일부는 해결책으로 상판 케이스 나사도 아예 다 풀고 쓰는 사람도 있던데 이렇게 해보니 우측상단의 노브때문에 좌우 밸런스가 살짝 안 맞더라. (노브가 상판 케이스 위에 꼽히는 구조다) 타건감의 차이를 나는 크게 느끼지는 못해서, 지금은 나사를 반만 체결해 쓰고 있다.

또한, PCB 아래 깔리는 하판 하우징의 빈 공간을 원래는 검은색 폼 레이어가 채우고 있었는데, 호기심에 신슐레이터 흡음재를 구입해 적당히 잘라넣어 쓰고 있다. 아주 미세하게 흡음이 더 되는것같은 기분이 들지만 큰 차이는 아닌듯 하다.

스페이스바는 크기 자체가 다른 키들에 비해 길다보니 빈 공간이 넓어서 타건시 울리는 소리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를 줄이기 위해 GMMK Pro 포장재로 딸려온 폼을 적당히 잘라서 빈공간을 채워보고자 위 사진처럼 넣어봤지만… 폼의 밀도가 생각보다 낮아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블루택(blu-tack)이라고, 지점토와 비슷한 재질인데 점착력이 높고, 무엇보다 떼어낼 때 지저분하게 끈적거리는 접착제를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떨어져 재활용하기 용이한 장점인 점착제가 있다. 이걸 스페이스바 안쪽에 적정량 뭉쳐 넣으면 빈공간을 메워줘 텅텅거리는 울림을 줄일수 있고, (경우에 따라) 비싼 키캡을 망칠 염려를 덜 해도 되는 솔루션으로 많이들 추천을 하더라. 조만간 한번 구해서 실험해 볼 생각이다.

커스텀 QMK 펌웨어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GMMK Pro의 공식 소프트웨어는 윈도우용으로만 나왔기에 맥에서는 소프트웨어를 통한 부가적인 키보드 커스터마이징 기능은 전혀 쓰지 못하고 그냥 키보드 자체로만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 소프트웨어와 상관 없이 기본 펌웨어에 배정된 키 조합으로 RGB 라이팅 프리셋이나 밝기 등을 변경할 수는 있었다) 거기에다 macOS에서는 좌측 하단의 모디파이어 키가 윈도우와 다르게 Ctrl-Win-Alt 가 아닌 Ctrl-Option-Command 순으로 순서가 다르기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 macOS용 소프트웨어 키보드 커스터마이징 솔루션인 Karabiner를 쓰고 있었다.

내가 GMMK Pro를 구입한 시점인 8월 말 기준으로, 공식 홈페이지의 서포트 페이지에 QMK 펌웨어 관련 가이드 페이지가 있긴 했지만 댓글란을 보니 RGB나 로터리 노브의 볼륨컨트롤이 안된다는 제보가 수두룩 했고, 뭔가 아직 제대로 준비가 안 되었다는 느낌이 강했다. 레딧을 비롯한 커뮤니티를 파다보니 몇몇 QMK 펌웨어를 뜯어 직접 컴파일해서 RGB/노브 구현까지 성공했다는 사람을 몇 발견했지만 여전히 개발용 develop 브랜치의 어느 시점의 코드를 활용해 한 모양이어서 괜히 또 불안정한 상태의 펌웨어로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아 망설여졌었다. 9그러다 월 즈음 해서 드디어 모든 코어 기능이 지원되는 펌웨어 코드가 master에 머지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찾아가서 기본 펌웨어를 컴파일해 올려보니 불도 잘 들어오고 노브도 잘 먹더라. 다만 아주 기본적인 구현일 뿐이었고 RGB 라이팅 커스터마이징 관련 컨트롤이나 내가 바라던 macOS 관련 키 배치를 얻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해보였다.

GMMK Pro 순정 펌웨어가 아니기 때문에, RGB 효과 프리셋의 종류가 초기와는 다른 점이 있지만 QMK에 포함된 프리셋도 종류가 충분히 많고 자주쓰는 설정은 다 있어서 큰 불만은 없다

결국 몇시간동안 기존 QMK 레포지토리속 GMMK Pro 폴더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기여한 개인 키맵 설정을 파고들어 QMK 문서를 참조해 코드 짜깁기로 내가 생각하는 가장 macOS 네이티브 키보드 배열에 가까운 키맵을 만들어냈다. 추가로 모디파이어 키 조합과 노브의 +/- 입력을 받아 키보드의 특정 액션을 트리거하게 하는 코드 예시를 보고 응용해 RGB 라이트 컨트롤에 바인딩했다.버튼조합으로면 여러번 연타해야하지만 노브를 돌리면 한번에 빠르게 확 밝기를 내려버리거나, 색을 바꾸는 것도 훨씬 직관적이어서 편해진 느낌.

코드를 수정하고 제대로 컴파일되도록 하기까지 워낙 초기 셋업에 고생을 했다보니, 비슷하게 맥에서 쓸 때 편리하게 쓸수 있게 하기 위해 수정한 키맵과 위에서 언급한 각종 편의기능을 더해 감히 ‘표준’ macOS용 GMMK Pro 펌웨어라 하는 내 개인적인 버전을 정리해 올려두었다. QMK 메인 레포에도 PR을 올리긴 했는데 언제 과연 머지가 될지는 미지수…

마무리

이렇게 되어, 일단 첫 커스텀 키보드 조립 작업은 끝이 났다. 기계식 키보드의 최대한 정갈한 소리를 내기 위해 데스크매트 (장패드)는 필수인것 같아, 하나 구입했는데 장패드로 책상을 다 덮고싶지는 않아서 GMMK Pro 키보드 너비에 거의 딱 맞는 키보드 매트를 TXKeyboard에서 찾아 구입했다.

기존 애플 매직 키보드와는 비교가 안 되게 높이가 높은 키보드다보니, 그래도 할수 있는만큼 손목을 보호하기 위해 높이가 맞는 손목받침대를 구해서 맞춰주었다. 키보드 색이 밝은 알루미늄에 흰색 키캡인 만큼 밝은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프로스트 화이트 색상의 반투명 아크릴 팜레스트를 몬스타기어에서 구했다.

여기까지 온 시점에서 느끼는 타건감과 소리를 평가해보자면… 일단 유튜브만으로 보면서 바랬던 좀 더 고급진 또각거리는 느낌을 구현하는데는 내 기대 이상으로 성공한 것같다. 마이크로 녹음을 한걸 들어보면 중저음이 실제 귀로 들을 때보다 더 크게 울리는데, 아마 마이크 성향도 있는것 같고, 마이크가 쇼크마운트같은데 달려있는것이 아니라 그냥 같은 책상에 얹힌 USB 탁상형 스탠드 마이크라서 책상에서 전달된 진동이 함께 녹음된 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썩 만족스러운 소리가 난다.

스위치의 느낌은 내 취향대로 클릭감이 확실한것이 마음에 드는데, 무게가 꽤 나가다보니 장시간 타이핑하다보면 확실히 손가락에 피로감이 쌓이는 느낌은 예전보다 있는 것 같다.

본문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아직 더 해볼 수 있는 튜닝은 얼마든지 있고, 기회가 된다면 다른 스위치들도 시도해보고 타건감과 소리의 차이를 느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녹음한걸 들어보니 든 생각인데 일부 키들의 스위치를 다시 윤활해주어서 간혹 들리는 스프링의 울림소리를 좀 잡아야할 것 같다.


천천히 공부하면서 부품과 작업 도구를 하나하나 모으고, 시행착오를 겪어 이 글을 정리하는 시점에 도달하기까지 어느새 거의 한달 남짓한 시간이 흘렀는데, 즐거운 경험이었다. 눈으로 보기에도 예쁘고 깔끔한 키보드가 완성이 되어 보기 좋고, 바라던 대로 macOS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네이티브처럼 큰 불편함 없이 쓸 수 있는 기계식 키보드를 얻게 되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역시 키보드 타건할때마다 쫀득한 키감과 소리가 좋다보니 일할때나 놀때나 그냥 키보드를 만질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매일 쓰는 일상적인 도구에 소소한 즐거움이 더해진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