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2014] [#21] Day 13 : 도쿄 – 롯폰기 교회 방문, 아키하바라 여동생 카페 체험
Day 13
11월 2일 일요일
좋은 아침! 오늘은 홋카이도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도쿄로 다시 돌아가는 날입니다.
6시 반에 일어나서 빠르게 씻은 뒤에 짐을 싸서 호텔 로비로 내려왔습니다.
아침식사는 간단하게 토요코인에서 제공되는 조식으로. 시간이 조금 촉박해서 서둘러서 먹고 하코다테 역으로 뛰었습니다. 친구가 늦잠을 자서 일단 깨워두고 씻는동안에 먼저 내려가서 아침먹는다고 하고 내려왔는데 한참이 지나도 친구가 안 내려오길래 이거 열차시간 놓치는거 아닌가 하고 좀 조마조마 했습니다 ^^;
하코다테역. 지난 도호쿠대지진으로부터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 여파가 너무나도 컸던지라 여전히 곳곳에 가면 저렇게 응원문구 현수막을 간간히 볼 수 있습니다.
7:24 출발하는 특급 슈퍼 하쿠쵸(スーパー白鳥)를 타고 신 아오모리로 갑니다.
바이바이 하코다테!
9:38 신아오모리 도착. 자 이제 도쿄까지 가는 신칸센 자리를 예약해야하는데…
자리가 다 나가고 없었습니다 ㅋㅋㅋ 별수없이 바로는 못 가고 다음 열차를 타게 되어야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된 이상 어차피 기다릴거 11시 52분 차로 표를 끊고 아오모리현 행각이나 찍을 겸 근처 오락실을 가보기로 합니다.
지도를 검색해보니 아오모리역 바로 옆에 점포가 있다고 합니다. 아오모리역으로 가는 열차편을 알아보니 이런게 나왔는데.. 리조트 아스나로라는 노선같은데..
보아하니 이건 지정석 ONLY인것 같습니다.. 당연히 예약을 했을리가 없고, 어차피 한정거장만 가는건데 어떻게든 되겠지 해서 일단 탔는데
객실은 못 들어가고 연결 통로에서 다른 몇명의 승객(?)들과 함께 서서 갔습니다. ㅋㅋㅋ 뭔가 조마조마했지만 별 일은 없더군요(..) 캐리어를 코인락커에 맡겨놓고 와서 다행이었습니다.
창 너머로 살짝 보니 뭔가 인테리어라든가 좌석이 상당히 세련되게 되어있는 신식 관광 열차인것 같아보입니다.
아무튼 아오모리역에 도착! 며칠 전에 봤던 익숙한 광경을 밝을 때 다시 보게 되네요.
바로 앞이 바다라서 꽤나 바람이 불었습니다.
곧바로 게임센터를 찾아가보았습니다. 이름은 아우가 프레스토(アウガプレスト). AugA라는 백화점 비슷한 빌딩 4층에 위치해있습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만 거의 전 기종이 다 한대씩 갖춰져있고 심지어 비트스트림도 있었습니다.
빠르게 투덱 한 코인을 하고
리플렉도 했습니다. 간만에 도장 명의사범을 도전해보았는데 역시 하에레에서 죽네요 ^^;
게임센터에 가면 시간이 훅 훅 지나갑니다. 적당히 놀고 나오니 벌써 11시. 슬슬 신아오모리로 다시 돌아갈 준비를…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근처에 요시노야가 있길래 때마침 잘 됐다 하고 테이크아웃을 했습니다. 그간 에끼벤을 너무 많이 먹어서 지출이 흑흑.. 이제부터라도 좀 돈을 아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뭐, 규동 좋아하기도 하구요 (웃음)
11:40에 안전하게 신아오모리역으로 돌아왔습니다. 도쿄로 갑시다!
역시 아무리 봐도 미쿠 색인ㄷ..
도쿄 도착
약 3시간정도를 달려서 오후 3시경에 우에노 역에 도착했습니다. 우에노에서 죠반센으로 갈아타고 미나미센쥬로.
1주만에 돌아왔네요.
넵, 지난주에 묵었던 곳과 똑같은 호텔 (마루츄 센트로)입니다. 예약을 2번으로 나눠서 해뒀던지라.. 그런데 방도 완전히 똑같은 곳으로 배정이 되었네요 ㅋㅋㅋ
짐을 풀고 좀 멍하니 누워있다가 슬슬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갈 계획을 짜봅니다.
교회에 가봅시다
빡센 일정에 쫒겨다니긴 했지만 오늘이 일요일이라는 사실은 잊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주는 도저히 어떻게 해도 일정을 뺄수가 없어서 교회를 못 갔습니다만 (주일에 교회 안 가고 어떤 모습으로라도 예배조차 못 드려본건 거의 예에에에전에 아파서 한번 못 가본적 이래 거의 10년만인거같네요) 2주 연속으로 빠지는건 영 죄송스러워서 오늘은 교회를 찾아가보기로 합니다.
일본은 기독교에 대한 탄압같은건 없지만 문화 특성상 여러 종교를 그냥 다 받아들이는 분위기라 서양이나 우리나라 비해 기독교의 영향력이 상당히 작은 축에 속하는데, 그런 일본에서도 좀 모던하게 청년들 중심으로 예배드리는 적당한 규모의 교회가 있으려나 궁금했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Lifehouse라는 교회를 찾았는데, 영어/일본어로 동시에 예배가 있는듯 하고 위치도 롯폰기로 (고정 건물이 있는게 아니고 홀을 정기적으로 빌려서 하는 듯 합니다) 도시 중심인지라 여기를 가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저녁 예배 시간이 5시 반이라 적당히 이동시간을 계산해서 나왔습니다.
롯폰기는 JR로 갈 수 없어서 전철을 타야하는지라 죠반센이 아니라 도쿄메트로 히비야선 미나미센쥬역으로 왔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여러모로 은근 교통이 꽤 편리한것 같습니다 미나미센쥬. 호텔 숙박비도 저렴하고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5시쯤에 롯폰기 역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남아서 “겸사겸사” “때마침 근처에 있으니” (이번 여행에 유독 이 말을 많이 쓰게 되는거같은데 기분탓이겠죠^^;) 평소에도 관심이 좀 있었던 코나미 스타일 오프라인 매장을 들러봤습니다.
KONAMI STYLE 롯폰기
위치가 롯폰기라 따로 이쪽에 뭐 할 게 없으면 이거 보려고 따로 들리기에는 너무 규모가 작고 별로 볼만한것도 많이 없어서 여기 왔다가본 사람들은 다들 교통비 아깝다고 가지 말라고 하던데, 막상 진짜로 와보니 정말 그냥 한칸짜리 샵이네요.
진열된 상품도 그리 많은 편은 아닙니다. 각 프랜차이즈/게임 브랜드마다 섹션이 마련되어있습니다. 저는 소타 후지모리 SYNTHESIZED 5 앨범을 하나 구매해서 나왔습니다.
안그래도 규모가 작았는데 결국 12월 30일을 기점으로 영업을 종료했다고 합니다. 사실상 코나미 스타일은 온라인샵이 주고 오프라인은 거의 반 상징적으로만 운영하던 건데 이것마저 닫아버렸네요. 저는 닫기 전에 거의 마지막으로 다녀가본 셈이 되었군요(..) 그래도 한번 가봤으니 후회는 없을듯..
Lifehouse International Church Tokyo
지도를 열심히 보고 검색했던 교회를 찾아들어왔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안내하시는 청년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사실 혼자서 처음 찾아가보는 교회라 좀 뻘줌할까 걱정이었는데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홀로 인도해주셔서 예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아까 코나미 샵을 찾다가 길을 헤매는 바람에 좀 늦어버려서(..) 5시 반 살짝 넘게 들어왔는데 예배는 이미 시작되어있었습니다. 뭔가 예상하던것보다 좀 더 본격적이라 상당히 흥미로웠네요.
찬양은 주로 힐송의 것들을 번역해서 부르는듯 했고 (최근의 힐송 곡은 제가 잘 안들어서 귀에 익지는 않았지만 대충 느낌으로) 일본어 가사와 영어 가사를 소절을 번갈아가면서 부르는 식으로.
간증과 메시지도 말하는 사람이 일본인이면 영어로 통역을, 외국인이면 일본어로 통역을 하는 식으로 2개국어로 진행했습니다. 보통 외국인 선교사가 세운 교회면 무조건 영어 우선에 로컬 언어로 통역을 하는 식인데 대부분의 경우가 일본어로 말하고 영어 통역인지라 좀 신선했습니다.
예배 후에 제대로 소그룹 모임도 있는듯 하네요. 저는 들어가진 않았습니다만..
하나 재밌는 사실은 제가 여길 다녀오고 한국에 온 바로 그 다음주에 이 교회가 모 일본 TV 방송프로그램에서 취재가 되어서 나간걸 같이 여행간 친구가 보고 링크를 보내줬었습니다. ㅋㅋ YOUは何しに日本へ?(YOU는 뭐하러 일본에?)라는 일본에 있는 외국인들을 랜덤으로 잡아서 취재하는 예능 프로그램같아보이는데, 제가 갔을때 봤던 청년 목사님을 비롯한 사람들을 이렇게 다시 보니 뭔가 느낌이 새롭더군요 ㅋㅋ (유튜브 링크)
여러모로 프로그램도 잘 되어있고 섬기시는 분들의 열정도 있고, 도심의 문화의 중심에서 쉽지 않을텐데 사역이 잘 되어서 교회가 더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에 예배를 즐겁게 잘 드렸습니다.
예배때 가운데쪽 뒷자리에 앉았었는데 주변사람들과 인사하는 타이밍에 옆에 있던 어떤 사람과 인사를 나누었는데, 새로운 친구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한국인이라고 말하니 엄청난 우연으로 그 친구도 때마침 한국에서 2? 5년간 살다가 여행으로 그저께 막 일본에 들어온 참이라고! ㅋㅋㅋ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의외로 관심사가 맞는 부분도 있어서 끝나고 같이 아키바를 가기로 해서 나왔습니다. 저녁도 먹어야하고, 제가 교회 가느라 헤어졌던 친구들과도 다시 합류해야하고 말이죠.
아키하바라
아키바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 8시가 다 되어서, 어두컴컴했습니다. 새로 알게 된 친구는 레트로 게임에 관심이 많았는데, 일본어도 잘 모르고 휴대폰 로밍도 안 한상태라 어디 돌아다니기가 난감한 상황에서 (제가 봐도 무슨 깡으로 그냥 왔는지 싶었습니다) 마침 저를 만나서 제가 아는 한 좀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시켜주었습니다. 물론 시간이 너무 늦어서 대부분은 이미 폐점을 하고 있었지만요. 카톡 아이디(!)를 교환하고 내일 어차피 다시 올 것같으니 그때 같이 다시 차근차근 돌아보는걸로 약속을 했습니다.
잠시 후에 다른 관광지를 보고 돌아온 여행 친구들과 합류해서 5명이서 다같이 제 친구가 제안한 여동생 카페(!)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2년 전에 갔을 때는 메이드카페를 처음 가봤으니 이번엔 좀 더 매니악한 곳으로(..) 교회갔다가 이런데 가니까 뭔가 좀 찜찜하다
여동생 카페 체험기
나고미라는 이름의 카페. 츄오도리(中央通り) 큰길에서 아키하바라역 반대방향으로 걸어가다보면 오른쪽에 위치해있습니다.
여동생 카페라는게 대체 무엇인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해드리자면.. 막 이상한 퇴폐업소 이런건 절대 아니고 오해는 마시고(..) 메이드카페와 비슷한데, 음식을 만들고 드링크를 서빙해주는 점원들이 ‘여동생 캐릭터’의 컨셉으로 복장을 하고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하는 느낌의 카페입니다. 그렇다고 저 간판에 나타난것처럼 실제 나이도 어린 점원들을 상상하시면 곤란하고(..) 어디까지나 현실에서 재현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직원과 손님의 암묵적인 동의 하에 운영되고 있는 다소 특수한 아키바의 문화의 한 면이라고 생각하면 되시겠습니다. 뭔가 말이 복잡해졌지만.. 간단히 말하면, 딱 보면 ‘이게 무슨 여동생이야!! (버럭)’라고 외쳐야하는게 맞지만 아무도 딴죽을 걸지 않는다는 점? 이라고 하는게 맞겠군요. 양갈래 머리가 언제부터 여동생의 상징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 큰 어른이 양갈래 머리에 귀여운 옷 입고 어린애가 오빠한테 말하는것 같은 말투로 말하는게 항마력이 딸리면 많이 어색하긴 할겁니다 ^^;; 애초에 제가 갔을때 본 점원은 저보다 나이 많아보이는 것 같았는ㄷ.. 누나 카페?(..)
테마 자체가 좀 매니악하다보니 규모는 앳홈같은 대형 체인 메이드카페보다는 훨씬 작았고, 꽤 늦은 시간에 들어가서 교대 타이밍이 된건지 점원도 한분밖에 없었습니다. 주말은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철야 영업을 하는것같아보이던데.. 모에 이런걸 떠나서 이런 업종에서 일하시는 점원 분들이 뭔가 갑자기 참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당연하지만 샵 내에서는 사진 촬영은 엄격하게 금지되어있었기 때문에 사진은 한 장도 찍지를 못했네요. 2년전에 갔던데는 음식사진은 찍을수가 있었는데 여긴 음식사진조차 못 찍게 하더군요. 아무래도 이런 컨셉으로 짜여진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서비스 자체가 이용 가격에 포함된 거라 (실제는 입장료는 없고 음식/드링크를 최소 하나 구입해야합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이 유출되면 이런데 굳이 찾아오는 의미가 없어지는거니까 이해는 가더군요.
냉정하게 따지면 음식이나 드링크는 양에 비하면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게 맞지만, 그런걸 보고 찾아온게 아니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오무라이스에 케챱으로 주문한 그림을 그려주는것도 재밌지만 역시 이 카페의 포인트는 점원과 각종 잡담을 할 수 있다는 점이겠죠. 설정상 ‘여동생’이라는 컨셉이니 일본어 경어를 전혀 쓰지 않고 손님과 점원간에 전부 평어 (반말)로 대화를 합니다. 처음 온 손님은 이게 어색하니 뭐 경어 써도 뭐라고 화내진 않습니다만.. ^^; 애니에서 반말 쓰는거 듣기만 했지 실제로 써본적이 없어서 어색함을 무릅쓰고 말해보려고 열심히 노력을 했습니다(..)
큰 메이드카페들은 워낙 유명해서 오타쿠가 아닌 일반 외국인 관광객도 요즘은 아키하바라에 오면 흔히 한번씩 관광 코스로 들리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곳은 직접 찾아오지 않는 이상 외국인이 들어오는 경우는 흔치 않은지라, 5명의 서로 다른 국적의 외국인 그룹이 들어오니 아무래도 이래저래 이야기할 거리가 많아서 좋았습니다. 최근 보는 애니는 뭐가 있다든지, 좋아하는 캐릭터는 뭐라든지, ‘여동생’ 점원분이 질문을 던져주기도 하고 이래저래 수다를 잘 떨었습니다.
드링크 하나를 시키면 한시간을 머물다 갈수 있는데 어느새 한시간이 후딱 가버려서 하나 더 시키고 한시간 더 있고 나왔다는건 비밀(..)
여튼 새로운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나왔습니다. 또 다시 가라고 하면 아마 안 갈것 같지만.. 뭐 한번쯤 호기심에 경험삼아 가보는건 나쁘지 않을지도^^;
… 사진이 한장도 없으니 역시 말이 늘어나는군요. A picture is worth a thousand words라는 말이 정말 맞는것 같습니다(?)
간만에 아키바를 잘 돌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씻고나서 침대에 앉아서 TV를 돌려보던중 익숙한 이름의 프로그램을 발견!
MUSIC JAPAN, NHK에서 하는 음악 프로그램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인기가요? 같은 게 되려나요. 제가 우리나라 TV를 잘 안 봐서 모르겠네요
퍼퓸!!!!!!!!!!!!
퍼퓸이 출연하는 프로를 본방 사수 하게 되는 날도 오는군요. 캬..
그 다음에는 이리저리 또 채널을 돌리다가 하나 재밌는 프로그램을 발견했는데.. 아이폰의 음성인식기능인 Siri를 키고 누가 더 영어 발음을 잘 하는지 대결하는 게임(…)
일본인 네이티브 영어 발음으로 영문 음성인식기가 알아듣게 하는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겠죠. 보면서 좀 많이 웃었습니다. ㅋㅋ
그렇게 오늘 하루는 끝이 났습니다.
내일은 월요일. 3주 여행 일정에서 벌써 마지막 주까지 왔네요. 남은 4일동안 도쿄에서 뭘 할까 열심히 궁리해보면서 잠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