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박 7일 도쿄 여행] Day 6 – 아키하바라, again (메이드 카페 탐방기 외)

2012/07/17 00:35

Day 6

7월 3일 화요일

* * *

키누가와 – 상쾌한 아침

아침 7시쯤에 친구가 깨워서 힘겹게 일어나서 목욕탕에 한번 더 내려가서 짧게 몸을 담구고 씻고 올라와서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침 역시 부페식이었습니다. 어제 저녁만큼 음식 종류가 많진 않았지만 뭐 적당히 잘 먹었습니다.

아침 역시 부페식

그러고 나서 방에 돌아와서 체크아웃 시간인 9시 반까지 잉여잉여.

TV 채널을 돌리다가 TV도쿄에서 무려 겨울연가 1화를 방송해주는걸 발견 ㅋㅋㅋㅋㅋㅋ 아니 일본에서 겨울연가 인기있다는건 만인이 다 아는 사실이지만 무려 10년 넘게 지난 현 시점에서 아직도 틀어주고 있으리라곤 생각 못했는데요. 그것도 이런 아침의 황금시간대에 ㅋㅋㅋㅋ 뭔가 대단하더군요. 음성다중으로 일본어 더빙/한국어+자막으로 방송해주더랍니다.

9시 반에 체크아웃을 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근처 유케무리 회관으로 이동. 전 이게 좀 멀리 있는건줄 알았는데 그냥 바로 옆이더라구요. 이럴줄 알았으면 차라리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걸어가도 됐을텐데 건물 안에선 어르신들이 모여서 뭔가 카라오케 대회같은걸 하시고 있었는데 우리는 그냥 밖에서 시간을 때우며 이케부쿠로행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0-;

그리고 그렇게 11시 반까지 잉여잉여하면서 기다리고는 드디어 버스가 도착(…)

기존 계획상으로는 오늘 2시까지 아키하바라에서 또다른 친구와 만나기로 되어있었기때문에 안그래도 좀 조급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버스가 늦어지는 바람에 무려 4시가 넘어서야 이케부쿠로에 도착했습니다. ㅠㅠ 버스 내리자마자 부리나케 달려서 다시 사쿠라호텔에 체크인하고 짐을 두고 바로 JR을 타고 아키하바라로 이동.

* * *

아키하바라, again

View 아키하바라-1 in a larger map

4시 46분에 아키하바라역에 체크인, 오늘 만나기로 했던 Kevin(@kevinayP)과 합류. 이 친구는 인도네시아에 사는 친구로, 전에 양덕 애니 커뮤니티인 MyAnimeList (제 블로그에서도 몇번 소개한 적이 있죠)에서 처음 알게 되어서 트위터에서 쭉 팔로잉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우리가 여행하는 기간에 일본에 와서 시간을 맞춰 도쿄에서 한번 만나자고 제안해서 실제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오늘 두번째 아키하바라 방문할때 각종 지름을 하려고 지난주에 처음 왔을때 사지 않고 벼르고 있었는데 차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좀 다급한 마음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오후 6시 반에 도쿄 스카이트리 관람 예정도 잡혀있기도 했고요. 안타깝게도 오늘은 가차없이 비가 계속 주륵 내려서 계속 우산을 쓰고 다녀야했습니다.

우선은 지난번에 못 들려봤던 게이머즈랑 라디오 회관을 둘러봤습니다. 딱히 별로 특별할건 없어보이더군요(?)

여담으로 이번에는 바쁘기도 했고, 친구도 있고 해서 폰으로나 카메라로나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는데, 그래서 이제와서 보면 좀 후회가 됩니다. 애초에 샵 내에서는 대부분이 촬영 금지이긴 하지만.. 여행에서는 남는게 사진뿐이라는 말이 있을정도인데 거의 남은게 없어서 참 아쉽네요. ㅠㅠ

저번에 들려서 잠깐 구경만 하고 간 코토부키야 샵을 다시 가서 점찍어두었던 일상 다이쿠 카페/사카모토 머그컵빙과 클리어 책갈피 세트, 마마마 큐베 티셔츠(…) 합해서 약 5000엔어치의 지름을 했습니다. ㅎㅎ 마음에 드는 것들을 골라서 기분이 좋았네요.

후에 기타 곳곳의 카페를 돌아보다가 본래 계획했던 대로 메이드 카페를 가보기로 합니다.

앳 홈 메이드 카페

메이드 카페! 아키바에는 작고 큰 메이드 카페가 정말 많은데,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 그냥 무난하게 제일 잘 알려진 앳홈 카페(@home cafe)를 가보기로 결정.

두번째 날에 갔었던 굿스마일 카페와 K-BOOKS가 있는 아키바 컬쳐즈 존 건물 옆에 위치해있습니다. 해당 건물의 4,6,7층이 모두 앳홈 메이드카페. 참고로 리플렉 비트 로케이션테스트를 한 도쿄 레저랜드가 위치한 돈키호테 건물에도 지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4층으로 들어갔습니다. 당연하지만 점내 사진 촬영과 특히나 메이드 촬영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어서 사진을 찍으려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습니다 ㅋㅋ; 따라서 지점에 대한 소개는 여기 공식 사이트를 참고하시면 되겠고, 여기선 텍스트 설명으로 최대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상상력을 동원해 읽어주세요(?)

카페 분위기는 컬러풀하고 화사하고, 어찌보면 그냥 평범한 카페와 달라보일것 없는데 다를 점은 대신 서빙을 메이드복을 입은 여자들이 한다는 것. 뭔가 생각보다 덕덕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고, 오히려 뭔가 이미 일본 문화 체험의 대표적인 관광지중 하나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우리가 갔던 타이밍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인원 다수의 (딱 봐도 덕후 그룹은 아닌듯한) 외국인 그룹이 찾아와있었거든요. 덕분에 좀 떠들썩하고 했습니다.

처음에 입구에서 기다리고 인원수를 말해주면 처음 오시는거냐, 이것저것 물어보고 또 룰 등을 안내해 준 뒤에 메이드 한명을 지정해서 자리로 안내해줍니다. 들어갈때 인도해주는 메이드가 ‘주인님들의 귀가입니다!’ 비슷한 말로 외치면 점내 다른 메이드들이 일제히 ‘오카에리나사이마세 고슈진사마!’(おかえりなさいませ、ご主人様!= 어서 돌아오세요 주인님!)하고 외쳐 환영해줍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에 따라 시선이 다 이쪽으로 향하기 때문에 대략 뻘쭘^^;

그룹(테이블)별 최대 이용시간은 1시간. 즉 들어온지 한시간이 지나면 너님강퇴!..는 아니고 그냥 알아서 나가면 됩니다 ㅎㅎ;

일단 기본 이용료는 1인당 500엔. 그리고 1인당 최소 음료 하나는 반드시 주문해야 하게 되어있(던걸로 기억함)습니다. 메뉴에서 코스를 고를수 있는데, 자세한건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풀코스가 2400엔정도로 음료+음식+디저트+기념사진+모에사탕(?)이고 그 이하로 하나씩 빼면서 더 저렴한 메뉴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친구는 풀코스를 골라서 음식으로 오무라이스를 시켰고 저는 중간정도로 음료+디저트(파르페)+사진+사탕 (1800엔) 세트를 선택, 같이 여행간 친구는 그냥 음료 하나만 골랐습니다.

세트메뉴에서 선택해 주문하든 따로 시키든, 음료와 식사 메뉴중에 살짝 비싸지만 특별하게 메이드가 맛있게 하는 주문(?)을 외워주는 메뉴가 있습니다. 그걸 시키면 흔히 애니에서 보던것처럼 음식을 갖고와서 메이드를 따라서 ♪샤카샤카 포카포카 츤츤 데레데레 냥냥 왕왕 모에모에 뀽뀽☆(….) 같은 모에한 주문을 같이 소리내어 외웁니다. 그러면 음식이 막 맛있어져요!(..)

…정말로 주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파르페가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

요건 친구가 시킨 오무라이스. 이건 케찹으로 메이드가 직접 그림을 그려주는데, 뭘 그려줄지를 물어봅니다. 복잡한건 그리기 힘드니까 적당히 골라달라고..ㅎㅎ 친구는 펭귄을 부탁했습니다. 저도 한입 먹어봤는데 그럭저럭 괜찮더라구요. 식사시간 맞춰서 와서 점심/저녁 삼아 먹는것도 나쁘지 않을듯 합니다.

그리고 좀 있으면 순서대로 (해당 메뉴를 시킨) 손님(주인님!)들의 사진 촬영이 있습니다. 저희가 간 4층 지점은 웹사이트에 보니 스테이지가 가장 큰 지점이라고 되어있던데, 아무튼 스테이지가 있어서 이벤트같은데에 쓰이는 듯 했습니다. 순서대로 이름을 부르면 앞으로 나가서 많은 동물 귀 머리띠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쓰고 사전에 선택한 메이드씨와 폴라로이드 즉석 사진을 찍습니다. 네! 자기가 직접 메이드 고를수 있습니다! 사진과 이름이 붙은 메뉴판(?)을 가져와서 누구랑 찍고 싶으시냐고 물어보면 그냥 짚어서 고르면 됩니다^^;

이게 그 기념사진. 여러분의 안구 보호를 위해 제 얼굴은 동전으로 가려드렸습니다^^; 마지막에 나갈때 사진과 함께 모에 사탕(이게 뭔지는 아직 안 먹어봐서 모르겠네요 ㅎ)과 멤버십 카드를 줍니다. 여러번 올때마다 주인님 랭크가 높아져서 여러 특전 등 혜택을 받을수 있다고 하네요. 🙂

나갈때도 메이드들이 친절하게 인사를 해주는데, 특이한것은 ‘안녕히가세요’가 아니라 ‘いってらっしゃい'(다녀오세요)라는 것. 메이드 카페의 이름이 ‘홈’인 만큼 가정적인 느낌을 의도한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나갈때도 싱글벙글 웃으면서 카페를 나왔습니다.

* * *

도쿄 스카이트리…를 못 가다

메이드 카페에 들어간 시점이 오후 6시 정도였기때문에, 사실상 이미 스카이트리는 버렸다고 해도 무방했습니다. ㅠㅠ 스카이트리도 2500엔씩 내고 예매해놨던지라 돈이 아깝긴 하고 매우 보고싶긴 했는데..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아키하바라를 즐길 수 있는 마지막 찬스다 싶어져서 전 이쪽을 골랐습니다. 아쉽긴 한데, 애초에 처음에 너무 스케줄을 빡세게 잡았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리 아사쿠사랑 스카이트리가 아키바에서 가깝긴 하지만 그래도 이동시간을 고려했을때 최소 한두시간은 잡았어야했는데 갔다가 아키바로 다시 돌아오기도 좀 애매모호했고요. 설상가상으로 날씨도 이모양이여서 올라가서 뭐가 보이기나 하려나 싶디고 하고(…) 거기다가 합류한 친구까지 있어서 더욱이나. 메이드카페에 들어가서 그냥 스카이트리를 포기하기로 결정, 넉넉하게 한시간동안 스테이를 채우고 나왔습니다.

아키바의 대부분 샵들은 저녁 7-8시가 되면 문을 닫습니다. 아니 이건 아키바 뿐만 아니라 다른 샵들도 다 그렇겠지만요. 몇몇 군데만 9시 이후까지 영업을 하는데, 이때문에 좀 바쁘게 여러 샵들을 돌아다녔습니다. 오늘 덕 상품들을 지르려고 이제까지 돈을 아껴왔는데 샵들이 닫아버려서 돈을 남겨서 돌아갈수야 없었으니 말이죠!

여행 계획 짤 때도 참고했던 책자 참고해서 일찍 문을 닫는 샵들부터 우선 돌아다니고, 그 다음에 좀 늦게까지 하는 샵들을 다녔습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이미 어두컴컴하고 비는 오고 해서 좀 정신없이 허둥지둥 다녀서 그리 많이 돌아다녀보진 못했습니다. 저번주에 왔을때 가본 아주 좋은 가격의 중고 피규어들이 잔뜩 있던 샵도 어디었는지를 까먹어서 결국 못 가보고(…)

아까 가본 게이머즈를 다시 들러서 케이온! 아즈냥 전용 머그컵을 득템, 그리고 토라노아나에서 최종 지름인 내여귀 키리노 아키하바라 memories ver. 피규어를 구입했습니다.(..)

유루유리!

그리고는 돈키호테 건물의 도쿄 레저랜드 2호점에 가서 같이 유비트 외 리듬게임을 몇판 하고, 댄스 에볼루션을 처음으로 두코인 시도해보고, 늦게까지 놀다가 나와보니 시간이 대략 11시. 원래는 일본에서의 최후의 만찬(?)으로 거하게 남은 돈을 써서 회전초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나와보니 뭔가 샵들 대부분이 다 닫아서 거리가 어두컴컴하고 너무 늦어서 이제와서 식당을 찾아다니기도 좀 그렇고..해서 그냥 닥치는대로 주변에 보이는 마츠야에 찾아가서 규동을 먹었습니다.(….)

다 먹은 뒤에 친구와 작별하고, JR을 타고 이케부쿠로로 귀환, 자정 넘어서야 숙소에 들어왔습니다. 뭔가 좀 시간이 많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여러모로 미련이 많이 남는 하루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시간이 지체된 온천 여관쪽 버스가 좀 원망스럽기도 하고 (두시간을 앉아서 때웠으니 말이죠-_-;) 차라리 1박 온천여행을 가지 말고 도쿄에서 보냈으면 더 여유로웠을텐데 싶기도 했습니다.

뭐, 이미 지난 것 어쩌겠습니까. 아쉬움을 뒤로 한채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이 이렇게 끝났습니다. 내일은 벌써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날입니다.